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채용 시장은 큰 변화를 겪고 있다. AI와 머신러닝 분야에서는 전례 없는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 기술 기업들의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여러 IT 직무의 임금이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시험대에 올렸다. 원격 근무, 디지털 서비스 및 역량 강화가 전 세계적인 트렌드가 된 가운데 많은 기업이 이에 빠르게 적응해야 했다. 이로 인해 IT 인력 채용 계획을 확대해야 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인재 구조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AI 기술이 급부상했다. IT 인재 시장의 불균형이 발생함에 따라 기업은 다시 한번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고 인재 육성 방식을 다시 고민해야 하는 AI 격차에 직면했다.
채용 관행부터 임금 전망, 새롭게 부상하는 기술까지 IT 인재 시장의 주요 트렌드와 변화가 IT 리더의 인재 전략과 IT 전문가의 경력 목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AI의 영향
2022년 말 처음 등장한 이후 생성형 AI는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거의 모든 산업에서 AI 파일럿 프로젝트와 개념 증명(PoC)이 시작되면서, 기업들은 뒤처지지 않기 위해 현재와 미래의 AI 전략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AI 및 머신러닝 기술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로버트하프 테크놀로지(Robert Half Technology)의 기술 부문 전무이사인 라이언 서튼은 “데이터에 따르면 고객 챗봇에서 예측 유지보수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많은 직무에서 AI와 데이터 활용 능력이 요구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고 비즈니스가 진화함에 따라 AI 윤리 전문가, AI 제품 관리자, 머신러닝 엔지니어와 같은 새로운 직무도 등장했다”라고 말했다.
AI 기술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인디드(Indeed) 채용 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2월 기준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일자리의 22%가 AI 관련 직무였다. 이는 2023년 6월의 19%에서 증가한 수치다. AI 관련 일자리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지만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3년 1월에는 10만 개의 구인 공고 중 3개가 AI 관련 일자리였으나, 2024년 2월에는 1만 개의 구인 공고 중 11개로 30배 이상 증가했다.
생성형 AI가 부상하면서 역량 강화에 대한 IT 전문가의 압박도 커졌다. 인디드 데이터에 따르면 44%가 “높거나 매우 높은 압박감”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35%는 AI를 배우는 것에 대해 “중간 정도의 압박감을 느낀다”라고 응답했다. 또한 플루럴사이트(Pluralsight)의 조사에 따르면 IT 전문가의 74%가 AI로 인해 자신의 기술이 쓸모없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AI 역량 확보에 대한 압박감으로 인해 구직자들은 역량 강화, 교육, 전문성 개발을 지원하는 조직을 찾고 있다. AI 기술을 약점으로 꼽은 IT 전문가의 75%가 기회만 주어진다면 역량을 키울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대부분 현재 직장에서는 교육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 기회를 제공하는 조직이 더 많은 기술 인재를 유치할 뿐만 아니라, AI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내부적으로 개발할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
서튼은 “AI 역량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는 동시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교육과 역량 강화 기회가 주어지면 빠르게 학습할 수 있는 잠재력 있는 전문가를 함께 채용하는 조직이 긍정적인 성과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수요 충족을 위한 채용 요건 완화
AI의 급속한 성장과 그에 따른 기술 격차로 인해 IT 조직은 구직자 요구사항을 완화하고 있다. AI 기술이 매우 새로운 만큼, 수년간의 경험은 고사하고 AI 경험이 있는 후보자를 찾는 일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기업은 인재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채용 전략을 재평가하고, 요구사항과 기대치를 완화할 수 있는 영역을 파악해 새로운 기술을 배우려는 의지와 열정이 있는 지원자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조직이 성공하려면 양질의 내부 교육과 역량 강화 프로그램에도 투자해야 한다.
서튼은 “AI 경험자가 충분하지 않아 ‘필수 요건’으로 내세울 수 없는 상황이다. ‘최소 3년의 AI 경험’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따라서 AI 전략을 발전시키고 데이터 과학 이니셔티브를 강화하고자 한다면, 기본적인 핵심 기술을 갖추고 있으면서 기술 개발이 가능한 지원자를 선택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직원을 위한 역량 강화와 교육 프로그램에 투자하면 조직이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유용하다. 또한 직원 유지율을 높이고 새로운 인재를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서튼은 “IT 관리자의 절반 이상이 기술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더 많은 역량 강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목표에 맞는 교육을 제공해 업무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할 뿐만 아니라, 신규 채용 인재 및 기존 직원과의 관계 및 신뢰를 강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날 기술 전문가들이 “진보적인 환경”에서 일하기를 원한다면서, 직원들은 “자신의 발전에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매우 잘 알고 있으며”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환경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기업이 학위보다 IT 자격증을 선호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많은 기업이 인재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기술 기반 또는 기술 우선의 채용 관행으로 전환하고 있다.
