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가 약 80억 달러 규모의 거래로 인포매티카(Informatica)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지난 27일 발표했다. 세일즈포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자사 AI 전략에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에 신속히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세일즈포스의 사장 겸 CTO인 스티브 피셔는 이번 인수가 양사 고객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완전한 자율성과 신뢰성을 갖춘 AI 에이전트를 구현하려면 데이터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인포매티카의 고급 메타데이터 및 카탈로그와 세일즈포스 에이전트포스 플랫폼이 결합하면 그 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순한 데이터 포인트 파악을 넘어, 데이터의 출처와 변환 이력, 품질, 거버넌스 등 전체 맥락까지 이해하는 AI 에이전트를 상상해 보라. 세일즈포스와 인포매티카의 통합 솔루션은 기업들이 더 복잡한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더 신뢰할 수 있는 AI 기반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분석가들은 대부분 이 거래가 양사 고객 모두에게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지만, 그 이유는 각기 달랐다.
무어 인사이트 & 스트래티지(Moor Insights & Strategy)의 부사장 겸 수석 애널리스트 로버트 크레이머는 세일즈포스가 강력한 프론트엔드 시스템을 갖췄으나, 다양한 인수를 통해 백엔드 데이터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은 결국 ‘파편화되고 지저분한 데이터’만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일즈포스의 데이터 솔루션에 인포매티카가 제공하는 엔터프라이즈급 데이터 거버넌스와 전체 데이터 수명주기 관리 기능이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포매티카는 기업용 데이터 통합, 데이터 정제, 거버넌스 등 다양한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라면서 “세일즈포스는 강력한 프론트엔드를 갖췄지만 데이터 관리 도구가 부족한 상황이었고, 이번 거래는 그 공백을 메워주는 전략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인포매티카에는 ‘구명줄’··· 가격 인상 우려도
분석가들은 인포매티카가 비효율적인 프론트엔드의 한계, 부진한 수익 및 시장 점유율 성장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설명했다.
인포테크 리서치 그룹(Info-Tech Research Group)의 자문 연구원 스콧 비클리는 “세일즈포스는 자사의 AI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데이터 거버넌스 전략에 큰 공백이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양사 솔루션 모두에 더 많은 복잡성과 잠재적인 가격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번 인수가 모든 고객에게 유용하진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세일즈포스 고객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SKU와 구매 항목이 추가되는 셈이라 복잡성은 더 커진다. 비용의 가시성이 부족해 예산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 기존에도 존재했던 문제를 이번 인수가 더욱 심화시키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비클리는 이어 “인포매티카 고객 입장에서는 제품 가격 인상을 예상해야 한다”라면서도 “이미 세일즈포스 고객인 경우에는 이번 거래가 분명히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거래를 ‘혼란스러운 시장에서 인포매티카에 던져진 구명줄’이라고 표현하며, “정체된 사업 상황에서 생존의 기회를 제공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세일즈포스와 인포매티카 모두에 이롭다”
포레스터(Forrester)의 부사장 겸 수석 애널리스트 노엘 유한나는 “양사 모두에게 이로운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세일즈포스 고객은 이제 내부는 물론 외부 시스템에 저장된 다양한 고객 데이터까지 실시간으로 통합해 활용할 수 있다. 향상된 기능은 통합된 고객 데이터 패브릭을 구축해 모든 채널과 접점에서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무엇보다도 이 기능은 복잡성을 줄이고 가치 실현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로우코드, 저유지보수 방식의 AI를 구현해 세일즈포스의 에이전트 AI 배포 역량을 가속화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유한나는 인포매티카 고객에게도 이번 인수가 매력적인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는 “세일즈포스 생태계의 확장성과 역량을 바탕으로, 에이전틱 AI 워크로드에 더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데이터 관리가 진화함에 따라 지능형 에이전트는 핵심 기능을 자동화해, 기존에는 며칠 또는 몇 주가 걸리던 데이터 수집, 통합 및 파이프라인 구성 작업을 자동화된 데이터 워크플로우로 전환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통합된 데이터, AI, 애널리틱스 플랫폼을 통해 인포매티카 고객은 혁신 속도를 높이고 운영 민첩성을 강화하며, 데이터 투자 수익률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발루아(Valoir)의 수석 애널리스트 레베카 웨트먼도 이번 인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세일즈포스 외부에 대규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고객에게는 매우 반가운 소식일 것”이라며 “데이터 클라우드(Data Cloud)가 CRM 외 데이터에 대한 정제 및 매핑 기능을 일부 제공해 왔지만, 인포매티카는 데이터 관리의 ‘스위스’와 같은 존재로 에이전트포스와 함께 외부 데이터 활용을 더 쉽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사의 고객 기반이 겹치는 만큼 벤더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AI 에이전트 등 기술 도입을 위한 대규모 계약을 협상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프레미스 문제
한편 비클리는 이번 인수가 온프레미스 환경에 의존하는 인포매티카 고객에게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업종 특성이나 지역 요건으로 인해 온프레미스 비중이 큰 기업일수록 그 영향이 클 수 있다.
비클리는 세일즈포스가 기존 온프레미스 환경에 전혀 관심이 없으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온프레미스 지원을 제한하고 해당 환경의 기능을 축소하면서 사용자들을 클라우드로 전환시키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세일즈포스는 인포매티카의 온프레미스 제품에 대해 지원 종료를 앞당기려 할 가능성이 높다. 세일즈포스는 온프레미스를 관리할 의사가 없다”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은 온프레미스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 IT 책임자들에게 큰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비클리는 인수 절차가 완료되기 전에 온프레미스 제품의 ‘갱신’을 확정하는 방법이 있지만, 세일즈포스가 지원을 꺼리는 환경에 머무르는 것도 매력적인 선택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그는 “기업들은 인포매티카 외에 시장에 있는 대안을 이용하고 싶을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장기 온프레미스 지원을 약속할 수 있는 벤더는 매우 드물다고 지적했다.
비클리는 많은 기업 IT 책임자들이 결국 “온프레미스에 남아 지원 상황을 감내하겠다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봤다. 그는 “지금 클라우드로의 전환이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다. 전체 고객의 90%는 결국 클라우드로의 이전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 세일즈포스가 온프레미스 제품을 일부 지원하더라도 새로운 기능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포레스터의 유한나는 온프레미스 문제에 대해 정반대의 입장을 보였다. 그는 세일즈포스가 인포매티카를 통해 온프레미스 역량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유한나는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의 약 80%는 아직 클라우드에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도 전 세계에는 1만 대가 넘는 메인프레임이 운용 중이다. 이제 세일즈포스는 인포매티카를 통해 그 영역에 접근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온프레미스는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헬스케어 산업을 봐도 대부분 온프레미스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세일즈포스가 새로운 시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세일즈포스는 이번 인수 이전부터 인포매티카의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양사는 1년 넘게 전면적인 합병을 논의해 왔다. 거래는 양사 이사회 및 인포매티카 주주 다수의 승인을 받은 상태이며, 규제 당국의 승인 및 기타 관례적인 절차에 따라 2026년 초 마무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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