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깊숙이 접목된 디지털 기술로 인해 오늘날 I T 리더는 최고 운영 책임자에 필적하는 운영 부담을 진다. 완벽한 방어를 보장할 수 없는 오늘날의 보안 지형도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소다. 안개 속 경제 상황과 글로벌 규제 변화는 말할 나위도 없겠다. CIO라는 한 명의 임원, IT 부문이라는 단일 부서가 맞서기에는 버거운 부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T 리더는 미래를 예측하고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완벽한 예측과 대비는 불가능할지라도 최대한 준비한 기업에게 생존과 성공의 가능성이 열리기 마련이다. 적어도 AI와 양자 컴퓨팅으로 인한 지각 변동급 변화는 이미 확실한 상수다. 그리고 이러한 상수는 부족하나마 방정식을 풀어나가는 단초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기업과 IT 전문가들은 2025년을 어떻게 바라보고 또 준비하고 있을까? 또 스스로의 준비 상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CIO 코리아는 이를 알아보기 위해 연례 전망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10월 16일부터 11월 7일까지 진행된 이번 조사에는 총 896명의 유효 응답자가 참여했다. 응답자 소속 기업이 IT 업종에 속한 비율은 도합 50.9%였으며, 나머지 49.1%가 정부/공공, 교육, 유통/운송, 서비스, 미디어, 금융, 의료/제약과 같은 비IT 업종이었다. 이 밖에 응
답자의 86.2%가 IT 관련 직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종사자 99인 이하, 100명에서 999명, 1,000명 이상으로 나눠 분석했다. 각각의 비율은 33.7%, 33.5%, 32.8%였다.
IT 시장 전망, 여전히 비관 우세· · · IT 업종/직종 응답자는 특히 비관적
2024년이 IT 업계에 유달리 혹독한 한 해였다는 점에는 이견이 드물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일부 AI 기업이 선전하고 거대 클라우드 기업들은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대다수 기업은 IT 예산 수립과 집행에 조심스러웠으며 이로 인해 IT 업계는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AI에 쏠린 관심이 지대했고 앞선 기업들이 실제로 움직였지만, IT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무엇보다도 투입된 예산 규모가 아직은 미미했다.
조심스러운 분위기는 올해 조사에서도 분명히 확인된다. 2025년 국내 IT 시장 전망을 묻는 질문에 비관적이라는 응답이 도합 38.0%(매우 비관적 3.1%, 다소 비관적 34.9%)를 차지했다. 총 33.8%를 기록한 낙관 답변(매우 낙관적 3.2%, 다소 낙관적 30.6%)를 다소 앞서는 수치다.
하지만 작년만큼 비관적이지는 않는 양상이다. 상반기 전망과 하반기 전망을 나눠서 질문한 작년 조사에서는, 상반기의 경우 침체(74.2%)를 지목한 응답이 압도적이었으며, 하반기에도 침체를 의미하는 응답이 54.8%에 달했던 바 있다. 단 문항과 보기가 서로 다르기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예년의 조사와 비교해 차별화되는 부분은 IT 업종 조직의 응답자, IT 직종에 종사하는 응답자들의 대답이다. 연례 전망 조사에서 IT 업종/직종의 응답자들은 대체적으로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을 보였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클라우드 전환, 신기술에 대한 태도 등에서도 자신감을 보이곤 했다.
