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CEO들은 ‘IT는 그냥 프로그램만 작성하면 된다’라고 생각했다. IT 업계에서 ‘그냥’이라는 단어를 왜 쓰면 안 되는 지를 설명하는 것은 CIO의 몫이었다.
그러다 CEO의 기술 이해도가 높아졌다. 이는 CIO가 IT에 대해 더 잘 설명하게 되어서가 아니라, ‘디지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때 디지털의 의미는 많은 전문가들이 말한 것과는 달랐다.
디지털은 비즈니스 의사 결정권자들이 ‘보편적 기술의 영역‘에 진입하면서 본격화했으며, 이 영역에서는 주어진 상황에 기술을 사용하는 게 당연시됐다. 그 결과, 기술에 대한 개별적 결정은 더 이상 투자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언제 기술을 사용하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CEO와 경영진, 관리자, 직원들은 이제 일상적으로 인터넷 쇼핑을 하는 것은 물론, 고객의 제품 경험과 여러 유용한 기능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보편적 기술의 영역’에 살고 있다.
이들이 보편적 기술의 영역에 살고 있다는 또 다른 근거는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인식에서 찾을 수 있다. 자율주행 차량이 현재는 완전히 신뢰할 만한 수준이 아닐지라도, 결국에는 불가피하게 실현될 기술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가상 업무 환경이 일상화된 이후부터는 보편적 기술의 영역에 사는 것이 당연해졌다. 물론 줌(또는 팀즈, 미트)에서의 삶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히 상호작용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이 새로운 환경에서 어떻게 살고 일할지를 터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CEO가 ‘보편적 기술의 영역’에 있기 때문에, 웹사이트나 앱, 또는 소매점 매장에서 새로운 기술을 발견했을 때 CIO들은 해당 기술을 회사에 적용하는 것이 비현실적인 기대치라며 무시할 수 없게 됐다.
단순함이 곧 가치
CEO 입장에서 CIO가 기술을 실현할 것을 기대할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더 큰 문제는 기내 잡지가 기대치를 구성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 비즈니스 경영진은 IT가 ‘그냥’ 프로그램을 작성하면 비즈니스 이익이 인터넷 수도꼭지에서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CEO는 경험을 통해 이런 일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어렵다는 것을 아는 것과 왜 어려운지 아는 것은 다르다. 마치 자동차를 운전할 때 가속 페달을 밟으면 속도가 빨라지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느려지는 것을 알더라도 수천 개의 부품이 실제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모르는 것과 같다.
비유를 계속하자면, 전기차(EV)는 내연기관 차(ICE)보다 움직이는 부품이 훨씬 적다. 유지보수의 복잡성을 크게 줄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핵심은, 현재 IT 조직이 ICE가 아니라 EV가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가다.
다시 말해, IT 아키텍처가 모든 계층에서 가능한 한 단순하게 구성돼 있는가?
기술 스택 점검하기
자신 혹은 팀에게 물어보자.
- 사용 중인 운영 체제는 몇 개인가? 그 운영 체제의 버전은 몇 개인가? 그중 최신 버전은 몇 개인가?
- 사용 중인 프로그래밍 언어는 몇 개인가? 그 중 지원자들이 개발에 관심이 없어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언어는 몇 개인가?
- 사용 중인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은 몇 개인가? 그 시스템의 버전은 몇 개인가? 그중 최신 버전은 몇 개인가?
- 운영 중인 애플리케이션 스위트는 몇 개인가? 그 스위트의 모듈은 몇 개인가? 그 모듈의 버전은 몇 개인가? 그중 최신 버전은 몇 개인가?
- 데이터 저장소 중 깔끔하고 잘 구조화된 것과 복잡하게 얽힌 것의 비율은 어떠한가?
- 이를 활용하는 비즈니스 영역에서, 직원이 평균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익숙해져야 하는 애플리케이션은 몇 개인가?
- 중복된 데이터베이스의 동기화를 위해 사용 중인 인터페이스는 몇 개인가? 배치 방식인가 실시간 방식인가? 사용자 정의 코드인가 커넥터 기반인가?
-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는 것이 얼마나 쉽거나 어려웠는가?
- CEO가 투자를 허용한다면, IT 아키텍처의 가장 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인력과 자금, 시간이 필요한가?
CEO가 IT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한 채 필요악으로만 여겼을 때도 상황은 충분히 나빴다. 이제 CEO는 IT를 전략적 필수 요소로 여기며, 이를 실현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최소한 기본적인 이해도가 있다. 이는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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