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터서플라이(Tractor Supply)의 기술 리더 롭 밀스(Rob Mills)는 대형 기술 변화의 최전선에서 실행력을 입증해 온 인물이다. 트랙터서플라이는 팬데믹 이전부터 재해 복구 대응과 디지털 커머스 및 배송 기술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며 팬데믹 기간과 그 이후에 대비해 왔다. 최근에는 AI 기술을 앞서 도입한 경험을 바탕으로, 판매 및 상품 수요 예측과 재고 보충 최적화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트랙터서플라이는 최근 생성형 AI를 도입해 고객 경험을 개인화하고 향상시키기 위한 인사이트 기반 지식베이스를 구축했으며, 팀원 성과 분석에도 이를 적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핵심 업무 자동화를 위한 에이전틱 AI(agentic AI) 응용 사례 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밀스는 전략적 비즈니스 리더로서 주요 디지털 전환 시점을 주도해왔으며, 신기술 도입을 촉진하고 변화의 촉매 역할을 해 왔다. 이번 AI 전환 국면에서도 그는 교육자이자 기술에 대한 기대 수준을 조율하는 담당자로서 역할을 새롭게 더하고 있다. AI의 가능성을 정확히 이해시키고, 과도한 기대와 실제 적용 가능성 사이 균형을 잡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밀스는 “기술을 고민하고 도입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지만, 결국 우리는 비즈니스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한다”라며 “AI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문제 해결 수단이어야 하며, 조직이 AI를 중심으로 사고하고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새롭게 설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Rob Mills, chief technology, digital commerce and strategy officer, Tractor Supply
Rob Mills / Tractor Supply Co.
AI 전략의 방향을 설정하는 CIO
AI는 경영진에서 현업 사용자에 이르기까지 조직 전반을 사로잡은 기술로 부상했다. 그러나 기대감과 달리 실제 경험과 성숙도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고 복잡한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 리더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CIO는 기술과 비즈니스 양측에 정통한 전문가로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있다. 전략 로드맵 수립, 배포 계획 정의, 변화 관리 실행 등 성공적인 AI 도입을 위한 핵심 과제를 이끌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것이다.
CIO닷컴이 5일 공개한 ‘2025 CIO 현황(State of the CIO)’ 조사에 따르면, CIO들은 전략 중심의 역할을 강화하며 AI 초기 실험을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조사에 응한 IT 리더 906명과 현업 관리자 250명 가운데 41%가 본인의 역할을 전략적이라고 평가했으며, 이는 지난해의 35%보다 상승한 수치다. 응답자의 52%는 향후 3~5년 동안 전략 중심의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32%는 앞으로 CIO 역할이 다시 혁신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전통적인 IT 운영에 집중하겠다는 응답은 16%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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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브스터은행(Webster Bank)의 부사장이자 CIO인 비크람 나프데는 “CIO의 역할은 단순한 AI 전략에 그치지 않고, AI 자체를 비즈니스 전략으로 이해시키는 데까지 확장되고 있다”라며 “이사회 교육을 이끌고 모든 구성원이 AI의 의미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CIO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AI 및 머신러닝 관련 전략 수립은 앞으로 1년간 IT 리더에게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4분의 3에 달하는 IT 리더가 이에 동의했다. 특히 올해 CEO들이 IT 리더에게 부여한 최우선 과제로 AI 제품 및 프로젝트의 리서치와 도입이 꼽혔다(26%). 이는 지난해 디지털 전환, IT-비즈니스 협업 강화, 보안 고도화 등이 우선 과제로 선정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Vikram Nafde, EVP and CIO, Webster Bank
Webster Bank
기업들은 이제 IT와 현업 부서 간 협력을 통해 AI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 중 4분의 3은 CIO가 현업 리더와 긴밀히 협력해 AI 응용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71%는 AI 확산에 있어 현업 부서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수 산업 장비를 생산하는 오시코시(Oshkosh)에서 CIO를 맡고 있는 아누팜 카레에 따르면, 이 회사 역시 IT와 비즈니스 간 협업 기반을 구축하는 다양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
오시코시는 CEO 주도의 디지털 역량 강화 운동 일환으로, 현업 사용자와 협력해 문제를 발굴하고 솔루션을 개발하는 동시에 이들이 AI 활용을 조직 전반에 전파하는 ‘앰배서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CIO 아누팜 카레(는 “IT는 모르지만 기술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아는 사람들을 찾아냈다”라며 “이들과 협업해 실제 문제를 해결하고, 이들이 그 경험을 공유하면서 전사적 확산 효과를 이끌어낸다”라고 설명했다.
