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Foundry)의 ‘AI 우선순위 연구 2025’에 따르면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AI 프로젝트에 많은 자금을 할당 중이다. 절반의 가까운 기업이 AI 프로젝트에 예산을 배정하고 있으며, 이는 2023년 36%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응답자들은 또한 IT 지출의 거의 4분의 1을 AI 이니셔티브에 할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은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특히 남아프리카 지역의 기술 리더들은 실질적인 결과를 제공하기 위해 AI 예산을 비즈니스 전반에 전략적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금융 서비스 그룹 산람(Sanlam)의 CIO 테오 마바소는 AI 예산을 늘리는 것보다 영향력이 큰 분야에 예산 투자를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AI 결과물을 출시, 실행 및 학습하는 실험 기간을 거친 후, AI 가치가 집중되는 객관적인 영역을 파악했다. 이에 따라 그룹에 ROI를 제공하는, 더 적지만 영향력이 큰 AI 결과물에 초점을 맞췄다”라고 말했다.
생성형 AI가 생산성을 높이고 직원들이 가치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산람은 예를 들어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과 같은 도구를 활용하고, LLM을 사용해 긴 계약서를 표준 약관과 비교 검토함으로써 시간 절약을 비롯한 여러 이점을 경험했다. 마바소는 “하지만 생산성 향상이 늘 객관적인 지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런 기술을 어디에 적용할지 신중하게 결정한다. 다년 계약에 묶이면서 명확하지 않은 이점만 제공하는 생산성 도구를 대규모로 배포하기보다는, 실질적인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특정 영역을 찾아 집중한다”라고 말했다.
유제품 제조업체 락탈리스 남아프리카(Lactalis Southern Africa)의 IT 디렉터 베르너 리스괴브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AI를 둘러싼 과장된 기대가 이 기술이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의 표면에 불과하다고 봤다. 리스괴브는 “아마존 알렉사가 처음 나왔을 때, 모두가 음성 명령으로 집안의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 감탄했다. 하지만 이를 가진 소비자의 99%는 단지 음악을 틀기 위해서만 사용했다. 결국 그저 화려한 스피커에 불과한 셈이었다. AI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매우 신중해야 하고, 사람들이 그 가치를 확실히 볼 수 있도록 명확한 사용례를 정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중한 태도 일환으로 기술이 업무 방식의 일부가 되도록 정기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잠재력 극대화
DHL 남아프리카의 IT 수석 디렉터인 제니 모한랄은 사용례가 발전함에 따라 단순히 혁신을 위한 AI 실험은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는 AI를 활용해 실제 문제를 해결하고, 효율성을 높이며,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 조직에서 AI 우선순위는 고객 경험 향상과 운영 및 업무 방식의 혁신에 맞춰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파운드리의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조사에 따르면 IT 부서는 고객 서비스나 마케팅 같은 다른 비즈니스 부서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AI 도입이 더 넓은 비즈니스 목표와 일치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AI 도구를 활용해 고객 지원을 간소화하고 개선함으로써 상담원들이 더 복잡한 문제에 집중할 여유를 만들 수 있다. 또한 감정 분석 도구로 고객 피드백을 분석하면 기업은 개선이 필요한 영역을 파악하고 문제가 커지기 전에 대응할 수 있다.
모한랄은 “일부 기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AI가 고객 요구를 예측하고 문제가 확대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해결하는 예측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챗봇이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고객의 행동을 기반으로 다음에 필요할 것을 예측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라. 이런 혁신이 고객 서비스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AI 활용
산람은 금융 지식을 민주화하고, 금융 이해력을 높이며, 단순한 방식으로 재무 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코치(Coach)’라는 AI 제품을 개발한 바 있다. 첫 번째 버전은 금융 이해력을 높이고 사용자가 신용을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24시간 무료로 제공되는 도구였다.
코치의 기술에는 고급 데이터와 분석이 포함됐으며, 40개의 LLM으로 사용자에게 초개인화된 금융 지침을 제공해 고유한 상황에 맞는 정보에 기반한 금융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했다. 마바소는 “출시 후 첫 몇 달 동안 제품은 4만 5,000건의 고유한 대화를 촉진했고, 웹이나 왓츠앱 채널보다 세 배 높은 전환율로 수천 건의 대출 신청을 이끌어냈다”라고 설명했다. 몇 달 후 출시된 코치의 두 번째 버전은 생성형 AI 기반의 자금 성격 평가 기능을 제공했다. 이는 고객이 자신만의 금융 행동 패턴을 발견하도록 지원해 산람이 맞춤형 금융 조언을 제공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고객이 재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적합한 솔루션을 제안하도록 어드바이저 역량을 강화했다.
한편 모한랄은 물류 분야에서 AI가 폭넓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AI 이니셔티브가 업계의 예측 불가능성을 더 잘 관리할 수 있게 함으로써 가능성의 한계를 새로 정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과거 데이터, 날씨 패턴, 교통 상황, 심지어 글로벌 이벤트까지 분석함으로써 기업은 수요를 예측하고 실시간으로 배송 경로를 최적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리스괴브는 락탈리스가 이제 막 AI 여정을 시작했지만, AI 성공을 위해 필요한 기초 작업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에 뒤처질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코파일럿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특정 사용자들과 함께 테스트하면서, 다양한 프롬프트를 시도하고 사용법을 스스로 익히도록 장려하고 있다. 필요한 데이터 기반을 구축하는 동안 사람들이 이 기술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데이터 정리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리스괴브는 “AI가 데이터에 의존하기 때문에, 데이터가 엉망이면 AI 결과물도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 방대한 데이터에서 유용한 인사이트를 얻으려면, 적절한 도구뿐만 아니라 양질의 데이터도 필수적이다”라고 조언했다.
3명의 기술 리더에게 목표는 AI를 활용해 수동 반복 작업을 최소화하고,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며,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이 노력이 비즈니스 비용 절감, 매출 증가, 수익성 향상이라는 회사의 핵심 목표에 기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