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기업의 모든 측면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영업, 마케팅, 고객 서비스 등 기업 외부와 관련된 CRM 영역에서의 잠재력이 압도적이다.
인공지능이 영업 직원들 도울 경로는 다양하다. 일상적인 작업을 자동화하고, 여러 출처에서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며, 고객의 의도를 이해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생성형 AI는 마케팅 자료 작성에 유용하다. 그리고 자율 에이전트(에이전트 AI)는 여러 채널(음성, 챗봇)에 걸쳐 다양한 고객 서비스 기능을 완벽하면서도 원활하게 수행할 존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렇듯 CRM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동향은 AI의 사용 증가다. 하지만 이것이 다른 추세도 있다. 올해 CRM을 바꿔낼 주요 발전 사항과 시장 요인은 다음과 같다.
AI가 과대 광고에서 가치로 이동
모두가 AI의 엄청난 잠재력을 인식하고 있지만, 2022년 챗GPT의 출시 직후 나타났던 초기 과대광고와 흥분은 다소 사라진 상태다. DMG 컨설팅의 설립자이자 사장인 도나 플루스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AI가 어떻게 세상을 정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제는 마법 같은 이야기에서 벗어나 AI의 실질적인 적용과 이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딜로이트 디지털의 해리 다트와니 대표도 그가 확인한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야기를 나눈 많은 고객들이 AI 파일럿 프로젝트와 개념 증명(POC)을 시도했지만, “규모에 맞게 가치를 추출하는 방법과 생산성, 효율성, 인력 감소로 이어지는 절감 등 절감 효과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파악하지 못했다”라고 그는 말했다.
2025년 기업들은 고객 만족, 자동화된 비즈니스 프로세스, 향상된 판매 수익 등 조직에 측정 가능한 가치를 제공하는 목표 지향적 AI 활용 사례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에이전트 AI, 판도 바꿀 주인공으로 부상
예측 애널리틱스 및 콘텐츠 제작과 같은 분야의 AI도 흥미롭지만 에이전트 AI는 CRM을 한 차원 더 끌어올릴 주인공이다. 퍼디 & 어쏘시에이츠(Purdy & Associates)의 마크 퍼디 매니징 디렉터는 에이전트 AI가 사전 설정된 규칙을 넘어 독립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 기술의 유망한 초기 활용처로는 고객 지원 자동화 및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등이 손꼽힌다.
“이들 시스템들이 사람의 지시에 의존하지 않고, 매출 극대화, 고객 만족도 점수, 공급망 프로세스 효율성 등 특정 목표나 목적을 최적화하도록 설정되게 된다. 복잡한 일련의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 독립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고 워크플로우를 개시해 업무를 완료할 수 있다”라고 퍼디는 설명했다.
다트와니는 앞선 조직들이 2025년 ‘기업 내부’에서 에이전트형 AI를 배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적어도 당분간은 고객과의 직접적인 상호 작용을 수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규제 산업의 기업 사이에서는 여전히 불안감과 긴장감이 존재한다. AI 시스템의 실수가 브랜드 평판을 망가뜨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포레스터 애널리스트 케이트 레겟은 에이전트형 AI가 언젠가 고객 참여를 완전히 자동화할 수 있다고 보지만 아직은 그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단 “매우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AI가 인력 재배치 촉진
AI의 도입과 확산은 CRM 인력의 검토와 재조정을 필요로 한다. 일례로 AI는 고객 서비스와 같이 스트레스가 많고 피로도가 높은 직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일상적인 업무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직원 유지율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또한 직무 내역을 조정하고, 목표와 목적을 변경하며, AI와 협력하여 일할 수 있도록 직원을 재교육하는 동시에 AI를 감독하고 모니터링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 밖에 인공지능 시스템이 인간의 전문성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플루스는 고객 문의를 적절한 담당자에게 전달하는 컨택센터 내 인공지능 조율 계층을 구상하고 있다. 이러한 연결적 인텔리전트는 인력 관리를 결정하는 데에도 적용될 수 있다. 유형별 인간 전문가(기술 지원 대 청구 문제)가 몇 명이나 필요한지 결정하는 데 활용되는 식이다.
성과 기반 가격 책정이 증가 추세
에이전트형 AI의 가격 책정 방식에 대한 논의가 증가하고 있다. 그 중 하나로는 성과 기반 가격 책정 방식이 있다. 2024년 8월, 점점 더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AI 에이전트를 위해 젠데스크(Zendesk)가 CRM 시장에 처음 도입한 기법이다. 당시 젠데스크는 “가격 책정이 AI 에이전트가 제공하는 성과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즉, 고객은 AI가 자율적으로 해결한 문제에 대해서만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퓨처럼 그룹의 연구 책임자 키스 커크패트릭은 “성과 기반 가격 책정은 비용을 성과에 맞춰 조정함으로써 공급업체와 고객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예를 들어, 젠데스크는 성공적으로 해결된 상호 작용에 대해 비용을 청구할 계획이고, 워크휴먼은 직원 유지율과 같은 광범위한 지표와 연계된 보장을 도입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성과 기반 가격 책정이 주목받고 있다. 전통적인 고정 라이선스 비용과 비교할 때, ROI 중심의 투자와 유연성에 대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AI 에이전트가 개선되고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필수적인 요소가 됨에 따라, 이 가격 책정 모델은 공급업체의 충성도를 높이고 SaaS 시장의 역학을 재편할 수 있다”라고 덧붙엿다.
