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티모시 D. 하우 장군과 그의 민간 부책임자 웬디 노블을 전격 해임했다. 하우 장군은 국가안보국(NSA)과 사이버사령부(Cybercom)를 동시에 이끌고 있던 핵심 정보 책임자였다.
이번 해임은 음모론을 자주 언급하고 반이민·반무슬림 입장을 옹호하는 극우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루머는 X 계정에 “NSA 국장 티모시 하우와 그의 부책임자 웬디 노블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하지 않았다. 그래서 해임된 것”이라며 “하우 장군은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이자 마크 밀리 장군이 직접 지명한 인물이다. 밀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역 혐의를 받은 인물인데, 그런 인사가 추천한 사람을 왜 그대로 써야 하느냐?”라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우와 노블은 해임 사유에 대한 설명조차 듣지 못한 채 “더 이상 근무하지 않아도 된다”는 통보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우는 출장 중에 해임 사실을 전해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사이버사령부 부사령관인 윌리엄 J. 하트먼 중장이 NSA 국장 직무대행을 맡게 되며, NSA의 전 국장이었던 실라 토머스가 노블의 자리를 이어 부책임자 직무대행으로 나설 예정이다.
“존경받던 리더 해임, 국가 안보 위협”··· 정치권과 전문가들 강하게 비판
하우 장군은 2024년 2월부터 NSA와 사이버사령부의 수장으로 재직했으며, 30년 이상 고위 군사·정보 분야에서 활동해 온 인물이다. 공군 장교와 지휘관을 거치며 경력을 쌓았으며, 사이버전과 관련해 깊은 전문성을 인정받아 왔다.
NSA 및 사이버사령부를 지휘하기 전에는 사이버사령부 부사령관으로 2년간 활동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NSA와 함께 ‘러시아 스몰 그룹(Russia Small Group)’을 이끌며 2018년 미국 중간선거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을 차단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이 그룹의 NSA 측 책임자였던 앤 뉴버거는 이후 바이든 행정부에서 사이버 및 신흥기술 담당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역임했다.
정치권에서는 해임 결정에 대해 강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상원 정보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버지니아주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중국발 솔트 타이푼 사이버 공격(중국 정부와 연계된 해킹 그룹이 2023년부터 2024년 사이, 미국과 서방 국가의 주요 인프라를 겨냥해 벌인 사이버 공격 캠페인)이 보여주듯, 미국이 전례 없는 사이버 위협에 직면한 시점에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이 국민의 안전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라고 지적했다.
하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짐 하임스 의원도 “하우 장군을 NSA 국장에서 해임한 결정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라며 “그가 법을 지키고 국가 안보를 우선하는 정직한 인물이라는 점이 오히려 해임 이유가 된 것 같아 우려된다. 정보당국과 국민은 이 결정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당장 들어야 한다. 이 결정은 모두를 더욱 위험하게 만들 뿐”이라고 전했다.
방위정책연구소(FDD) 산하 사이버·기술혁신센터(Center on Cyber and Tech Innovation)의 선임이사이자 퇴역 해군 소장이기도 한 마크 몽고메리는 보안 전문 매체 CSO와의 인터뷰에서 “하우 장군은 NSA와 사이버사령부 양쪽 모두에서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한 인물”이라며 “그는 실력 있는 사이버 전문가이자 존경받는 리더였고, 그의 유일한 ‘실수’라면 전임 대통령의 합법적 지시를 충실히 이행했다는 점뿐이다. 훌륭한 리더는 많지 않다. 충분한 이유 없이 함부로 해임해서는 안 된다”라고 언급했다.
NSC 주요 인사들도 줄줄이 해임
이번 해임 조치는 국가안보회의(NSC)의 주요 인사 해임 결정에 이어 나왔다. 앞서 해임된 NSC 인사에는 기술 및 국가안보 담당 선임이사 데이비드 페이스, 정보 담당 브라이언 월시, 국제기구 담당 매기 도허티, 입법 담당 토마스 부드리 등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루머를 “위대한 애국자”라고 표현하며 “정부 인물에 의견을 제시하고, 때때로 나는 그 의견을 듣는다”고 언급했다. 다만 NSC 보좌관 해임 결정에 루머가 관여했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하지만 NSC 인사들의 해임 배경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루머는 X에서 “해임된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방해해 온 불충실한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Read More from This Article: 트럼프, NSA 및 사이버사령부 수장 전격 해임··· 극우 인사의 개입설 불거져
Source: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