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은 IT 분야에 널리 퍼져 있는 문제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정점을 찍은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팬데믹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기술을 따라가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대규모 해고를 겪었다. 이런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IT 직원, 엔지니어,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심각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IT 리더들은 번아웃이 직원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있지만, IT와 기술 분야에 나타나는 번아웃은 단순히 한 가지 원인 때문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복잡하다. 이는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누적되는 문제다. 결국 직원들의 의욕 상실과 이직 고려로 이어지며, 그 징후를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
업워크 연구소(Upwork Research Institute)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정규직 직원의 71%가 번아웃을 경험했으며, 65%는 회사의 생산성 요구에 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전 세계 최고 경영진의 81%는 지난해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증가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경영진은 장기적으로 AI가 업무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지나치게 기대하고 있다. 반면 많은 IT 직원은 단기적으로 AI가 오히려 업무량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늘어나는 번아웃 현상이 IT 직원 및 조직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살펴본다.
번아웃 현황
고투(GoTo) 의뢰로 원폴(OnePoll)이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IT 직원의 58%는 일상적인 업무와 책임에 압도당하고 있다고 답했다. IT 직원들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접수되는 티켓의 85%만을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이다.
IT 직원은 또한 사이버 보안 문제(39%), 내부 보안(26%), 예산 부족(25%) 등 자신의 업무 범위를 벗어난 다양한 과제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업무량 증가는 기술 직원의 번아웃을 야기하는 주요 요소다.
업워크 보고서에 따르면 직원들은 AI 도구를 사용한 생산성 향상(37%), 기술 역량 확대(35%), 더 넓은 범위의 책임 수행(30%), 사무실 복귀(27%), 더 빠르고 효율적인 업무 수행(26%), 근무 시간 연장(20%) 등의 요구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런 요인으로 IT 직원 71%가 번아웃을 경험했으며, 65%는 늘어나는 회사의 요구에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대별로는 Z세대가 최대 수준의 번아웃(83%)을 경험했으며, 밀레니얼 세대(73%), X세대(71%), 베이비부머 세대(58%)가 그 뒤를 이었다. 여성(74%)이 남성(68%)보다 높은 수준의 번아웃을 겪었다. 직원 3명 중 1명은 번아웃과 과도한 업무량으로 인해 향후 6개월 내에 퇴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IT 리더와 직원 간의 생각 차이
업워크 조사에 따르면, 최고 경영진은 직원이 생산성 요구를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69%), 84%는 조직이 생산성보다 직원 복지를 중시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경영진은 유연한 근무 모델로의 전환(90%)과 직원들의 업무가 상위 전략적 목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해시킬 수 있는 방안(94%)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직원들의 입장은 달랐다. 60%만이 회사가 직원 복지를 우선시한다는 데 동의했다. 회사가 생산성을 더 중시한다고 느끼는 직원 중 73%가 업무량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직원 복지가 더 우선한다고 느끼는 직원의 경우 이 비율이 56%였다.
AI와 관련해서도 인식 차이가 존재했다. IT 리더는 직원의 역량과 AI 준비 수준을 과대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AI 도구를 도입한 조직에서 최고 경영진의 37%가 자사 직원이 이를 사용하는 데 높은 수준의 기술과 숙련도를 가졌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로 높은 수준의 기술 및 숙련도를 보유했다는 직원은 17%에 불과했으며, 38%는 업무에서 AI를 사용하는 데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엔지니어와 사이버보안 전문가의 높은 번아웃
젤리피쉬의 2024년 엔지니어링 관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엔지니어 65%가 지난해 번아웃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번아웃을 경험할 가능성은 10명 미만의 팀에서 일하는 엔지니어가 500명 이상의 기업에서 일하는 이들보다 더 높았다. 그러나 R&D 관리자와 임원의 경우는 반대였다. 10명 미만의 팀에서 일하는 이들은 번아웃을 경험할 가능성이 낮았고, 500명 이상의 팀에서 일하는 이들은 더 높은 수준의 번아웃을 겪는다고 언급했다.
쓰렛커넥트(ThreatConnect) 데이터에 따르면,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도 높은 수준의 번아웃을 경험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사이버 보안 전문가 중 33% 이상이 향후 6개월 내에 퇴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높은 스트레스 수준(27%), 과도한 업무량(23%), 더 나은 경력 전망(23%)을 그 이유로 꼽았다. 또한 응답자의 33%만이 다른 사람에게 사이버 보안 직종을 추천하겠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지난 6개월 동안 업무량이 증가했다고 답했으며, 과도한 업무량(32%), 긴 근무 시간(31%), 빠듯한 마감 기한(21%)을 번아웃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또한 응답자들은 두통(42%), 피로(38%), 수면 장애(35%), 불안과 우울(32%), 근육 긴장(31%) 등을 경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블랙포그(BlackFog)의 또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보안 리더의 98%가 계약된 근무 시간보다 평균 9시간을 더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중 15%는 계약 시간보다 주당 16시간 이상을 더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이버 보안 직원들은 높은 이직률과 인재 부족 속에서 역할이 가중되며 점점 더 심각한 번아웃을 경험하고 있다.