그러나 올해 조사에서는 달랐다. IT 직종의 응답자들이 비IT 직종 종사자와 비교해 국내 IT 시장 전망에 대해 대체로 더 비관적(39.9% vs 26.6%)이었다. 업종 면에서도 IT 솔루션 및 서비스에 속한 조직의 응답자들이 2025년 전망을 더 비관적(45.4% vs. 평균 38.0%)으로 보고 있었다. 반면 대기업이 비교적 낙관적이고 중기업이 비관적인 경향은 그대로 유지됐으며, IT 성숙도가 높은 조직이 더 낙관적인 경향 또한 예년과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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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인 부분은 또 많다. 이를 테면 IT 업종/직종 응답자들은 소속 조직의 생성형 AI 성숙도 수준(Q8)을 전반적으로 높게 평가했다. 그리고 소속 조직의 생성형 AI 성숙도를 높게 평가한 전체 응답자는 내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을 뚜렷했다. 즉, IT 업종/직종의 응답자들은 다른 추세를 거스를 정도로 2025년 IT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었다. 참고로 이러한 일관성은 다른 문항과의 교차분석에서도 놀랍도록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IT 업종의 기업, IT 직종의 인력 사이에서 침체를 예상하는 시각이 분명히 실재한다고 할 수 있겠다.
한편 올해 조사에서 새롭게 추가한 문항 하나도 경기 전망과 관련된 것이다. 글로벌 무역 장벽, 기술 헤게모니를 둘러싼 분쟁 지형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2025년 반도체 분야에서 대한민국이 가질 입지를 물었다.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지목한 보기는 49.7%의 ‘기업별로 흥망성쇠가 나뉜다’였으며, 26.8%의 ‘대기업 및 전문 기업들의 주도권이 유지된다’가 그 뒤를 이었다. ‘전반적으로 주도권이 강화된다’는 7.5%, ‘전반적으로 주도권이 감소한다’는 16.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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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항을 IT 시장 전망과 묶어 함께 살펴본 결과를 언급할 만하다. 기업별로 흥망성쇠가 나뉜다는 응답에 더해 주도권이 감소한다는 응답층이 25년 IT 시장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층과 겹치는 경향이 나타났다. 당연히 기업들의 주도권이 유지된다는 응답, 주도권이 강화된다는 응답층은 낙관 전망층에서 더 많이 나타났다. 가장 많은 응답을 이끌어낸 ‘기업별로 흥망성쇠가 나뉜다’라는 응답을 부정적인 뉘앙스로 해석할 이유다. 이를 감안하면 2025년 대한민국의 반도체 분야 입지에 대한 시각도 경제 전망과 더불어 그리 낙관적이지 않았다고 분석할 수 있다.
IT 예산, 미미하나마 ‘반전’
2024년을 앞두고 진행한 작년 조사에서는 IT 예산이 감소한다는 응답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바 있다. 2023년 조사 또한 감소한다는 응답 비율이 15.8%로 5년 내 가장 높았지만 2024년 조사에는 무려 30.7%의 응답자가 소속 조직의 IT 예산이 감소할 예정이라고 대답했다.
2025년 조사 결과는 ‘일단 반전했다’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상승 응답(3~5% 상승, 5~10% 상승, 10% 이상 상승)을 합산한 값이 28.8%였으며, 감소 응답(3~5% 축소, 5~10% 축소, 10% 이상 축소)을 더한 값은 26.4%였다. 적어도 작년보다는 예산이 감소한다는 응답이 줄어들었으며, 전체적으로 보아도 IT 예산이 증가한다는 응답이 더 많다.
업종별 분석에서는 금융, 의료/제약에서 IT 예산 증가가 두드러졌다. 증가한다는 합산 값이 38.0%, 축소한다는 합산 값이 22.2%였다. 기업 규모 측면에서는 대기업군의 축소 합산 값이 30.6%를 기록한 점이 두드러졌다(중기업 26.6%, 소기업 21.8%). 그간의 조사에서 대기업군은 작년과 유사, 또는 3~5% 증가를 선택하는 경향이 짙었기 때문이다. 대기업 소속 응답자 중 IT 예산이 10% 이상 축소한다고 항목을 지목한 비율 또한 8.2%에 달했다. 대기업군 응답자들은 상대적으로 내년 전망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IT 예산 감소를 지목한 셈이다.
