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AI 전문가들은 AI가 직원을 대체하고 인건비를 줄이는 역할을 과장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많은 IT 리더는 이에 다른 시각을 보이며, 절반 이상이 AI가 조직 내 일자리 감축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IO닷컴의 모회사 파운드리(Foundry)가 발표한 ‘2025 AI 우선순위 연구(AI Priorities Study 2025)‘에 따르면, IT 리더 53%가 AI 기능이 조직의 인력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연구는 현재 IT 리더들이 AI를 혁신의 동력이라기보다 직원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IT 리더 중 일부는 AI가 주로 직원들의 업무를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조사 결과를 보니 AI를 직원 대체 수단으로 보는 시각도 예상보다 많았다.
엔터프라이즈 AI 플랫폼 벤더 하이퍼사이언스(Hyperscience)의 CTO 브라이언 와이스는 “AI를 단순히 일자리 대체 도구로 여기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화한 시각”이라며 “일부 반복적이고 수작업이 필요한 업무는 AI로 대체되거나 변화할 것이지만, 이는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반복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와이스는 또한 “기술은 언제나 인간이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업무를 대신해 왔다. 이는 AI 이전에도 마찬가지였다”라며 “역사를 보면 기술이 단순히 일자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왔다”라고 밝혔다.
직원 재교육과 새로운 역할 부여
와이스는 AI를 인력 감축 도구가 아니라 업무 역량을 확대하는 도구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AI가 준수(컴플라이언스) 관리와 고객 대응과 같은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업들은 AI 기반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재교육과 역량 개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라고 표현했다.
이어 그는 “일자리 감소를 수치로 따지는 것이 핵심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일자리의 진화”라며 “AI는 사람을 단순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역할을 재편하며, 직원들이 지루하고 반복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보다 전략적이고 분석적이며 창의적인 업무를 수행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Foundry / CIO.com
컨설팅 기업 젠팩트(Genpact)의 최고 기술·혁신 책임자 산지브 보흐라도 와이스와 같은 입장을 보였다. 그는 “기업은 AI 주도 환경에서 직원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적응력과 수용력을 키우는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보흐라는 AI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고객 경험 개선, 운영 효율성 향상을 통해 혁신을 주도할 강력한 도구라고 평가했다. 그는 “AI는 인간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을 더 강력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라며 “AI가 일부 직무를 재정의할 수는 있지만, 동시에 인간의 전문성이 필요한 새로운 역할도 만들어낼 것이다. AI를 더 빨리 배우고 적응할수록 그 변혁적인 잠재력을 활용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협업 플랫폼 기업 미로(Miro)의 CIO 토마스 도스탈 프레이레는 AI가 기업의 인력 구조를 재편하고 많은 업무를 대체할 수 있지만, 핵심은 일자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영향을 미치거나 생산성을 높일 가능성이 높은 직무의 역할을 재정의할 기회가 생겼다”라며 “AI가 인간을 단순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I 기능을 활용해 인력의 역할을 어떻게 발전시킬지를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프레이레는 CIO는 단순히 인력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인력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AI의 진정한 힘은 인간의 역량을 높이는 데 있다. 단순히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일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인력으로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AI와 인간 업무를 어떻게 배분할지 전략적으로 재고하고, 직원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AI와 인적 역량의 공생 관계를 구축하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의 혁신과 효율성을 실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개발자 역할, AI로 인해 위협받나
IT 리더들은 AI가 인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는 주장에 익숙하다. 실제로 파운드리의 조사에 따르면, IT 의사결정권자의 58%가 생성형AI가 이미 직원들이 보다 가치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다수는 AI가 결국 일자리 자체를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서비스 기업 엔코라(Encora)의 사장 겸 최고 성장 책임자 로힛 니차니는 AI가 일부 직무를 대체할 것이라고 보는 IT 리더 중 한 명이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에서 그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향후 3년 내에 현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최대 40%가 필요하지 않게 될 수 있다”라며 “AI가 점점 더 많은 반복 업무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니차니는 이미 일부 품질 보증(QA) 테스터가 AI로 대체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기존의 ‘실행자(doer)’ 또는 프로세스 중심의 역할에서 벗어나, ‘주도자(driver)’ 즉, 결과 중심의 개선자로 변화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혁신을 주도하는 ‘변혁자(disruptor)’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엔지니어가 혁신가가 되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한 위기감은 이미 IT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기술 교육 플랫폼 플러럴사이트(Pluralsight)가 실시한 2024년 조사에 따르면, IT 전문가의 74%가 AI로 인해 자신의 역량이 점차 쓸모없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AI가 결국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니차니는 “AI의 진정한 기회를 인식하는 기업은 일찍부터 혁신에 투자하기 시작하며, 이미 적절한 AI 솔루션을 구축할 인재가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 필요했던 역량 중 일부는 더 이상 대규모로 요구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 더 많은 다른 역량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기존 직원도 AI 시대에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니차니는 말했다. 그는 “현재 직원들은 고급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을 수도 있지만, 조직의 내부 지식은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니차니는 “이들은 시스템, 프로세스, 도구뿐만 아니라 조직 내부의 사람과 기업 운영의 핵심 구조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갖고 있다”라며 “기업이 최대의 가치를 얻으려면, AI 역량을 보유한 인재와 기존 직원이 가진 도메인 지식을 균형 있게 조합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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