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분할이 오히려 소비자와 기업에게 이롭다고 설명했다. 분할은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고 시장 전반에 걸쳐 공정한 경쟁을 촉진할 것이라는 견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법무부가 제안한 구글 분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트럼프는 법무부의 조치가 구글의 경쟁력을 저하시켜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미국의 입지를 좁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구글 분할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비영리 조직 시카고 경제클럽과 블룸버그와 공동으로 진행한 행사에서 “중국은 구글을 두려워하고 있다”라고 표현하며 “구글을 분할하면 구글 자체를 ‘파괴’하여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기술 패권을 놓고 경쟁 중이며, 미국은 중국으로의 기술 수출을 제한하는 무역 제재를 시행하고 있다.
트럼프의 이러한 발언은 다소 모순적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2020년 재선을 준비하던 시기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적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법무부는 구글이 스마트폰과 웹 브라우저의 기본 검색 엔진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애플 등의 회사에 비용을 지불했으며, 이런 과정에서 구글이 불공정하게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독점 지위를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구글 분할 가능성은 최근 법무부가 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더욱 현실화되고 있다. 법무부는 해당 문서에서 “구글이 크롬, 플레이, 안드로이드와 같은 제품을 이용해 구글 검색과 관련된 서비스들을 경쟁업체나 신규 진입자보다 우위에 두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법무부 차원에서 직접 구글에게 특정 행동을 제한하거나 회사 구조를 변경하는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크롬 브라우저에 구글 검색 엔진을 기본으로 설정해 놓은 것이 ‘경쟁사 활동의 폭을 줄이고, 새로운 경쟁자가 생겨나는 것을 막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기업 분할을 고려하게 된 기기 제조업체 및 통신사와의 수익 공유 계약한 부분도 검토하고 시정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당 계약이 전 세계 기기 대부분에서 구글을 기본 검색 엔진으로 유지하게 했으며, 사실상 경쟁업체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을 차단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산하 언론사 컴퓨터월드는 구글에 트럼프의 발언과 법무부의 의견에 대한 입장을 요청했으나, 구글은 이에 대해 별도의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다.
두 개의 구글이 더 나을까?
민주당의 대선 후보 카말라 해리스가 다가오는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구글의 분할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 분석 기업 옴디아(Omdia)의 AI 및 데이터 분석 수석 애널리스트 브래드 심민은 “민주당 행정부가 전통적으로 소비자 보호를 중시하며 과도한 권력을 가진 기업을 분할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반면 공화당은 독점적인 시장 점유율을 가진 대기업을 그대로 두는 것을 선호한다”라고 말했다.
심민을 비롯한 여러 전문가는 법무부가 제안한 것과 같은 분할이 소비자와 기업에게 기술 선택과 제품 번들링에 있어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심민은 “자본주의는 어느 정도의 혼란과 다양성 위에서 번성한다”라며 “구글 해체는 소비자 보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한 회사가 지배적인 위치에 있을 때 혁신이 억제되고, 발전이 정체되고, 결국 제로섬 게임이 된다”라며 “기업이 경쟁 없는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면 제품이나 서비스 품질 향상에 대한 동기가 줄어든다. 그 결과, 기업은 고객의 불만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트럼프의 발언에 따르면, 트럼프는 구글 해체보다는 공정한 경쟁 보장을 선호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업계 전문가들은 이것만으로는 공정한 경쟁을 장려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구글을 분할하는 대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는 쪽을 선호할 수 있지만, 이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다른 산업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밤베넥 컨설팅의 대표 존 밤베넥은 “빅테크의 근본적인 문제는 독점적인 경제 구조에 있다”라며 “규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문제가 너무 심각할 경우에는 회사를 분할하는 것이 자본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이다”라고 전했다.
밤베넥은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특정 기업이 시장 경쟁에서 지나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공정한 경쟁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규제 기관의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는 미국이 중국과 같은 글로벌 경쟁자에 비해 기술적 우위를 잃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밤베넥은 “공산주의 및 독재 경제는 당연히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한다”라며 “자유 시장 내에서도 경쟁과 혁신이 가능하며, 기술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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