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은 기초과학, 우주공학, 바이오 및 화학, 국방 및 제조, 문화산업 그리고 일상과 사회구조를 포함한 전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생성형 AI 딥시크에 대하여 전 구글 CEO인 에릭 슈미트는 이를 “AI 경쟁의 전환점”이라 말하고 있다.
딥시크와 중국의 도전
미국은 2022년 10월 H100, A100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이 이를 AI 첨단 기술 및 군사무기 개발에 활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후 엔비디아는 H100와 비교해 메모리 대역폭이 절반인 저사양의 모델 H800과 A800을 중국으로 수출했다. 1년 후 2023년 10월 미국은 A800과 H800의 수출을 금지했다. 다시 엔비디아는 H100의 5분의 1 수준인 저사양 H20 모델을 개발하여 수출 중이다. [그림1]에서 미국의 중국 수출금지 GPU 모델을 볼 수 있다. 그림에서 대역폭(x-축) 증가 모델보다 성능(Y-축) 증가모델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1] 미국의 중국 수출금지 GPU 모델들](https://tiatra.com/wp-content/uploads/2025/02/FIXED_chg01.png)
[그림1] 미국의 중국 수출금지 GPU 모델들
SemiAnalysis, Lennart Heim
엔비디아의 전세계 데이터센터 GPU시장 점유율은 약 98%로, 사실상의 독점 시장이다. 엔비디아의 제품은 미국의 전략자산으로 분류되어 수출이 관리된다. 챗GPT 수준의 LLM 구축에는 통상 수천에서 수십만개 이상의 GPU가 요구된다고 알려져 있다.
중국은 지난달 ‘딥시크 R1’을 공개했다. 딥시크는 이미 공개된 AI 모델을 향상시키고 개선하는 모델을 만드는 경우 상대적으로 소량의 GPU로 충분함을 보여 주었다. 딥시크는 중국 항저우에 있는 스타트업으로, 2015년 량원펑이 창업한 하이플라이어에서 분사한 회사다. 초기 AI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연구했으나 이후 범용 AI 연구로 바꾸었고 2023년 5월에 분사했다.
AI 경쟁의 전환점
중국이 AI 기술 리더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딥시크는 중국의 AI 산업을 이끌고 있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센스타임과 같은 주요 AI기업이 아닌 헤지펀드에서 만든 스타트업의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이 약 2년 이상 고사양 GPU 수출을 통제했으나 딥시크는 저사양 GPU(H800)로 미국의 빅테크 기업의 수준을 능가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딥시크는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개방형 LLM이다. 강화학습과 전문가 혼합 학습 방법을 제시하며 최적화 기법으로 저사양 시스템을 이용했다. 결과로 거대 자본과 GPU가 필요한 LLM 생성형 AI 시장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딥시크가 이목을 집중시키는 또 다른 이유는 중국의 교육시스템으로 육성한 인재들의 성과라는 것이다. 즉 해외 인재 수급 없이도 기술적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역량을 시사했다고 볼 수 있다. 딥시크 개발자의 대부분은 베이징대, 칭화대 및 중국내 대학 출신이다. AI 선도국인 미국형 인재 없이 성공한 사례로 여타 국가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도전을 제시한다. 거대 자본과 투자 없이 AI 기술 주권과 자립성을 확립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면서 AI 시대의 새로운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
선발 주자와 후발 추격자
선발 주자는 선점 우위 효과(First mover Advantage)를 가진다. 지금 오픈AI가 보여주는 모습이다. 시장을 개척하며 많은 투자를 유치하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로 경쟁의 주도권을 장악한다. 기술적 리더십으로 진입장벽을 만들고 특허와 라이선스 정책으로 시장과 고객의 지배력과 영향력을 높인다. 선발 주자는 로드맵을 제시하며 시장을 리드하고 후발 주자를 견제할 수 있다. [그림2]에서 미국과 중국의 AI 기업과 전략을 볼 수 있다.
![[그림2]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 비교](https://tiatra.com/wp-content/uploads/2025/02/FIXED_chg02.png)
[그림2]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 비교
최형광
딥시크 등장으로 시장이 성숙하기도 전에 강력한 도전이 발생하고 있다. 기존의 신산업과 달리 AI 산업은 빠른 사이클 순환성을 갖는다. 후발 주자는 초기의 높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지만 기술 개발 및 투자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른바 무임승차 효과(Free rider Effect)다. 후발 주자는 시장 개척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투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현재 중국의 AI 기업들이 사용하는 방법이며, 우리나라 기업이 주로 사용하던 패스트 팔로워 전략이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자사의 AI인 큐원(Qwen) 2.5-Max가 오픈AI의 GPT-4o, 라마의 3.1과 딥시크를 능가한다고 발표했다. 마윈은 5년 만에 복귀해 대규모 투자를 선언하고 있다. 중국의 추격에 오픈AI는 새로운 로드맵을 빠르게 알렸다. GPT-4.5는 2월말 그리고 GPT-5는 5월에 공개될 예정이다. GPT4.5는 비추론 모델이고 GPT-5는 추론 기능을 통합한다. GPT-5는 텍스트를 중심으로 음성, 캔버스, 검색, 딥리서치 등 여러 기능을 하나로 제공할 수 있다. AI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새로운 게임의 룰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의 2014년~ 2023년 전세계 AI 특허 출원 누적 건수를 보면 중국은 3만 8,210건으로 2위인 미국의 6,276건, 3위인 한국의 4,155건을 압도한다. 새로운 산업의 규칙은 선도 국가와 기업이 제시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새로운 규칙과 질서를 제시하기 위해 전력투구한다. 이는 생존의 문제다. 시장의 규칙과 정의는 늘 혼재한다. 때로는 신념과 가치를 위해 연대하고 때로는 현실적 이익을 위해 연대한다. (참고 컬럼 ‘나뉘는 디지털 세계, 기술인가? 전략인가?’)
딥시크의 지나친 개인정보 수집으로 많은 국가에서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접속자의 생년월일, 이름, 이메일, IP 주소 같은 개인정보 그리고 입력하는 글귀, 음성, 사진, 파일 등 데이터를 수집한다. 또한 개인의 키보드 입력 패턴 정보까지 수집한다고 알려졌다. 생성형 AI 산업에서 데이터 사용에 면죄부를 가진 기업은 없다. 다만 그 사용에 대한 고지와 책임, 규제 준수 그리고 서로가 수긍할 수 있는 상도덕이 존재할 뿐이다.
AI는 전산업 영역과 모든 일상과 사회 구조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새롭게 급부상하는 AI기술과 양자컴퓨팅 산업은 더 그렇다. 언제나 미래를 여는 방법은 생각이 아니라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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