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의 AI 기술 혁신과 기업 내 활용 사이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기업 AI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최근 오픈AI는 o3 프리뷰 모델에서는 인간 수준의 추론 능력이 구현됐다고 선언했다. ‘초지능’이 곧 등장할 것이라고 시사한 셈이다. 구글도 최근 로이터 넥스트 컨퍼런스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인공 일반 지능(AGI) 기능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최근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AGI 또는 ACI(artificial capable intelligence ; 인간 추론과 컴퓨팅 인텔리전스를 협력적 방식으로 종합하는 개념)을 구현하기까지는 가야할 길이 멀다고 록웰 오토메이션의 최고 정보 책임자 크리스 나르데키아는 말했다.
“인간 증강 지능(HAI ; Human-augmented intelligence)은 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AI가 직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하고, 통찰력을 제시하고, 의사 결정을 가속화하는 등의 용도에서다. 반면 AGI와 같은 더 높은 수준의 추론 능력은 다르다. AGI는 아직 기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오늘날의 AI는 ’추론’이 아니라 최적화와 자동화에 적합하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의 이러한 진단은 기업 내 AI 사용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지만 불안감을 줄여주기도 한다. 나르데키아는 “현재 CIO에게 최적의 접근법은 AI를 대체가 아닌 증강을 위해 활용하는 것이다. 즉, 인간 팀이 더 스마트하고 더 빠른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를 만들어야 한다. 자율적 기능을 제공하는 인과적 AI와 AI 에이전트를 통해서도 꽤 유망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 IT 솔루션의 CIO인 매튜 군켈은 AI 기술의 이정표와 실제 AI 활용 사이의 격차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IT 조직이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건은 변화의 속도와 이를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우리의 능력 사이의 관계에 있다. 적절한 속도로 변화 관리를 추진할 수 없다. 필요한 자원을 확보할 수도 없다. 적절한 시기에 적용, 실행, 그리고 AI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광범위한 문화적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라고 그는 말했다.
마쉬 앤 맥레넌의 폴 베스윅 CIO 또한 벤더들이 경쟁적으로 발표하는 이정표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며, 1세대 AI 프로젝트의 배포, 결과와 ROI의 평가, 다음 단계의 신중한 계획 수립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실용적이고 비즈니스에 특화된 애플리케이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의미 있고 광범위한 방식으로 스스로 혁신하고 구현하는 모델을 만들기에 아직 멀었다. 확실히 그런 좁은 사용 사례가 있는 곳도 있다. 분명 모델의 역량이 계속해서 크게 향상되겠지만, 활용처는 상대적으로 위험이 제한되거나 관리되는 상황에 제한적으로 활용될 것이며, 그러한 시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리버티 뮤추얼은 지난 2년 동안 자체 비공개 내부 버전의 챗GPT인 리버티GPT를 사용하여 실험을 해왔다. 대규모 문서 요약, R&D에서의 18가지 사용 사례, 그리고 잠재적 사용 사례의 긴 목록을 포함하여 9가지 사용 사례를 확보한 상태다. 리버티 IT의 토니 마론 전무는 9가지 생산 활용 사례가 회사에 약 20만 시간의 인건비를 절감하고 약 1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러한 혜택을 누리기까지의 여정은 쉽지 않았다. 매우 높은 수준의 변화 관리가 필요했고 데이터 과학자, 엔지니어, 운영 직원 등 비즈니스 및 기술 팀원들의 통합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그조차도 현재로서는 AGI 활용 사례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그는 밝혔다.
마론은 “항상 인간의 개입을 염두에 둔다. 우리는 디자인 프로세스와 패턴을 살펴보고 원칙 목록을 만들었다. 수년 동안 우리가 배운 것은 AI와의 파트너십 방식, 프로세스의 인간적 부분과 기계적 부분을 생각하는 방식에 대해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제 AI와의 파트너십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과거에는 인간이 기계에 명령을 내리면 기계가 그것을 수행했다. 지금은 인간이 기계와 양방향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물론 이조차도 완벽하게 구현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한편 세계경제포럼이 최근 발표한 2025년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서도 유사한 견해를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인터뷰한 대부분의 CIO들은 ACI와 AGI가 여전히 ‘포부’에 불과하다고 진단하며, 기업의 AI 기반과 프레임워크 마련 작업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PwC의 CAIO인 댄 프리스트는 CIO들이 데이터 준비 및 보호에 집중하고, AI를 비즈니스 목표에 맞추고, 다양한 AI 양식에 대비하고, 직원들이 현재 이용 가능한 AI 기술을 채택하도록 권한을 부여할 것을 권장했다.
“AGI와 ACI 등을 향한 빠른 발전이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어 낸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기업에서의 도입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불일치는 CIO, 직원, AI 공급업체 모두에게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시한다. AGI/ACI가 언제 실현될지 추측하는 것보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 사항에 집중하고 그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CIO에게 적절하다”라고 말했다.
가트너의 부사장인 시드 내그 역시 CIO들이 AGI의 발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AI의 기반을 다지고 개인정보 보호, 윤리, 법적 문제, 저작권 문제와 같은 중요한 사안을 다루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또 IT 리더들이 지속가능성과 전력 비용을 더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CIO들과 기업 리더들이 AI 기술 대거 도입에 앞서 신중한 태도를 취하게 만드는 기술 외적인 문제들이 많이 있다. 일부의 예상처럼 AI가 폭발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ad More from This Article: AGI 시대가 열린다?··· CIO들은 관점은 ‘걷기 연습부터’
Source: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