오시코시는 법무, 공급망, 생산 현장 등 각 비즈니스 영역별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IT에 배치해 AI와 IT 프로젝트의 시너지와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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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협력적이고 비즈니스 중심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음에도, CIO는 여전히 AI 구현의 기술 측면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조사에 따르면 IT 리더의 80%는 CIO가 AI 기술 도입을 위한 조사와 평가를 이끌고 있다고 응답했다. 동시에 기술 및 비즈니스 리더십은 투자 우선순위와 방향성에 있어 긴밀히 정렬돼 있다. 생성형 AI 전략과 활용 방안에 대해 IT 리더와 현업 관리자 모두 서로 긴밀히 협의하고 있으며, 68%와 69%가 양측 의견이 잘 일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내부 비즈니스 프로세스 재구성이 AI의 핵심 활용 분야 중 하나로 확인됐다. 고객 경험 혁신도 마찬가지다. IT 리더의 69%는 AI를 활용해 내부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으며, 62%는 고객 응대 영역에 AI를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AI는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IT 리더의 68%는 AI가 운영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명확한 비즈니스 결과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응답했다.
Anu Khare, senior vice president and CIO, Oshkosh Corp.
Anu Khare / Oshkosh Corp.
트랙터서플라이의 ‘헤이 구라(Hey GURA)’는 고객 경험 강화를 위한 AI 활용 사례다. 헤이 구라는 애플의 시리와 유사한 음성비서 솔루션으로 생성형 AI와 모바일 헤드셋을 결합해 지식베이스, 영업, 교육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직원은 음성으로 질문해 관련 제품을 찾거나, 추천하거나, 제품 사양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식이다.
밀스는 “어떤 고객이 닭이 더 많은 알을 낳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는데, 직원은 닭을 키워본 적이 없을 수 있다”라며 “이럴 때 헤이 구라는 관련 제품이나 조치를 세 가지 정도 추천해준다. 직원들은 이 도구 덕분에 제품 지식에 대한 자신감이 빨리 생긴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내부 운영 측면에서 트랙터서플라이는 LLM(Large Language Model)을 활용해 팀 성과 분석과 실시간 판매 데이터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있다. 또한 헬프데스크 티켓 처리, 신규 제품 콘텐츠 업데이트·게시 등 핵심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에이전틱 AI도 준비 중이다. 밀스는 “예전엔 누군가 콘텐츠를 작성하고, 사진을 찍고, 시스템에 게시해야 했지만 지금은 이 모든 과정을 몇 초 안에 자동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카레가 이끄는 오시코시는 AI 활용 분야를 ▲인간 작업 자동화 ▲인간-기계 상호작용 ▲예측 및 처방 분석 ▲콘텐츠 생성 및 요약 등 네 가지로 분류했다. 현재 이들 모든 영역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그 예로 전사 밸류체인 전반에서 30만 시간의 자동화 성과를 달성했으며, AI/ML 기반 생산 결함 모니터링, 205건의 예측 분석 솔루션 배포, 생성형 AI 기반 트럭 점검 시 정비사 지원 도구 등 15~20건의 유즈케이스를 구현했다. 카레는 “우리는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현장 인력과 비즈니스 직원의 문제 해결 역량을 높이기 위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AI 이후의 CIO 아젠다
AI/ML이 2025년 기술 아젠다에서 중심이긴 하지만, 이외에도 다수의 기술 및 비즈니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올해 기술 예산의 상당 부분은 매출 성장과 고객 유지를 위한 전략 과제에 집중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데이터 수익화’가 38%로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과제로 꼽혔고, ‘고객 경험 개선’(35%), ‘신규 디지털 수익 모델 개발’(32%)이 그 뒤를 이었다. 규제 준수 역시 35%로 상위 항목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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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투자 항목 중 가장 많은 예산이 배정된 영역은 AI/ML(42%)이며, 전략적 중요도 측면에서도 4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외 보안 및 리스크 관리(34%), 데이터 및 비즈니스 분석(31%)이 주요 투자 항목으로 꼽혔다.
퍼시픽노스웨스트국립연구소(PNNL)는 AI를 활용해 사용자 스토리 작성과 코드 생성 등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을 효율화하고 있으며, 테스트용 합성 데이터 생성, 사용자 문서 제작 등에도 AI를 적용하고 있다.
