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컨은 사람의 팔과 손을 대신하는 로봇이다. 아마존 물류 센터에는 직물 가림막을 해놓은 포드(pod)라는 적재 공간이 있다. 포드는 가로 세로 각각 30cm 정도의 크기를 가진 박스형 공간이 여러 개 이어져 있는 일종의 선반으로, 앞쪽에는 보관한 물건이 앞으로 쏟아지지 않도록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직물로 가림막을 붙여놨다.
포드 한 칸에는 최대 10개의 품목이 보관된다. 매우 협소한 공간에 여러 가지 상품이 들어가기 때문에 사람이 작업해도 상품을 넣고 빼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원하는 제품을 제대로 집어서 넣거나 빼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옮기는 상품은 물론이고 이미 보관되어 있는 상품도 손상시키지 말아야 한다.

카메라와 촉각 센서를 탑재한 아마존의 물류 로봇인 벌컨은 상품이 파손되지 않도록 따라 적당한 힘을 가해서 운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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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컨은 이 까다로운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물류 센터의 다른 로봇에는 없는 특별한 능력인 ‘촉각’을 가지고 있다. 카메라와 두 팔로 이루어진 벌컨은, 카메라를 통해 적재 공간의 위치를 확인하고, 한쪽 팔로 가림막을 잡아 공간을 만든 후, 다른 팔로 물건을 집어서 포드에서 꺼내거나 집어넣는다.
물건을 집는 팔에는 센서와 함께 컨베어 펠트가 내장되어 있어서, 상품 종류에 따라 알맞은 크기로 집은 후에 컨베어벨트를 통해 물건을 밀어 넣거나 꺼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즉, 유리병, 종이 박스, 금속 상자, 비닐 포장 등 제품 상태를 센서로 감지해 적당한 힘으로 옮기는 작업을 할 수 있다.
벌컨의 경우 아마존 물류 센터에서 보관하는 전체 품목의 75% 정도를 픽업하고 보관할 수 있다. 작업 속도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 작업자와 비슷한데, 로봇은 사람처럼 휴식이 필요 없다는 점을 고려하며 훨씬 효율적이다. 만약, 벌컨이 옮길 수 없는 상품을 만나게 되면 이를 사람에게 알려 협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벌컨은 특히 위쪽에 있는 포드에서 작업할 때 유용하다. 위쪽 포드에서 상품을 넣거나 빼는 작업을 사람이 하려면, 사다리 같은 발판을 높고 그 위에서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위험하기도 하고 시간도 많이 걸릴 수밖에 없다. 반대로 바닥과 가까운 곳을 작업할 때도 사람이 일하려면 불편하다.
아마존은 미국 워싱턴주 스포캔과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물류 센터에서 포도 맨 위줄에 있는 재고를 꺼내거나 넣을 때 벌컨을 집중적으로 투입한다. 사람이 작업하기 편한 곳은 작업자가 하고, 사람이 일하기 힘든 곳은 벌컨이 대신 작업하는 협업을 하는 셈이다.
벌컨은 사람 작업자가 포드 위쪽에서 작업할 때마다 사다리를 사용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을 시작했다. 하지만 벌컨을 개발하는 데는 수년간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아마존은 밝혔다. 촉각 센서의 개발과 수백만 개의 물건을 손상 없이 제대로 다룰 수 있는 기술, 도구, 구조, 컴퓨터 비전 등 다양한 종류의 기술 개발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풀필먼트 센터와 배송 과정에서 필요한 거의 모든 로봇을 자체적으로 직접 개발해서 사용한다. 현재 아마존 전 세계 물류센터에서 사용되고 있는 로봇은 약 75만 대에 달한다. 보관, 픽업, 포장, 분류 등의 거의 모든 작업에서 사람을 대신해 로봇이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의 응용과학 담당 이사인 아론 파네스는 “벌컨은 로봇공학의 근본적인 도약을 상징한다. 단순히 세상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세상을 느끼며 지금까지 아마존 로봇으로는 불가능했던 기능을 구현한다. 벌컨은 우리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둘 중 어느 한쪽이 혼자 일하는 것보다 더 나은 조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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