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뒤바꾼 지형도” 2025년 IT가 직면한 10대 과제

CIO는 매우 다양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기업 보안 확보, 비용 통제 같은 고전적인 과제는 그대로 남아있다. 그러나 AI와 현재의 지정학적 환경이 기존 업무 방식을 뒤흔들면서 CIO의 임무가 점점 더 복잡 미묘해지고 있다.

현재 CIO가 가장 고민하는 문제는 무엇일까? IT 책임자들에게 현재 직면한 주요 과제들을 물었다.

1. AI의 급격한 진화

대다수 IT 임원은 수년간 AI를 기업에 도입해 왔지만, AI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 빠른 발전 속도를 따라잡는 것이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이다. 글로벌 전문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업체 월터스 클루버(Wolters Kluwer)의 부사장 겸 CIO 마크 셔우드는 “AI의 폭발적 확산과 그 속도는 지금까지 겪은 그 어떤 기술보다 빠르다”라며, “이것이 나에게는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말했다.

셔우드는 이 빠른 진화를 따라가기 위해 엔지니어링팀의 일상 업무에 혁신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려 노력하고 있다. 셔우드는 “엔지니어들이 스스로 혁신하도록 유도하고 싶다. 혁신은 일정으로 계획할 수 없다. 스스로 찾아오는 것이다. 팀이 혁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큰 과제였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변화 관리에도 집중하고 있다. 셔우드는 “사람들이 AI에 점점 더 익숙해지길 바란다. 그래서 이제는 ‘AI를 어디에 쓸 수 있을까?’가 아니라 ‘왜 거기에 AI를 쓰지 않고 있는가?’라고 묻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2. IT를 위한 AI 활용

CIO는 자신과 IT팀에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일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피닉스대학교 CIO 제이미 스미스는 오래 전부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으며, 다양한 해법을 도출하고 있다. 스미스는 “AI가 기술 조직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의 변화를 예로 들었다. 스미스의 부서에는 약 40개 제품 개발팀이 있는데, 이 중 일부 팀은 AI를 도입하면서 7~9명이던 인원이 3명으로 줄었다. AI가 더 많은 작업을 대신하면서 팀원 각자가 더 넓은 업무를 담당하게 됐었기 때문이다.

스미스는 AI를 성공적으로 활용하려면 IT 인력이 특정한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빠르게 움직이고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성향이 필요하고 어떤 분야에 특화된 것이 아니라 폭넓은 기술 역량을 갖춰야 하며, 물론 AI 관련 기술도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3. AI 기반 사이버 공격

AI 기반 사이버 공격의 증가도 CIO의 주요 관심사이다. 스미스는 “사이버보안은 항상 이슈다. 매년 다른 이유로 걱정된다. 올해는 AI를 활용한 피싱, 딥페이크, 기타 공격의 정교함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해커들이 AI를 활용해 솔루션 업체를 사칭하는 웹사이트를 정교하게 만들어 가짜 청구서를 제출하거나, 온라인에 공개된 임원 프로필을 활용해 딥페이크로 임원을 사칭하는 사례를 예로 들었다. 스미스는 “이제 AI를 활용한 정교한 사회공학적 공격이 등장해 보안의 가장 약한 고리인 사람을 노리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4. AIOps와 이벤트 인텔리전스의 활용

데이터 분석 기업 FICO의 CIO 마이크 터카이도 IT를 위한 AI 활용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특히 AIOps와 이벤트 인텔리전스를 강조했다. 터카이는 “현대 디지털 플랫폼은 점점 복잡하고 분산된 아키텍처에서 방대한 양의 텔레메트리, 로그, 지표를 생성한다. 지능형 시스템이 없다면, IT팀이 경고 피로에 시달리거나 중요한 신호를 놓칠 수밖에 없다”라며, “한때는 규칙 기반 모니터링으로 관리 가능했던 과제가 이제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문제로 바뀌었다”라고 설명했다.