수요가 많은 기술에 임금 인상
팬데믹 시기 호황이 지나면서 임금은 평준화됐지만, 특정 기술은 여전히 급여 협상에 유용할 수 있다. 로버트하프 데이터에 따르면 기술 관리자의 45%가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초봉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다만 서튼은 “비즈니스 요구 사항을 잘 충족시킬 수 있도록 고도로 숙련된 지원자가 더 큰 폭의 임금 인상을 기대할 만하다”라고 언급했다.
설문 응답자의 44%는 AI와 머신러닝 기술을 가진 사람에게 더 높은 급여를 제공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37%는 사이버보안 기술에, 37%는 클라우드 컴퓨팅 보안 및 아키텍처 기술에, 29%는 소프트웨어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 기술에 더 높은 급여를 지급할 의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로버트하프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임금 인상을 견인하는 기술은 사이버보안(55%), 클라우드(51%), AI와 머신러닝(46%), 소프트웨어 개발(44%), 데이터 과학과 데이터베이스 관리(33%)로 나타났다.
신규 인재를 채용하려는 기업의 경우 급여 투명성이 후보자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로버트하프 연구에 의하면 구직자 42%가 구인 공고에서 연봉 범위를 확인하기를 기대하며, 57%는 잠재적 고용주가 요청 시 연봉 범위를 제공하지 않으면 지원을 철회할 것이라고 답했다. 인디드 데이터에 따르면 연봉이 명시된 일자리의 지원율이 31% 더 높았다. 기술 인재가 채용 담당자에게 응답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은 경쟁력 있는 급여였다.
지원자는 급여 외에도 원격(38%) 및 하이브리드(55%) 근무에 관심이 있었다. 또한 대면 근무를 찾는 지원자도 31%로 2023년보다 5% 증가했다. 13%는 어떤 근무 형태든 상관없다고 답했다.
조직이 완전한 원격 근무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고도로 숙련된 인재를 유치하려면 하이브리드 근무나 대면 근무의 유연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대면 근무를 선호하는 지원자 역시 원격 근무를 유연성 있게 선택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고 싶어 한다.
데이터에 따르면 많은 기술 인재가 원격 및 하이브리드 근무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기술 채용 관리자의 78%는 전일제 또는 시간제로 사무실에 출근할 의향이 있는 후보자에게 더 높은 급여를 지급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조직에서 사무실 복귀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사무실 출근에 관심이 있는 지원자가 급여 협상에서 유리할 가능성이 있다.
해고에도 불구하고 고용이 여전히 강세
수년간 일자리를 늘려온 IT 업계는 최근 아마존, 메타, 구글 등 주요 기업을 필두로 한 업계 전반의 대규모 해고로 인해 타격을 입었다.
채용 및 컨설팅 전문 기업 로버트하프 테크놀로지의 기술 실무 담당 전무이사 라이언 서튼은 “이를 종종 ‘두 도시 이야기’로 묘사하곤 한다.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실업률을 갖고 있고, 한쪽에서는 실업률이 마이너스인 특정 기술 분야, 즉 지원자 수보다 일자리가 더 많은 분야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해고는 발생한다. 복잡다단한 고용 시장이 아닐 수 없다”라고 말했다.
채용 플랫폼 다이스(Dice)의 2024년 기술 급여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과 2021년 사이에 기술 인력 채용은 유례없이 급증했다. 많은 기술 기업이 ‘현금이 풍부한 상황’에서 경쟁 업체에 인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필요 이상의 인력을 채용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오늘날의 시장은 더 복잡해졌다. 최근의 해고는 부분적으로 평균 기술직 급여가 9% 가까이 상승했던 기간에 대한 대응책으로 이뤄졌다.
서튼은 “오늘날에는 가치를 더할 수 있는 기술 역할이 우선순위가 되고 있다. 기업들은 진정한 가치를 더할 수 있는 이니셔티브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데이터에 따르면 오늘날은 구직자 수보다 IT 일자리 수가 더 많아 구직자 친화적인 시장이 형성돼 있다. 로버트하프 2024년 연봉 가이드에 따르면 관리자의 93%가 숙련된 전문가를 고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IT 인재 채용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많은 기업이 IT 직원의 업무량 증가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로버트하프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술 직원의 48%가 번아웃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는 과중한 업무량(57%), 경영진의 지원 부족(32%), 적절한 업무 수행을 위한 리소스 부족(31%) 등이었다.
이로 인한 여파는 향후 이직률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이스에 따르면 IT 전문가 중 29%가 새 직장을 찾고 있으며, 60%가 향후 1년 이내에 직장을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25~35세의 비율이 높았다.
이 기사는 2024년 5월 17일에 처음 게재됐으며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 업데이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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