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니셔티브에 필요한 자금을 어디서 조달할지 우려하는 일부 CIO가 기업의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트너가 지난해 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CIO 10명 중 9명은 비용 관리가 AI 가치 실현을 제한한다고 우려했다. IT 및 세무 자문 기업인 언스트앤영(EY)의 글로벌 및 미주 기술 부문 리더인 제임스 브런디지는 특히 IT 업계에서 일부 기업이 비즈니스 모델을 재평가하고 AI 프로젝트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핵심 사업이 아닌 부문과 제품의 매각을 고려 중이라고 언급했다.
AI는 많은 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이 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AI 프로젝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부문의 비용을 축소하거나, 직원을 해고하거나, 다른 부서의 예산을 끌어왔다.
브런디지는 “최근 일부 고객사는 자금 조달을 위해 비핵심 사업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2023년과 2024년에 많은 예산 증액이 있었고 지난 몇 년간 대규모 해고가 있었지만, 이는 지속 가능한 방법이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이 AI 기술, 인프라,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데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이런 매각 추세가 특히 IT 업계에서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산업 분야도 AI 중심의 운영 모델로 전환하면서 IT 업계와 동일한 필요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데이터 & AI 리더십 익스체인지가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포춘 1000대 기업의 고위 데이터 책임자 중 98%는 회사가 2025년 AI 지출을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4년의 82%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또한 응답자 90% 이상이 AI와 데이터 투자가 최우선 과제라고 응답했다.
관심사로 떠오른 자산 매각
지난해 9월 EY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IT 기업 CEO의 59%는 향후 12개월 내에 자산 매각, 분사,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Y는 2025년 IT 기업의 주요 기회에 초점을 맞춘 최근 블로그 게시물에서 이런 활동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AI 프로젝트에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블로그 공동 저자들은 미국의 정치적 변화로 인해 2025년에는 기업 인수합병에 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면서, “기술 기업이 전략적 매각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AI와 같은 고성장 기회를 위한 자금을 확보할 시기가 될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저자들은 또한 자산 매각이 기업의 잠재력과 시장 연관성을 높이는 데도 유용하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자금 조달 외에도 매각은 일반적으로 특정 영역에의 집중과 더 민첩하고 간소화된 운영을 가능하게 해 지속 가능한 AI 투자에 더 적합한 구조를 만든다”라고 설명했다.
브런디지는 AI 프로젝트 자금을 얻기 위해 일부 자산 매각을 고려 중인 EY 고객사 사례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일부 기업은 이미 결정을 내리고 있다.
전자 설계 자동화 기업 시놉시스(Synopsys)는 지난해 5월 보안 테스트 소프트웨어 사업부를 21억 달러에 매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AI 기반 엔지니어링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같은 달 정보 관리 및 클라우드 기업 오픈텍스트(OpenText)는 애플리케이션 현대화 및 연결 사업부를 22억 8,000만 달러에 매각했다. 오픈텍스트는 이를 통해 부채를 줄이고 클라우드, 보안, AI 시장 혁신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산 매각을 대체할 방법
한편 일부 IT 시장 전문가는 기업이 특정 AI 프로젝트 자금 조달을 위해 비핵심 사업 자산을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에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클라우드 기반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솔루션 업체 데스티니(Dstny)의 CMO 크리스티안 헤드는 기업이 경쟁력 유지를 위해 AI에 투자해야 하지만, 자금은 다양한 영역에서 조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헤드는 “AI 비용이 다른 사업부의 매각을 주도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기술 부채를 제거하고 양질의 수익 비율을 높여 기업 가치를 상승시키고, 수익 창출 영역에 자원이 집중되도록 하려는 것처럼 다양한 요인에 의해 추진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자산 매각이 AI 투자 외에도 기업의 경쟁력과 효율성을 개선하고, 다른 혁신에 집중하며, 실적이 저조한 부문을 정리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클라우드 비용 최적화 기업 에이머블리(Aimably)의 CEO 클레어 밀리건은 자산을 매각하는 대신 사모펀드를 통해 AI 투자를 유치하는 기업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기업은 아직 수익 성장이 이뤄지지 않은 AI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사모 대출이나 ‘컨티뉴에이션 펀드’ 같은 “창의적인” 자금 조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밀리건은 “사모펀드 시장에서는 AI 프로젝트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다. 기업이 보유 자산을 매각하지 않고도 추가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좋은 명분이기 때문이다. AI 프로젝트를 연구개발 투자로 분류하면 기존 포트폴리오 기업은 새로운 자금 조달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모 대출을 받거나 새로운 펀드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한데, 이 경우 상장 기업처럼 시장에 가치 창출 성과를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밀리건은 이런 방식에도 큰 리스크가 있다고 경고했다. 많은 AI 프로젝트가 꾸준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와 기업 모두에게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수익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만약 기업들이 AI 프로젝트로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다면, 최근에 조성된 투자 펀드들은 투자자에게 매우 저조한 수익률을 안겨줄 가능성이 높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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