이어지는 문항을 분석해보면 전망과 예산 규모 사이의 격차를 설명할 수 있는 단초가 나타난다. 가령 2025년 투자를 늘릴 영역을 묻는 질문과 교차분석한 결과가 대표적이다. 무려 전체의 59.3%에 달하는 응답자가 ‘인공지능/머신러닝’에 대해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답한 가운데, IT 예산이 느는 조직과 줄어드는 조직 사이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이와 비교해 ‘클라우드 전환, 인프라 현대화’에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는 항목에서는 달랐다. IT 예산이 증가하는 조직과 감소하는 조직의 응답자들 간 편차가 매우 컸다. ‘IT 예산이 10% 이상 상승+클라우드 전환, 인프라 현대화’ 조합은 64.6%였지만, ‘IT 예산 10% 이상 축소+클라우드 전환, 인프라 현대화’ 조합은 37.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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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클라우드 전환, 인프라 현대화에 큰 투자를 마친 기업들이 존재하며, 이로 인해 IT 예산 지출이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앞서 대기업 군에서 IT 예산을 줄이는 비율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IT 업종/직종 응답자들이 내년 IT 시장 전망을 비교적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이유와도 맞닿을 수 있겠다.
실제로 예산 규모 면에서 AI 및 이와 관련된 데이터 이니셔티브의 비중은 아직 클라우드 및 인프라 현대화에 비교하기 어렵다. 또 AI 이니셔티브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고도화하는 기업들 또한 일부에 그친다. 그러나 2024년 이미 시작된 AI, 특히 생성형 AI를 향한 움직임은 10년 단위의 거대 트렌드의 시작으로 보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데 시장조사기관들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나아가 AI에 대한 투자는 클라우드를 비롯해 데이터 인프라 현대화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AI를 향한 투자가 업계 전반,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IT 시장이 자연스럽게 활성화될 가능성이 낮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지금의 IT 시장은 동트기 전 가장 어두운 시점일 지도 모른다.
‘유의미한 지표’ IT·디지털 담당 C레벨 임원 수
2025년 IT 전망 조사에는 새로운 항목을 추가했다. ‘소속 조직에서 독자적인 C레벨 임원이 관할하는 디지털 관리 및 혁신 부서가 몇 곳이나 있는가?’라는 문항이다. IT, 보안, 디지털, 데이터, AI, DX, 혁신 전략 등을 관할하는 C레벨 임원이 몇 명인지 묻는 문항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응답은 1개(44.5%), 2개(22.9%), 3개(16.0%), 5개 이상(11.9%), 4개(4.7%) 순이었다. 1개, 2개, 3개, 4개 이상(합산 16.6%)으로 그룹화하면 순서까지도 대략 들어맞는다. 그리고 절반에 가까운 조직이 단 하나의 IT·디지털 부서(이하 IT 관련 부서, 또는 IT 담당 C레벨 임원)만 운영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 문항에 대한 분석은 올해 조사에서 흥미진진한 결과를 다수 도출해냈다. 물론 예상할 수 있는 결과가 그대로 나오기도 했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IT 담당 C레벨 임원이 증가했으며(대기업 응답자 중 1개라는 응답 22.8%), IT 업종의 기업군에서도 IT 담당 C레벨 임원이 많았다(IT 솔루션 및 서비스 기업 응답자 중 4개 이상 응답 19.7%, IT 기타 기업 응답자 중 4개 이상 24.8%).
