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취임식에서 NATO 회원국이 국방비를 GDP의 5%로 두배 이상 늘려야 한다는 주장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 글로벌 공급망이 사라지고 새로운 관세가 부과되며 탈세계화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아메리카 퍼스트, 미국 우선주의 역사
자국 우선주의는 보호주의 또는 고립주의로 불린다. 19세기 후반 제1차 세계대전(1914~ 1918년)이 발생하기 전의 미국은 자국 영토 문제와 산적한 여러 이슈와 씨름하고 있었다. 이에 대외적인 문제에 관여를 최소화하고 “America First”를 천명하며 산업화 및 서부 개척을 통해 내부 성장에 집중하는 정책을 펼쳤다.
제2차 세계대전(1939~1945년)에서는 미국의 외부 개입을 반대하는 아메리카 퍼스트 위원회(America First Committee)에서 미국 우선주의와 일방주의를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진주만 공습(1941년)으로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었고 전쟁 승리 후 세계의 리더국으로 부상하면서 국제문제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된다.
냉전과 탈냉전 시대를 거치면서 미국은 초강대국으로 부상했다. 그 후 미국 우선주의는 사라지고 경제적 글로벌화 및 민주주의 확산의 기치를 강조했다. 다양한 지역 분쟁에 적극 개입하였고 글로벌 공급망을 통한 자유무역의 연대를 넓히며 자국의 이익을 이끌었다.
탈세계화, 글로벌 공급망 붕괴
이렇듯 시대마다 특정한 목표와 논리가 등장하고 있다. 트럼프 시대에 미국 우선주의가 재천명됨에 따라 팬데믹 이후 탈세계화가 가속화되고 글로벌 공급망이 변화할 전망이다. 지정학적 반도국가인 우리에게 그리고 여타 국가에서 준수해온 글로벌 공급망 질서에 새로운 영향으로 다가오고 있다.
기업의 공급과정은 “원자재와 노동력으로 생산하고, 운송을 통하여 시장으로 전달”하는 프로세스다.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 이슈로 인해 원자재 공급과 수급의 어려움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지역 및 블록화 생산으로 노동력 부족의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또 지역간 긴장, 충돌과 전쟁으로 운임이 상승하고 혼잡이 지속되고 있다. [그림1]에서 글로벌 공급망 압력지수(Global Supply-Chain Pressure index)의 변화 추이를 볼 수 있다.
수년간 하락세였던 글로벌 공급망 압력지수(GSCPI)가 높아지고 있다. 이 지수는 뉴욕연방은행에서 발표한다. 지수가 높아지면(+) 공급망 압력이 심화되며, 낮아지면(-) 압력이 감소한다. 뉴욕연방은행은 공급망의 압력 변화를 추적하기 위해 7개국(미국, 한국, 유럽, 중국, 일본, 영국, 대만) 글로벌 운임료 등의 지역별 제조업 데이터를 포함해 27개 이상 변수를 통합하여 이 지수를 작성한다. 2008년 금융 서브프라임 위기 후, 2020년 코로나 펜데믹 이후 급격한 공급망 압력이 발생했고 미국 우선주의로 더 가속화되고 있다.
재산업화(Reindustrialisation), 제조업의 르네상스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며 새로운 공급망이 모색되고 있다. 글로벌 무역 시대가 저물고 자국 보호주의가 나타나자 기업들은 기존의 공급망이 아닌 지역 또는 블록화된 공급망을 찾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을 벗어나 자국의 제조업 재산업화를 추진 중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을 통해 대규모 보조금과 인센티브를 지급하며 제조업을 지원하며 타국의 제조업을 유인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은 개도국 및 후발 국가들이 추진해왔던 국가주도형 전략이다.
유럽(EU)은 보조금이 주는 시장의 왜곡을 반대해 왔으나 최근에는 유럽의 반도체법(Chips Act)를 시행하며 반도체 공급난 대응과 역내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한 제조업을 지원 중이다. 대만과 일본 또한 지원법을 통해 반도체와 AI 산업 육성에 국가적 사활을 걸고 있다.
AI 시대와 새로운 산업
AI(인공지능) 시대가 이끄는 제조업은 기존의 제조업과 다르다. 제조업이 재구축될지라도 기존과 같은 고용 창출은 더 이상 없다. 새로운 제조업은 AI 로봇과 에이전트 AI 소프트웨어가 업무를 처리한다. 인공지능과 빠르게 접목된 제조업은 새로운 제품으로 나타난다. 이른바 소프트웨어중심 제품(Software Define Products)이다. [그림2]에서 AI 시대와 새로운 산업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자율주행 산업은 자동차와 드론, 도심교통항공(UAM)을 포함하여 방산은 우주항공 및 위성으로 확장되고 있다. AI 시대의 제조업은 플랫폼으로 진화하며 타 산업과의 융합으로 경계가 사라진다. GPU로 시작한 엔비디아는 AI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를 제공하며 로봇산업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 로봇산업은 자동차 산업보다 약 10배 이상의 큰 규모로 추정된다.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상업적 성과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헬스, 바이오, 에너지 산업이 인공지능과 접목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서비스를 위한 에너지 산업의 핵심은 이차전지다. 트럼프는 취임 후 전기차 보급확대 정책을 폐기했고, 인플레이션감축법 폐기, 반도체 지원 축소를 선언하고 있다. 자국 산업 육성과 진정한 소비자의 선택권을 주장하며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고 있다. AI 시대의 미국 우선주의가 황금시대를 열어갈지 지금은 모두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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