Brian Abrahamson, associate laboratory director and CDO, 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oratory
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oratory
PNNL(퍼시픽노스웨스트국립연구소)의 최고 디지털 책임자이자 컴퓨팅·IT 부문 부소장인 브라이언 아브라함슨은 “CIO의 역할은 가능성의 예술을 상상하고 조직을 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라며 “비즈니스 리더와 함께 새로운 가능성을 재정의하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AI 역량 강화 및 솔루션 내재화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PNNL은 클라우드 기반 IT 아키텍처와 인프라 현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사이버보안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이는 2025 CIO 현황 조사에 응답한 많은 CIO들과 공통된 목표다. 올해 조사에 따르면 CIO는 인프라 및 애플리케이션 현대화 전략 수립(32%), IT 프로젝트와 비즈니스 목표 정렬(31%), 비즈니스 프로세스 재설계(26%)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었다. 변화 주도 역시 주요 역할 중 하나로, 응답자의 25%가 이 업무를 담당한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전략 중심의 역할이 확고해지면서 CIO들은 올해 더 많은 시간을 전략 수립에 할애하고 있다. 비즈니스 혁신 주도(27%), 전략 개발 및 고도화(27%), 시장 동향과 고객 니즈 분석(22%)이 대표적이다. 특히 향후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할 계획인 분야로는 AI/ML 관련 프로젝트가 75%로 가장 높았고, 사이버보안(65%), 제품 개발 및 혁신(56%), 데이터 분석(56%)이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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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에 집중한다고 해서 기존 운영·전환 업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응답자의 38%는 여전히 보안 관리, IT 운영 및 성능 개선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인프라 현대화 전략 수립(32%), 비즈니스 목표와의 정렬(31%), 프로세스 재설계(26%) 역시 주요 업무로 언급됐다.
인재 수급 과제가 전략 추진에 변수로 작용
글로벌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대부분 기업은 기술 투자를 줄이지 않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65%의 기업이 내년 IT 예산이 증가할 것이라 예상했으며, 24%는 현 수준 유지로 응답했다. 2025년 평균 IT 예산 증가율은 6.9%로 나타났다. 증가 이유로는 AI/ML 프로젝트 및 서비스 투자를 꼽은 비율이 3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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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인재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AI 및 머신러닝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향후 6~12개월 동안 AI/ML 인력을 충원하겠다는 응답이 36%에 달했으며, 사이버보안(34%), 비즈니스·IT 자동화(25%) 인력 충원 계획도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들 분야에서 적합한 인재를 찾기 어렵다는 응답도 많았다. 특히 AI/ML(38%), 사이버보안(33%), 데이터 과학·분석(21%) 분야에서 채용난이 예상됐다.
오시코시의 카레는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IT 조직으로 집중하기 위해서는 기술 스택 현대화, 견고한 사이버보안 체계, 그리고 비즈니스와 기술을 모두 이해하는 ‘이중 언어 인재’ 확보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응답자의 54%는 인재 수급 문제로 인해 전략 및 혁신 과제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답했으며, 이 외에도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 대응(43%)과 보안 위협 대응(33%)이 전략적 업무 수행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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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리더로서 입지를 넓혀가는 CIO
AI의 중요성과 비즈니스 전략에 대한 집중이 커지면서 CIO의 위상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체 IT 리더의 75%는 경제 환경 변화와 기업 내 가시성 증대를 CIO 위상 강화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CIO는 CEO 및 이사회와의 교육적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전체 응답자의 77%는 이러한 파트너십이 견고하다고 응답했다.
CIO는 단순한 기술 책임자를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고 기술 벤더를 추천하는 핵심 경영진으로 떠오르고 있다. 82%의 응답자는 CIO가 디지털 및 혁신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고, 같은 비율이 CIO가 디지털 전환을 주도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26%의 기업에서는 디지털 전환 관련 모든 결정을 CIO가 단독으로 책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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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입이 실험 단계를 넘어 본격화되면서, CIO는 변화 관리자이자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IT 리더의 81%는 본인의 역할을 변화 촉진자로 규정했으며, 기술과 비즈니스 양측을 모두 이끄는 책임을 맡고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이런 복합적 역할 수행은 여전히 도전이다. 전체 응답자의 76%는 비즈니스 혁신과 운영 효율성 사이 균형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리버티뮤추얼(Liberty Mutual)의 부사장이자 CIO인 모니카 칼다스는 다음 AI 국면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CIO 역할이 또 한 번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를 ‘대규모 오케스트레이터(mass orchestrator)’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Monica Caldas, EVP and global CIO, Liberty Mutual
Liberty Mutual
칼다스는 “CIO에게 있어 근본적인 변화는 바로 전문성과 인력을 대규모로 조율하는 역할”이라며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기술 리더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올바른 역량을 갖춘 팀을 구성해 조직이 복잡한 전환기를 효과적으로 통과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 리더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2025 CIO 현황(State of the CIO 2025) 보고서 다운로드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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