흥미로운 부분은 전반적인 디지털 성숙도, 2025년 투자 영역 등과의 상관관계다. 1곳의 IT 관련 부서만 보유한 조직이 내년 경기 전망을 매우 비관적(67.9%), 다소 비관적(48.2%)으로 보는 경향이 뚜렷했다. 반면 IT 관련 부서가 5곳 이상인 조직 응답자군에서는 다소 낙관적(38.3%, 평균 30.5%), 매우 낙관적(5.6%, 평균 3.2%)을 지목한 비율이 훨씬 높았다. 내년 IT 예산을 묻는 문항과의 분석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또 우리나라의 반도체 주도권 유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IT 담당 C레벨 임원이 1명만 있는 조직은 비관적인 응답을 확연히 더 많이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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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도 마찬가지다. IT 관련 조직이 4개 이상 기업에서 내년 예산을 더 많이 할당할 기술로 인공지능을 지목한 비율이 무려 3/4을 넘어선 데 비해, 1곳인 기업에서는 같은 응답이 47.9%에 그쳤다. 이 기업군은 또 내년 예산을 더 많이 할당할 영역이 없다고 답한 비율이 20.6%(평균 13.8%)였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생성형 AI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소속 조직의 생성형 AI 성숙도를 경쟁사와 비교해 5점 척도로 평가해달라는 문항과 비교한 결과, IT 관련 부서 수는 그야말로 정비례 관계를 보였다. 디지털 관련 부서가 1곳인 조직은 매우 낮음이 26.3%(평균15.4%), 낮음이 39.8%(평균 32.1%)였다. 5곳 이상인 조직은 매우 높음이 6.5%(평균 1.8%), 높음이 32.7%(평균 13.6%)였다. 조직 내에 IT·디지털 부서를 다변화한 조직일수록 AI를 비롯한 디지털 성숙도 측면에서 앞서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가능해진다. 심지어 직원들이 느끼는 AI 역량 개발 필요성과도 관련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유는 뭘까? 최고 경영진이 디지털 혁신을 중시하기에 디지털 관련 부서(또는 임원)이 분화됐을 수 있다. 앞선 기업이 더욱 앞서가기 위해 조직적 변화를 꾀한 결과일 수 있다. 다변화된 디지털 부서가 제 몫을 해낸 경우가 많았기에 결과적으로 기업의 디지털/AI 성숙도를 높였을 수도 있다. 사실 이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여하튼 현상만 놓고 보면 IT, 보안, 디지털, 데이터, AI, 혁신 등의 이름을 가진 부서를 다양하게 가진 조직일수록 내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스스로의 수준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기업의 미래를 고민하는 경영진이 기억해야 할 포인트로 보인다.
급변하는 기술 트렌드··· 2025년의 주인공은?
2024년은 잇달아 등장하고 진화하는 신기술로 인해 IT 전문가가 어느 때보다 바쁘게 움직여야 했던 해다. 숨가쁘게 변화한 LLM 업계 생태계를 따라잡아야 했으며,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도 전환점이라고 할 만한 소식이 다수 들려왔다. 보안 영역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렇다면 2024년 IT 업계의 최전선에서 많은 신기술을 접한 전문가들은 2025년 주요 기술 트렌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전문가들의 응답은 AI가 IT의 중심에 더욱 굳건히 서는 가운데, 다른 변화도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우선 IT 전문가 약 2명 중 1명이 2025년 모멘텀을 확보할 기술로 꼽는 기술은 클라우드 컴퓨팅 고도화(47.9%)였다. 지난해 응답률(47.3%)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많은 조직이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 또는 고도화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직원 수 100~999명의 중기업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고도화를 더 우선순위(52%)로 인식했으며, 실제로도 올해보다 더 많은 예산을 할당할 예정이라는 응답이 47%에 달했다. 그간 클라우드 전환에 다소 뒤쳐졌던 중간 규모의 기업들도 2025년에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본격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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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옵스, ML옵스, 지능형 RPA 등 하이퍼 오토메이션을 2025년 업계의 핵심 트렌드로 꼽은 IT 전문가도 많았다. 일례로 하이퍼 오토메이션을 2025년 주요 기술 트렌드로 예상한 전문가는 지난해 28.8%에서 올해 34.6%로 크게 증가했다. AI에 대한 관심을 감안하면 놀랍지 않은 결과다.
