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보안 전문 기업 애피로(Apiiro)가 유통과 금융 업계의 생성형 AI 도입 전략을 비교 분석한 보고서를 지난 18일 공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유통 기업들은 훨씬 공격적인 방식으로 접근 중인 반면, 금융 기업은 더 오랜 기간에 걸쳐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피로는 “유통 기업은 생성형 AI를 빠르게 프로덕션 환경에 적용하고 있으며, 금융 기업은 실험 단계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 구성 요소를 포함한 저장소 비율 기준으로 유통 기업은 금융보다 2.1배 빠르게 기술을 내재화하고 있다.
이번 분석은 애피로의 딥 코드 분석(Deep Code Analysis) 도구를 활용해 10만 개 이상의 코드 저장소를 검토한 결과로, 유통과 금융 기업이 생성형 AI 코딩 전략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보고서는 “커밋 활동과 기여자 참여 기준으로 유통 업계 생성형 AI 저장소의 61%가 활발히 개발되고 있지만, 금융 업계는 이 비율이 22%에 불과하다”라고 밝혔다. 유통 업계가 생성형 AI 프로젝트를 빠르게 개발-테스트-출시 주기로 이끄는 반면, 금융 업계는 여전히 느리고 분절된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이런 차이가 각 업계의 업무 특성에서 비롯됐다고 언급하면서, “유통 기업들은 추천 엔진이나 자동화된 고객 지원과 같은 실시간 고객 대상 기능에 생성형 AI를 적용하고 있다. 피드백 주기가 짧고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즉각적인 도입 압력이 크다. 반면 금융 기업들은 더 강도 높은 규제 감독 아래 운영되기에 생성형 AI 활용도 보다 신중하고 주로 내부 시스템에 한정되어 있다. 이 차이는 개발 패턴에서도 드러난다”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금융 기업이 생성형 AI 프로젝트를 더 오래 전부터 추진해 왔으며, 이는 저장소의 수명에서 확인된다고 밝혔다. 금융 기업의 생성형 AI 저장소 평균 수명은 688일로, 유통 기업의 453일보다 훨씬 길다는 것이다.
무어 인사이트 앤 스트래티지(Moor Insights & Strategy)의 부사장이자 수석 애널리스트인 제이슨 앤더슨은 이 보고서 내용에 대체로 동의하며 해당 내용이 유통과 금융 기업 고객과 나눈 실제 경험과도 부합한다고 언급했다.
앤더슨은 특히 양 산업 간 저장소 평균 수명의 차이에 주목하면서, 유통 업계가 훨씬 더 뒤처졌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앤더슨은 “금융 기업의 저장소 수명이 688일이라는 것은 약 2년 전 초기 생성형 AI 모델이 등장하던 시기와 일치한다. 금융 업계는 전통적으로 기술 도입 속도가 빠르고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그런 점에서 이 수치는 자연스럽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통 기업이 453일이었다는 점이 놀랍다. 훨씬 짧을 줄 알았다. 유통 업계는 그보다 더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통 업계의 생성형 AI 사용례는 주로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개인화 제품 추천, 자동화된 고객 지원, 맞춤형 프로모션 등이다.
보고서는 “이런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사용자 개별 맥락에 의존하며 민감한 데이터에 직접 접근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금융 업계의 생성형 AI 활용은 여전히 분산돼 있으며, 고객과 직접 맞닿지 않은 형태가 많다. 예컨대 파일럿 프로그램, 내부용 어시스턴트, 데이터가 추상화된 훈련 시나리오 등이 대부분이다. 규제 압박도 한 요인이지만, 엔지니어링 문화도 영향을 미친다. 금융 파이프라인은 실시간 사용자 데이터에 직접 연결되는 경우가 덜하다”라고 언급했다.
앤더슨은 금융 업계 특성상 IT 부문이 유통 업계보다 더 실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융은 자원도 많고 예산도 크다. 업계 전체가 ‘베타 기반’이라 할 만큼 실험에 익숙해 생성형 AI 실험에도 적합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그는 유통 업계의 IT가 예전과 다름없이 기술을 바라본다고 평가했다. 앤더슨은 “유통 IT는 트랙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자동화를 바라본다. ‘이걸로 마진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가 유통의 질문이라면, 금융은 ‘이걸로 어떤 새로운 상품을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보고서가 주목한 또 다른 영역은 생성형 AI 도구의 활용 방식이다.
애피로는 “금융 기업 팀은 오픈AI 클라이언트, 랭체인(LangChain), 라이트LLM(LiteLLM) 등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고 있으며, 프로젝트도 여러 모델 유형과 데이터 세트 포맷을 아우른다. 이는 다양한 사용례에 걸친 실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반면 “유통 기업은 더 작고 집중된 기술 스택으로 수렴하고 있으며, 오픈AI 파이썬 SDK(OpenAI Python SDK)와 라이트LLM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도구들은 제품 추천이나 개인화 검색처럼 수익성과 연계된 고객 접점 사례에 집중적으로 활용된다”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유통 업계의 제한된 도구 사용이 운영 전환 속도를 크게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구가 적을수록 통합 지점이 줄고 파이프라인이 단순해지며, 반복 가능한 패턴이 형성된다. 반면 금융 업계는 도구 스택이 다양해 리스크 표면이 분산되고 거버넌스가 복잡해지는 경향이 있다. 유연성을 얻는 대신 일관성을 잃는다는 단점이 있다”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컨설팅 기업 유진존다(EugeneZonda)의 수석 파트너인 마만 이브라함은 금융 업계의 생성형 AI 도구 사용에 대해 보다 직설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생성형 AI 도구를 20개 쓰는 것이 혁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거버넌스를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뜻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애피로는 위험 요소를 줄이기 위해 각 업계가 환경에 맞춰 생성형 AI 코딩 전략을 조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유통 업계는 배포 전 문제를 포착하기 위해 데이터 매핑, 접근 권한 감사, 초기 단계 정적 분석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 업계는 비밀 정보 탐지, 의존성 위생 점검, 장기간 중단된 생성형 AI 프로젝트에 대한 리팩토링 또는 종료 여부 검토를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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