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 존슨컨트롤즈(Johnson Controls)가 클라우드 네이티브 및 인공지능(AI) 중심 시대를 맞아 내부 IT 역량 강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외부 기술 파트너에 과도하게 의존했던 디지털 아키텍처 전략에서 벗어나 자체 기술 인프라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최고디지털정보책임자(CDIO) 비제이 산카란은 “현재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내부 기술 역량을 키우는 일”이라며 “오랫동안 외부에 의존해 왔지만, 이제는 우리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데이터, 분석에 대한 탄탄한 이해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4년간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맡아 고객 접점 강화를 주도해 왔으며, 올해 1월부터는 최고정보책임자(CIO) 역할까지 겸하며 사내 디지털 역량 재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존슨컨트롤즈는 에너지 관리, 물리적 보안, 화재 감지 및 억제, 냉난방, 영상 감시 등을 위한 빌딩 제어 및 애플리케이션을 전 세계 초고층 빌딩, 대규모 캠퍼스, 공항, 데이터센터 등에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상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은 클라우드 기업의 고객이자 파트너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자회사인 사이런트에어(Silent-Aire)는 데이터센터 및 모듈형 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전 세계 10만 명의 직원을 둔 존슨컨트롤즈는 주요 클라우드 및 데이터 서비스로 애저를 활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과 스노우플레이크 기반의 데이터 레이크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문서 요약과 콘텐츠 생성 등을 위한 초기 생성형 AI 활용도 시도했지만, 산카란은 이보다 더 근본적인 전환을 추진 중이다.
산카란은 “기술 스택 전반에 걸쳐 투자 현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확실한 투자수익률(ROI)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재정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특히 기존 데이터센터 운영뿐 아니라 클라우드 기반 워크로드, 데이터, 분석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IT 인력을 인도에 집중 배치하고 있으며, 내부외 인력을 합쳐 약 4,500명이 차세대 IT 전환을 담당하고 있다.
사이버보안 역시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산카란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애저 기반의 중앙 AI팀을 구성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나섰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팀은 현재 깃허브 코파일럿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으며, 전사 직원 대상 코파일럿 교육도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초기 단계에서 시행 중이다.
존슨컨트롤즈는 스노우플레이크 기반으로 복잡한 데이터 워크로드와 머신러닝, 생성형 AI 모델링까지 수행할 수 있는 유연한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산카란은 “기술조직 역량 강화 외에도, 조직 전반에 산재된 ERP 시스템들이 실제로 얼마나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시스템을 단일 ERP로 통합하는 대신, 데이터 통합 기술을 통해 전사 데이터를 일관되게 보여주는 방식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팔란티어 AI의 실시간 의사결정 자동화 기술도 테스트 중이다. 산카란은 “데이터 구조만 있으면 서로 다른 형식의 데이터 구조에서도 메타 매칭을 통해 실시간 통합 뷰를 제공할 수 있다”라며 “PDF 등 비정형 문서에서 의미를 추출하고, 고유의 대규모언어모델(LLM) 기술로 여러 출처 데이터를 요약해 일관된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존슨컨트롤즈는 현장 기술자와 고객을 위한 일부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을 실사용 중이다. 현장 기술자용 앱은 장비 문제를 신속하게 진단하고 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해 운영 효율성과 비용 절감 효과를 동시에 거두고 있다.
또 다른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은 전 세계 기술자 채용과 교육, 그리고 역량 향상 속도를 높이기 위해 개발됐다. 산카란은 “우리는 검색 증강 생성(RAG: Retrieval Augmented Generation) 방식을 활용했다”라며 “이 방식은 벡터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사내 전용 매뉴얼을 검색하고, 이후 오픈AI를 통해 필요한 요약을 생성하며, 원본 매뉴얼로 연결되는 링크를 포함해 현장 기술자가 언제든지 원문을 참조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산카란은 “RAG는 벡터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내부 전용 매뉴얼을 검색한 뒤, 오픈AI를 이용해 필요한 요약과 번역을 생성하고, 원본 매뉴얼로 연결되는 링크도 함께 제공한다”라며 “현장 기술자가 원문을 참조할 수 있는 폐쇄형 구조로 설계해 자사 고유 데이터를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으면서도 효율성을 확보했다”라고 설명했다.
산카란은 “전 세계 기술자 수를 고려할 때, 한 명당 주당 30분만 절감해도 상당한 생산성 향상이 가능하다”며 “실제로 가시적인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산카란은 이전에는 금융 서비스 기업에서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맡으며 기술 선도 전략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2021년 존슨컨트롤즈로 합류한 그는, 1885년에 설립된 이 기업이 수많은 중소 기업을 인수해 복잡하게 얽힌 시스템 구조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IT 인프라를 클라우드 중심으로 현대화하면서 비용 구조를 최적화하고, 가치 기반 서비스 제공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현재 존슨컨트롤즈는 직원과 고객을 위한 차세대 생성형 AI인 ‘에이전틱 AI(Agentic AI)’ 도입도 준비하고 있다. 산카란은 “사용자 경험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드는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며 “내부 IT 역량을 지금 확실히 다져두는 것이 향후 완전한 디지털 전환을 위한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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