하이퍼 오토메이션과 더불어 전문가들의 관심이 집중된 또 다른 영역은 차세대 사이버 보안이다. 지난해에는 21.1%가 주목했던 차세대 사이버 보안은 올해 27.6%의 선택을 받을 만큼 조직의 핵심 트렌드로 떠올랐다. 이는 단순히 차세대 사이버 보안을 2025년 주요 트렌드로 보는 시각에 그치지 않았다. 예산이 3% 이상 증가한 기업의 경우 지난해와 예산이 유사한 기업보다 사이버 보안에 투자를 늘린다는 비율이 최소 2.5%, 최대 11%까지도 더 높았다. 특히 예산이 10% 이상 상승한 기업 중 2025년 사이버 보안에 더 많은 예산을 할당할 계획이라는 응답은 10% 이상 예산 축소된 기업보다 16%나 더 높았다.
반면 국내 IT 전문가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기술 영역도 있었다. 소프트웨어 개발 민주화(지난해 27%, 올해 26.2%), 차세대 데이터 아키텍처 및 플랫폼(지난해 30.9%, 올해 28.1%) 등이다. 그중 메타버스, 가상 현실 등 디지털 공간 및 시뮬레이션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혼합/원격 근무, 협업 플랫폼 등 차세대 업무 환경에 대한 관심도 마찬가지로 하락했다(지난해 14.5%, 올해 12.3%). 전체 응답자의 약 절반(45.3%)은 2025년 소속 조직의 업무 방식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AI 관련 영역에 IT 예산이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들은 업무 환경보다 더 시급하다고 평가되는 과제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2025년 소속 조직에서 두드러질 일터의 변화와 관련한 질문(Q7)에서는 주목할 만한 트렌드가 새롭게 나타났다. 일단 2024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45.4%에 달했던 가운데, 하이브리드 업무 및 원격 근무 확산을 지목한 비율이 16.0%로, 12.8%를 기록한 사무실 복귀 동향 강화보다 많았다. 그러나 사무실 복귀(return to office, RTO) 동향을 지목한 응답군이 두드러졌다. IT 업종 기업 응답자(17.5%), 대기업군(15.8%), IT 관련 부서가 4곳 이상인 조직(4곳 26.2%, 5곳 15.9%)에서 이 보기를 지목한 비율이 높았다. 사무실 복귀 강제화 움직임이 국내에도 선명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최우선 순위 된 생성형 AI··· 기업의 자신감도 ‘상승’
2024년 생성형 AI 관련 기술 트렌드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생성형 AI 관련 논의는 대부분 대규모 언어 모델의 매개변수 규모, 미세 조정과 같은 성능 측면에 집중됐다. 그러나 2024년 들어 검색 증강 생성(RAG)이 등장하며 실제로 생성형 AI를 업무에 적용하는 사용 사례가 대폭 증가했다.
생성형 AI는 2025년에도 국내 기업의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설문조사 결과, 기업들은 매우 적극적이었다. 먼저 인공지능에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을 할당할 예정이라는 조직이 59.3%에 달했다. 이는 생성형 AI 도입 초기로 분류됐던 지난해 조사 대비 13.9% 증가한 수치다. 인공지능에 투자하려는 경향은 대기업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대기업은 중기업, 소기업보다 최대 20% 이상 높은 비율로 인공지능에의 예산 할당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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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 살펴보면 더 뚜렷한 변화 양상을 살필 수 있다. 가령 금융/의료 업종의 경우 지난해 설문조사와는 결과가 크게 상반됐다. 2024년 금융/의료 업종은 인공지능(41.4%)보다 클라우드 전환(67.1%)에 투자를 우선시하는 양상을 보였다. 반면 2025년에는 인공지능이 61.9%로 클라우드 전환(50.8%)을 크게 앞설 전망이다. 금융/의료 업종뿐만 아닐 업계 전반에 걸쳐 이런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2024년 인공지능 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제조 업종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다. 인공지능에의 예산을 늘린다는 제조 업종의 응답자 비율은 작년보다 15.8% 더 높았다.