구성 가능한 CRM에 쏠리는 관심
포레스터의 레겟은 오늘날 CRM의 주요 문제점 중 하나를 언급했다. 공급업체들이 CRM 패키지에 너무 많은 기능을 담아 고객들이 감당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선도적 CRM 솔루션을 사용하는 많은 고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혁신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고 말하곤 한다. 공급업체들이 너무 많은 혁신을 너무 빨리 내놓아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고 입을 모은다”라고 그녀 말했다.
그녀는 “AI와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제 점점 더 많은 일을 처리할 AI 에이전트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CRM 공급업체들은 단순화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고객이 선택하고 라이선스를 취득하여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의 구성 가능한 부분으로 제품을 분해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레겟에 따르면 크리에티오가 앞장서고 다른 CRM 공급업체들이 뒤를 따르는 등, 구성 가능한 CRM 운동이 탄력을 받고 있다.
고객이 기계인 경우의 CRM
새로운 AI 활용 사례 중 하나는 휴가 계획, 식료품 주문, 또는 사용자의 선호도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다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개인 비서다.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AI 에이전트가 곧 대규모 구매 결정, 심지어 계약 조건 협상까지 맡을 수 있게 된다고 가트너 애널리스트 돈 셰이벤리프는 전망했다. 예를 들어, 공장의 로봇이 스스로 교체 부품을 주문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따라서 조직은 문 앞에 찾아오는 기계에 대비해야 한다”라며 그는, AI 에이전트에게는 다른 영업 요구 사항이 있다고 지적했다. 저녁 식사를 대접하거나 멋진 슬라이드로 감동을 줄 수는 없다. 그들은 즉각적인 정보를 요구한다. 아마도 인간보다는 다른 AI 에이전트와 상호 작용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
셰이벤리프는 조직이 ‘수십억 명의 기계 고객이 여러분의 비즈니스를 찾아오는’ 날을 대비하기 위해 지금 바로 별도의 사업부 또는 영업 채널을 구축할 것을 권장했다.
서비스나우가 경쟁 구도를 뒤흔든다
세일즈포스는 오랫동안 CRM 분야에서 독보적인 선도 기업으로 군림해 왔다. 최근 IDC의 수치에 따르면 세일즈포스의 시장 점유율은 21.7%이고, 5.9%의 마이크로소프트가 그 뒤를 따른다. 그러나 올해 초, IT 서비스 관리(ITSM) 분야의 선두 주자인 서비스나우가 “CRM영역에 합류한다”라고 발표하며 세일포스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 회사는 기존에도 고객 서비스 관리(CSM)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었지만만, 본격적인 CRM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서비스나우의 빌 맥더못 CEO는 세일즈포스에 대해 다각적으로 공격을 펼치며 올인(all-in)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가령 그는 동맹을 구축하고 있다. 맥더못은 “서비스나우와 마이크로소프트가 CRM 카테고리의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동맹을 확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과 서비스나우 AI 에이전트 협업을 기반으로 하는 이 동맹은 두 플랫폼의 고유한 강점을 활용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맥더못은 전략적 인수도 진행하고 있다. 서비스나우는 무브웍스(Moveworks)를 28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서비스나우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수다. 무브웍스는 조직 전체에 걸친 직원 요청을 관리할 수 있는 AI 비서를 기업에 제공한다. 서비스나우는 최근 AI 기반 대화형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쿠엘린(CueIn)도 인수했다. 두 인수 모두 기업 전반에 걸쳐 에이전트 및 생성적 AI의 채택을 촉진하기 위한 행보다.
반대의 움직임도 있다. 최근 세일즈포스 마크 베니오프 CEO는 서비스나우가 장악하고 있는 ITSM 시장에 뛰어들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래저래 2025년에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민 개발자가 AI 에이전트를 생성
로우코드, 노코드 영역이 AI 에이전트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시민 개발자가 자신만의 AI 에이전트를 생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세일즈포스는 에이전트 빌더(Agent Builder)를 출시했다. 이 도구를 사용하면 사용자가 즉시 사용 가능한 에이전트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모든 역할, 산업 또는 사용 사례에 맞는 에이전트들이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에이전트 빌더는 로우코드 또는 노코드를 사용하여 데이터 클라우드에서 구조화된 데이터와 비구조화된 데이터를 집계하고, 플로우(Flows), 프롬프트(Prompts), 에이펙스(Apex) 및 뮬소프트 API(MuleSoft API)와 같은 기존 도구를 사용하여 상담원을 구성하게 하는 도구다.
서비스나우 또한 서비스나우 스튜디오(ServiceNow Studio)를 발표했다. 이 서비스는 노코드나 로우코드를 이용해 에이전트 애플리케이션을 관리하고 개발할 수 있는 중앙집중식 공간이다.
산업용 클라우드가 AI와 LLM을 수용한다
레겟은 산업용 클라우드가 가치 창출 시간을 단축하고, 혁신을 촉진하며, 시장 차별화를 가능하게 한다며, 포레스터 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비즈니스 및 기술 전문가의 61%가 자사 기업이 산업용 클라우드를 늘리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오늘날 세일즈포스, 마이크로소프트와 주요 CRM 업체들이 여러 가지 산업 클라우드를 제공하고 있다. 제약회사인 비바(Veeva)도 최근 생명과학 분야를 위한 자체 산업 클라우드를 발표했다.
레겟은 “벤더들이 새로운 산업 클라우드, 산업별 LLM, 새로운 수직화된 시장 진출 접근법을 발표하는 움직임을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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