터카이는 “이 변화는 IT 조직이 운영 데이터를 수집·관리·활용하는 방식을 재고하도록 만든다. 단순한 관측 가능성을 넘어 해석 가능성과 실행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AI 기반 인프라 시대에는 임계값 경보를 넘어 상황별 통찰과 지능형 복구가 필요하다. 이는 시스템 가동 시간, 사고 대응 속도, 고객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FICO는 이상 탐지, 동적 임계값 설정, 이벤트 상관 분석, 잠재적 근본 원인 식별을 위해 AI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AI 기반 분류와 자동화를 도입해 운영 속도를 높이고 반복 작업을 줄이고 있다.

5. 가치를 빠르게 실현하기

AI를 비롯한 여러 기술을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CIO는 기업에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찾고 있다. 기술 컨설팅 기업 쏘트웍스 아메리카(Thoughtworks Americas)의 CTO 토머스 스퀘오는 CIO와 함께 주요 과제와 IT 우선순위를 다루고 있다. 스퀘오는 “CIO와 나누는 대화 대부분은 ‘어떻게 가치를 실현하는 시간을 단축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라고 설명했다.

많은 전문가가 같은 문제를 지적한다. 인포테크 리서치 그룹은 2025년 CIO의 5대 우선과제 중 하나로 “AI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기하급수적 제품팀 구축”을 꼽았다. 인포테크는 보고서에서 “AI가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활용하려면 기하급수적 대응이 필요하다. CIO는 IT와 조직 전체 간의 장벽을 허물어 이 기회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IT 인프라 및 서비스 기업 로지컬리스의 2025 글로벌 CIO 보고서 역시 “기술 리더는 혁신과 실질적 가치 창출을 균형 있게 추진해야 하며, 95%의 조직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차세대 기술 투자가 기대했던 수익을 아직 실현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는 기업이 많다”라고 지적하며, 투자 대비 가치 실현 간의 간극이 커질수록 CIO에 대한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6. 지정학적 리스크

CIO는 최근 지정학적 뉴스를 더욱 면밀히 살펴보며, 이런 상황이 자신과 IT부서,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고 있다. 스퀘오는 “현재 지정학적으로 불확실한 시기이며, CIO는 이런 상황이 IT 포트폴리오, 예산, 프로젝트에 어떤 영향을 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퀘오는 예를 들어 일부 CIO가 현재의 글로벌 정치 상황에 대응해 해외팀을 본사 소재 국가로 복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CIO는 현지에 위치한 IT팀과 외주팀이 그 국가에서 수행하는 업무만 맡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터스 클루버의 셔우드도 지정학적 환경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는데, 올해 처음으로 관세 관련 뉴스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셔우드는 “월터스 클루버는 제조기업이 아니라 영향이 크진 않지만, 여전히 중요한 이슈다. 관세로 인해 글로벌 기업인 월터스 클루버의 기술 장비 비용이 급등하면 눈에 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셔우드는 경영진과 함께 성급한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대부분의 이슈에 대해 ‘지켜보자’는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무역전쟁이나 관세의 영향이 확대될 경우를 대비해 어떤 공급업체가 충격을 완화하는 데 유리할지 벌써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7. 비용과 비용 통제

비용 문제는 항상 CIO의 과제였지만, 최근 몇 년간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요인으로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올해 더욱 중요해졌다. 디지털 서비스 기업 웨스트 먼로의 시니어 파트너이자 워싱턴 지사 책임자인 데이브 보로스키는 “비용 통제와 관리는 여전히 큰 이슈다. 특히 라이선스 같은 일부 기술 비용이 급등하고 있다. 갱신 비용이 수배로 치솟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이때 CIO는 거의 울며 겨자 먹기로 지불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FICO의 터카이 역시 비용 관리가 최우선 과제라고 지목했다. 다만 AI와 클라우드 관련 비용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터카이는 “생성형 AI의 빠르게 도입하면서 GPU 집약적 워크로드와 산발적인 파일럿 프로젝트가 증가해 클라우드 비용이 급등하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CIO는 혁신과 재정 책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신 AI 솔루션을 지원하는 동시에 이런 프로젝트가 비용 효율적이고 비즈니스 목표에 부합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IT 부서는 AI 프로젝트의 투자수익률을 평가하고 자원 낭비를 방지할 수 있는 강력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FICO는 AI 투자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사용례를 우선순위로 선정하고, 기업에 명확하고 측정 가능한 이익을 제공하는 AI 프로젝트에 집중하며, 비용 최적화 도구를 도입하고 AI를 활용해 AI를 최적화하고, 인프라를 최적화해 멀티클라우드 전략을 통해 성능 요구에 맞는 GPU 세대와 인스턴스 타입을 신중히 선택하는 방식이다.