한편 현재 생성형 AI 도입 수준은 3분의 1 이상이 기술을 탐색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아직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기업이 많지만, 실험을 거쳐 현실 비즈니스로 배치하는 단계에 이른 조직도 적지 않았다. 28% 조직이 실험 데이터를 활용하는 내부 학습 단계에 있다고 밝혔으며, 파일럿 프로젝트 성공에 기반해 성장과 확산을 모색하는 기업이 16.9%, 실제 데이터로 현실 비즈니스에 배치하는 단계인 기업도 8.5%에 달했다. 생성형 AI를 통해 핵심 비즈니스가 바뀌는 ‘AI 트랜스포메이션’ 단계에 도달했다고 밝힌 기업은 약 2.8% 수준이었는데, 그중 3분의 2 이상(72%)이 IT 업종이었다.
불과 1년 만에 달라진 업계 양상은 생성형 AI에 대한 조직의 자신감에도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응답자 54.6%가 낮음 이하의 점수를 매길 만큼 소속 조직의 생성형 AI 성숙도를 낮게 평가하는 동향이 선명했지만, 올해는 이 비율이 47.5%로 크게 줄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무려 19.5%가 조직의 생성형 AI 성숙도 ‘매우 낮음’을 선택할 만큼 평가가 냉정했다. 올해는 이를 선택한 비율이 15.4%로 4.1% 감소했다. 조직의 생성형 AI 성숙도가 ‘보통’ 수준에 가깝다는 응답도 지난해 33.6%에서 올해 37.1%로 증가했다. 대체로 작년과 비교해 소속 조직에 후한 점수를 매기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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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 보면 제조, 금융/의료, 정부/공공 등 지난해 AI 성숙도를 낮게 평가한 일부 업종에서 생성형 AI 인식이 급변했다. 실제로 금융/의료는 2024년 업계에 RAG가 확산하면서 막대한 데이터에 기반해 OCR, 챗봇, 고객 경험 개선 등 다양한 사용 사례를 쌓은 업종이다. 이런 자신감이 AI 성숙도에도 반영돼 금융/의료에서 ‘보통’ 성숙도를 꼽는 비율이 1년 만에 24.3%에서 39.7%로 크게 증가했다. 제조업 역시 성숙도를 매우 낮게 평가하는 응답자는 27.7%에서 19.3%로 줄고, ‘매우 높음’을 선택한 비율도 0%에서 2.8%로 증가했다. 반면 신기술에 적극적인 IT 업종에서 의외로 AI 성숙도를 지난해보다 더 낮게 보는 경향이 나타났다. 지난해 IT 업종에서 AI 성숙도가 ‘높음’ 이상이라고 평가한 전문가는 39.5%에 달했는데, 올해는 35.2%로 감소했다.
63.1%가 부담 느낀다··· 전례 없는 생성형 AI에의 압박감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생성형 AI를 도입하는 상황 속에서 국내 IT 전문가가 받는 압박감은 유례없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응답자 대다수(63.1%)가 생성형 AI에 압박감을 느낀다고 답했는데, 조직의 AI 단계가 현실화에 가까울수록, 2025년 IT 예산이 증가할수록 심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조직의 생성형 AI 도입 수준이 ‘AI 트랜스포메이션’ 단계로 부를 만큼 발전한 경우, 압박감을 느끼는 비율은 76%에 달했다. 조직이 아직 기술 탐색 단계에 있는 전문가가 느끼는 압박감(37.7%)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또한 예산이 10% 이상 상승한 IT 조직에 속한 전문가는 압박감을 느낀다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81.3%).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IT 전문가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조직에서 생성형 AI 필요성이 증가함과 동시에 압박감을 느끼는 경우와, 당장은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압박감을 느끼는 경우다. 전자는 대부분 조직의 생성형 AI 관련 프로젝트가 상당수 진행돼 있거나 예산이 상승하는 등 실질적인 요인에 의해 압박감을 겪고 있다.