AI가 번아웃을 악화시키는가?
번아웃의 또 다른 주요 원인은 급한 AI 도입이다. 많은 직원이 최신 업계 동향을 따라가느라 부담을 느낀다고 밝혔다. 업워크에 따르면 IT 리더의 85%가 내년에 AI 기술 사용을 의무화하거나 권장할 계획이며, 이는 역량 강화에 대한 직원의 압박을 가중하고 있다. 실제로 직원의 77%는 AI가 일상 업무 부담을 덜어주기보다는 업무량을 늘린다고 답했다.
블랙포그에 따르면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도 AI의 압박을 느끼고 있으며, 42%가 AI 기반 공격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41%는 보안 도구에 더 많은 예산을 할당하고 보안 유지를 위한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번아웃은 보안 측면에서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응답자의 63%는 번아웃이 경고 피로를 유발해 보안 사고의 위험에 둔감해질 수 있다고 답했다.
업워크는 이런 부담과 직원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최고 경영진의 96%가 여전히 AI 도구 사용이 회사 전반의 생산성 수준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IT 리더는 직원들이 AI 도입으로 인해 부담을 느끼는지 파악해야 한다. 조직은 직원을 위해 적절한 역량 강화 및 재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새로운 기술을 학습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역량 강화가 직원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된다면 번아웃만 가중될 수 있다.
업무량 증가를 완화할 AI의 잠재력
일부 직원은 AI가 학습과 역량 강화의 필요성 또는 새로운 도구 사용으로 인한 업무 증가를 우려하지만, 이런 도구가 업무량을 줄여줄 수 있다는 기대도 여전히 있다.
고투 및 원폴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IT 직원도 AI를 지원 도구로 활용할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92%는 AI가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으며, 94%는 단순 업무를 AI에 맡길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73%는 더 복잡한 업무도 AI에 위임할 의향이 있다고 언급했으며, 이를 통해 하루 약 2시간의 업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IT 직원은 적절한 기술과 전문성이 갖춰지면 직장에서 AI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IT 직원이 AI에 맡기고 싶어하는 주요 업무로는 네트워크 성능 모니터링(44%), 기본적인 기기 문제 해결(42%), 기본적인 문제 해결(40%) 등이 있다. 또한 AI에 IT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고 업무 부담을 줄일 잠재력이 있다고 인식한 IT 리더의 93%는 일상 업무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고려하고 있다.
이 설문 조사에 따르면 IT 팀은 이미 73%가 AI를 사용하고 있다. 사용하지 않는 팀 중 61%도 내년 안에 이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AI 도입의 주요 목적으로는 우선순위가 높은 업무에 더 많은 시간 할당(48%), 더 효율적인 티켓팅 워크플로우(43%), IT 팀의 추가적인 역할 (41%) 등이 있다.
IT 직원들은 AI가 하루 업무 시간을 절약해준다면 조직의 IT 인프라 개선(55%), 더 어려운 티켓 처리(46%), 조직의 보안 개선(42%)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번아웃을 해결하는 점진적 접근
조직 내 번아웃을 개선하려면 직원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헌신이 필요하다. 리소스, 멘토링, 승진 기회를 늘려야 하며, 일과 삶의 균형을 평가하고 고위급이 균형의 모범을 보이도록 해야 한다.
직원 참여도를 높이고 번아웃을 줄이고자 노력하는 조직은 직원 유지에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022 트렌드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가 불확실한 시기에 직원 참여에 2배의 노력을 기울인 조직”은 그렇지 않은 조직에 비해 재무적으로 2배 더 높은 성과를 거뒀다. 또한 보고서는 직원 참여도가 한 단계 증가할 때마다 기업의 시장 가치가 직원 1인당 4만 6,511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조직의 번아웃을 줄이면 이점은 분명하다. 대표적으로 더 높은 직원 유지율, 채용 용이성, 생산성 향상, 업무 효율성 증가 등을 기대할 수 있다. 건강한 직원은 조직이 번창하도록 돕고, 회사 비용을 절감하며, 비즈니스 목표를 지속적으로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조직이 번아웃의 부정적인 영향을 경험하고 있다면, 한 걸음 물러서서 직원 경험을 평가하고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 파악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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