터카이는 “광범위한 실험에서 ROI 기반의 표적 AI 프로젝트로 전환하는 이 변화가 기업의 AI 접근 방식을 성숙시킨다. 이는 혁신과 지속가능한 재정 운영, 성과와 책임을 균형 있게 맞추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8. 인재 확보

웨스트 먼로의 보로스키는 “인재 문제는 수년간 큰 과제였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라고 말했다. CIO는 IT 인재 확보 가능성과 치열한 경쟁 상황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또한 향후 1~2년간 필요한 기술 역량을 예상하는 것도 과제이지만, 이제 이런 요구 사항은 과거보다 훨씬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크다.

기술 인력 전문업체 레비처가 실시한 ‘2025 IT 기술 역량 현황 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77%가 IT 기술 격차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의사결정자의 84%는 2025년에도 기술 인재 확보를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는 필요한 기술 역량을 갖춘 인재 확보(71%), IT 인력 전문업체로부터 빠른 인력 제공(57%), 사내 인재의 역량 강화 및 재교육(53%)을 가장 큰 과제로 꼽았다.

9. 보안, 특히 외부 파트너 리스크

CIO.com의 ‘2025 CIO 현황 조사’에서는 보안 및 위험 관리 기술 프로젝트가 IT 투자 계획 중 두 번째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참고로 1위는 AI/ML이었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셔우드는 “악의적 공격자는 계속해서 더 똑똑해지고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AI를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잠을 설칠 정도이다”라며, “항상 걱정해야 한다. 자만은 가짜 안전감을 만든다”라고 덧붙였다. 동시에 셔우드는 CIO가 100% 완벽한 보안을 구현할 수 없다는 현실도 인정한다. 따라서 셔우드는 기업의 위험 요소 목록을 기반으로 전략적 결정을 내린다. 매달 위험 요소 목록을 검토하고 상황에 따라 이를 조정하고 있다.

스윙타이드의 사장으로 활동 중인 전직 CIO 다이앤 카르코는 최근 몇 년 사이 서드파티 리스크가 CIO의 훨씬 더 중요한 우려 사항으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카르코는 “현재 거의 모든 보안 리스크가 서드파티에서 비롯된다. 더 많은 IT 조직이 서드파티 위험 관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 미래 대비

AI, 양자컴퓨팅 등 기술 발전과 끊임없는 변화 속도, 예측 불가능한 세계 정세로 인해 CIO를 비롯한 경영진은 기업의 미래 대비에 나서고 있다.

셔우드는 “항상 ‘우리가 변화에 지속적으로 적응하고 있는가’를 자문한다. 10년 전에는 미래 대비에 대해 생각하는 빈도가 훨씬 적었다. 그때는 변화 속도가 느렸다. 지금은 거의 매일, 적어도 매주 ‘이 정도 변화에 적응하며 성장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있는가’를 고민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셔우드는 전문화된 인재보다는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종목 선수’를 팀에 더 많이 배치하려 한다. 변화하는 업무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또한 기술 업체를 선정할 때도 파트너로서 함께 생태계를 확장하며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는지 살펴본다.

웨스트 먼로의 보로스키는 선도적 CIO 자신도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CIO 역할이 변화 촉진자이자 전략적 파트너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로스키는 “CIO가 미래를 준비하려면 리더십 역량을 키워 혁신을 추진하고 전략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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