주목할 만한 이들은 후자, 즉 현재 조직에서 생성형 AI 역량이 당장 필요하지 않지만 압박감을 느끼는 전문가들이었다. 소속 조직이 생성형 AI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전인 기술 탐색 단계에 있더라도 IT 전문가 19.3%가 압박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미 생성형 AI를 어떤 식으로든 진행 중인 기업에 비해 3% 이상 높은 수치다. 또한 조직의 생성형 AI 성숙도가 ‘매우 낮다’고 밝힌 응답자의 22.5%도 현재 기술이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압박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IT 전문가는 소속 조직이 생성형 AI 실용 단계에 있든 없든 압박과 부담감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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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 살펴보면 IT 전문가가 느끼는 압박감은 좀 더 선명해진다. 제조(18.8%)와 IT(19%) 업종에 소속된 IT 전문가들은 업무가 생성형 AI와 관련성이 높지 않은 경우에도 더 많은 압박을 받았다. 반면 생성형 AI의 주요 사용 사례가 등장한 금융/의료 업종은 그 필요성과 압박감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향이 강했다(50.8%).
IT 전문가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국내 IT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과도 관련이 있다. 2025년 전망을 ‘매우 비관적’ 또는 ‘매우 낙관적’으로 보는 그룹에서 더 많은 압박감(각각 75%, 72.4%)을 느꼈기 때문이다. 내년을 덜 극단적으로 바라보는 응답자의 압박감(평균 약 61%)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다만 많은 IT 전문가가 압박감을 보다 실용적으로 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직에서 생성형 AI가 필요해졌고 압박감도 느끼는 그룹은 이미 생성형 AI 서비스를 현실 업무에 활용(26.3%)하거나, 실무 중심적 활용 방법을 고도화(11.5%)하는 경우가 많았다. 학업, 자격증 등 전문적인 추가 역량을 학습하고 있다는 응답도 6%로 다른 그룹에 비해 더 높았다. 반면 당장 생성형 AI 역량이 요구되지 않지만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응답자는 상대적으로 관련 학습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도 18.2%에 달했다.
2025년 전망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전문가는 생성형 AI 관련 역량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이들 중 아무런 역량 개발도 하지 않는 응답은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2025년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전문가 중 28.6%가 생성형 AI와 관련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두 응답 그룹이 하고 있는 노력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낙관적인 전망을 가진 응답자의 37.9%가 여러 생성형 AI를 현실 업무에 활용하는 데 노력을 집중한 반면, 비관적 전망을 가진 전문가는 실무 중심적 활용 방법 고도화, 차별화(21.4%)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불붙은 AI 향한 움직임, IT 시장 분수령 될 2025년
2025년 IT 전망 조사에서는 예년과는 조금 다른 흐름이 포착됐다. 생성형 AI는 불과 1년 만에 거의 모든 기업의 최우선 과제가 될 만큼 빠르게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AI를 업무에 더 잘 활용할 방법을 고민하고, 이를 중심으로 업무 환경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2025년 IT 시장을 형성하는 주요 축일 전망이다.
과거의 기술과 달리 생성형 AI는 전체 경영진, 전 직원이 주목하고 또 관련성을 가진다. 이로 인해 직원들이 느끼는 압박감 또한 매우 높다. 주목할 점 하나는 조직이 AI를 충분히 활용하는 단계일수록 IT 전문가 개인의 역량 개발 방법도 다각화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조직과 조직, 개인과 개인의 생성형 AI 격차를 더욱 벌리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AI가 기업 IT 부문을 넘어, 최고 경영진과 각종 현업 부서의 의제가 되어야 할 이유다. 성급해선 안 되겠지만 민첩해야 할 필요성은 선명하다.
CIO코리아가 조사한 2025년 IT 전망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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