AI가 이사회 역할 대체할 가능성··· CEO들이 동의하는 이유

다수의 CEO는 고위 경영진과 이사회 구성원들이 수행 중인 업무를 AI가 일부 대신할 만큼 충분히 발전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AI 플랫폼 제공업체 데이터이쿠(Dataiku)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CEO의 94%는 AI 에이전트가 비즈니스 결정에 있어 이사회 구성원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조언을 제공할 수 있다고 봤다. 또한 89%는 AI가 경영진보다 더 나은 전략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반면 AI 전문가들은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CEO들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AI를 너무 많이 신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AI가 최근 몇 개월 동안 큰 발전을 이뤘기에 내부 및 외부 데이터를 활용해 상세한 비즈니스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데이터이쿠의 CEO이자 공동 설립자인 플로리안 두에토는 AI에 대한 CEO들의 자신감이 놀랍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조직에서 경영진 중 최소 한 명은 전략 기획력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적어도 한 가지 경우에서는 AI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두에토는 많은 CEO가 요점만 정리된 글머리 기호 목록을 통해 정보를 받는다고 언급했다. 생성형 AI가 실제로 새로운 통찰력이 없더라도 데이터를 소화하기 쉬운 간결한 형태로 제시하는 데 탁월하기 때문에 CEO의 신뢰를 받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두에토는 현재로서 AI 도구 대부분의 강점이 직원과 경영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통찰력의 부재

청구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빌트러스트(Billtrust)의 AI 및 분석 담당 SVP인 아산 샤는 AI가 직원과 경영진을 보완해 사업 계획을 지원할 수 있지만, 아직까진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새로운 통찰력을 생성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샤는 “AI는 데이터 분석과 패턴 발견에 뛰어나지만, 진정한 전략 계획에는 AI가 아직 갖추지 못한 기업 문화, 관계, 시장 행동 및 경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AI는 회사의 정확한 비즈니스 문제를 알지 못한다”라고 평가했다.

샤는 꾸준히 변화하는 시장 상황과 AI 출력에 종종 미세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 때문에 사람의 리더십이 여전히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앞선 기업들은 AI의 분석 능력과 사람의 판단력, 창의성, 감성 지능을 결합해 사람과 기계가 각자의 강점을 살릴 수 있도록 업무 수행 방식을 재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HR 소프트웨어 제작사 비지어(Visier)의 최고 제품 책임자인 키스 비글로우는 AI 도구가 내부 데이터를 분석하려면 광범위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AI 에이전트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반복적이고 단조로운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지만, 더 복잡한 과제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글로우는 “경영진은 AI 에이전트를 새로운 직원처럼 생각해야 한다. 다시 말해 신뢰할 수 있고 고품질의 결과를 가져오려면 상당한 훈련과 코칭이 필요하다고 가정해야 한다. 상용 ‘에이전트’는 회사의 비전, 문화, 자원 및 재정적 동기의 맥락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지적했다.

발전 중인 AI

기술 연구 및 자문 회사 ISG의 최고 AI 책임자인 스티브 홀은 생성형 AI 및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지난 6개월 동안 크게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가 이제 전략 계획 수립에 중요한 단계인 대량의 외부 및 내부 데이터를 추출하고 분석하는 데 탁월해졌다고 말했다.

홀은 “오랫동안 전략을 수립해 왔는데, 가장 어려운 단계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진짜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일이다. 외부 시장, 내부 조직 역학, 및 고객 역학에서 오는 수많은 정보를 분석해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이 전체 전략에 유용하다. AI는 이를 수행하는 역량에 큰 영향을 미친다”라고 설명했다.

홀은 AI가 향후 몇 년 내에 경영진이나 이사회 구성원을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제 전략적 계획 수립과 같이 고된 작업을 대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를 사용하면 데이터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고 가설을 세울 수 있다. 자체 LLM으로 가져오거나 자체 GPT에 통합할 때, 내부 데이터와 연결하기 시작하면 갑자기 최고의 컨설턴트와 이사회 구성원조차도 추적할 수 없는 가상의 시나리오 분석을 할 수 있게 된다”라고 언급했다.

홀은 CIO와 기업 리더들이 AI 에이전트에 낙관적이더라도 의사결정 과정에는 반드시 사람을 참여시키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거래를 실행하고 M&A를 수행하는 단계에 도달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AI가 제시한 결과 중에는 당황스럽거나 의문이 드는 내용이 있을 수 있다. 그제서야 ‘이런 관점은 생각해보지 못했으니 더 자세히 알려달라’고 요청하게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AI의 이사회 회의 참여

빌트러스트의 샤는 AI가 이사회 구성원이나 경영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가까운 미래에 많은 이사회 회의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사회 구성원이 비즈니스 문제를 논의할 때 AI가 이전 분기의 판매 수치와 같은 관련 정보를 즉시 탐색하고 삽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샤는 현재 CEO와 다른 리더들이 AI 기술에 투자하는 만큼 변화 관리와 직원 재교육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그래야 사람 리더십이 전략적 의사 결정의 핵심으로 남아 있음을 보장하면서 AI의 잠재력을 완전히 활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데이터이쿠 보고서인 ‘글로벌 AI 고백 보고서: CEO 에디션’에 따르면 CEO들은 비즈니스 계획 수립에 있어 AI 역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한편으로는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뒤처질 것을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CEO의 약 4분의 3이 측정 가능한 AI 결과를 제공하지 않으면 향후 2년 내에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데이터이쿠 CEO 두에토는 “지위와는 상관없이 업무의 질, 사고력,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AI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이에 더 능숙한 사람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는 모두에게 행동의 필요성을 알린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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