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사곤(Hexagon)이 최근 전 세계 660명의 기업 임원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약 절반만이 디지털 트윈으로 20% 이상의 ROI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CFO가 프로젝트를 빠르게 승인할 수 있다고 답한 ROI 수준과 유사하다. 흥미로운 점은 기업들이 승인된 AI 프로젝트에서 기대한다고 말하는 ROI 수준과도 거의 같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트윈과 AI 프로젝트의 ROI가 유사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둘이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공생 관계에 있기 때문일 수 있다. 둘 중 하나만 활용하는 것은 마치 글러브 없이 야구장에 나가는 것과 같을 수 있다.
지난 기사에서 언급했듯이, 기업들은 AI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개별 직원을 ‘보조’하는 방식보다는 현재 애플리케이션 워크플로우에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런 워크플로우 중심 전략은 AI를 비즈니스 운영을 대표하는 실제 거래 흐름과 연결할 수 있다. 직원들은 이런 흐름을 거의 볼 수 없고, 단지 그 결과를 반영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만든 보고서나 지시사항 형태로만 접한다. AI에게는 맥락이 중요하다.
디지털 트윈의 경우 맥락이 거의 전부다. 실제 시스템은 기계적인 요소와 인간적인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도 함께 작동해야 한다. 이런 시스템을 제어하려면 소프트웨어가 시스템 전체를 완전히 이해해야 하는데, 여기서 디지털 트윈이 핵심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문제가 여기에 있다. 기업들은 디지털 트윈을 만들고 이를 실제 시스템 제어에 활용하도록 결정하는 과정이 일반적인 애플리케이션 개발로는 처리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디지털 트윈은 주로 단순한 시스템에만 사용되는 경향이 있고, 단순한 시스템은 직원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거의 없을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의 ROI는 직원 생산성에서 나오기 때문에, 직원과 상호작용이 적으면 탄탄한 비즈니스 사례를 만들기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AI와 디지털 트윈을 결합하면 어떨까? AI와 디지털 트윈을 연결하는 3가지 방법이 있다. 각각은 공통 가치를 확대하고, 더 많고 더 나은 비즈니스 사례를 만들며, ROI를 높일 수 있다.
1.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
한 가지 방법은 실제 시스템을 모델링하고 디지털 트윈을 생성 및 훈련하는 데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이라는 개념이다. 이런 모델은 사람과 유사한 실제 시스템 모델링을 포함해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다. 자율주행 차량이 다른 차량이나 보행자, 심지어 애완동물까지 피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훈련이 필요하다. 거대한 경기장을 만들고 훈련 중에 생명과 재산을 위험에 빠뜨리는 대신, 시스템에 시나리오 영상을 제공하고 이에 대응하도록 할 수 있다.
2. 제어 루프 완성
두 번째 전략은 AI를 활용해 산업 현장에서 말하는 ‘제어 루프’를 완성하는 것이다. 실제 시스템은 센서를 통해 디지털 트윈과 연결돼 있으며, 이 센서들이 현실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모델과 계속 동기화한다. 이렇게 현실과 연결된 디지털 트윈을 제대로 제어하려면, 소프트웨어가 모델의 상태(그리고 그 모델을 통해 실제 시스템의 상태)를 파악한 뒤, 다음에 어떤 조치를 취할지 결정해야 한다. 시스템이 단순하고, 특히 복잡한 인간 행동 같은 예측하기 어려운 요소가 많지 않다면 이런 제어는 기존의 프로그래밍 방식이나 엣지 컴퓨팅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복잡한 시스템에는 실제로 변수가 많기 때문에 이런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복잡한 시스템에는 디지털 트윈을 제대로 적용하기 어려웠다. AI를 활용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머신러닝이나 생성형 AI 같은 기술이 최적의 결정을 내려주면서, 복잡한 시스템에서도 제어 루프를 완성할 수 있게 된다.
3. AI와 트랜잭션 워크플로우 연결
세 번째 방법은 AI와 트랜잭션 워크플로우를 연결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이미 주문을 받고, 상품을 배송하고, 부품을 이동시키는 애플리케이션을 갖고 있다. 이런 애플리케이션이 현재 비즈니스의 상업적 측면을 주도하지만, 주문을 받거나 배송을 예약한다고 해서 트럭에 물건을 싣거나 패키지에 라벨을 붙일 수는 없다. 디지털 트윈은 지금까지 실제 움직임과 작업을 감지하는 센서를 통해 현실 세계와 연결됐다. 그렇다면 상업용 애플리케이션, 즉 거래는 어떻게 포착할까? 오픈USD(OpenUSD) 같은 오픈 데이터 프레임워크가 해답이 될 수 있다. AI도 오픈USD를 지원한다면 AI가 기존 애플리케이션에서 워크플로우 데이터를 ‘읽을’ 뿐만 아니라 이런 흐름에 도입될 작업을 생성할 메커니즘을 마련할 수 있다.
이런 요소가 결합돼 AI와 디지털 트윈은 트랜잭션 및 실제 기능 수준 모두에서 비즈니스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이 조합은 전체 비즈니스의 자동화라는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자동화를 도입한다. 모든 프로세스, 모든 직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동화다.
지금까지 IT 예산의 대부분은 회사 전체 인력 중 약 60%를 차지하는, 영업이나 거래 등 상업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쓰여 왔다. 이 때문에 나머지 40%의 직원들은 IT 투자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40%의 직원이 실제로는 이미 IT의 도움을 받고 있는 60%보다 더 높은 노동 가치를 가진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IT 투자는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디지털 트윈과 AI를 결합하면, IT와 네트워크의 구조 자체를 완전히 새롭게 바꿀 수 있다.
네트워킹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현장에서 직접 물건을 옮기거나 운전을 하거나, 심지어 화재 진압이나 시민 보호와 같은 일을 하는 이 40%의 ‘기능적’ 직원은,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려면 자신만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지금보다 훨씬 더 세밀하게 현실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만약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스스로 주행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실제로 그 도로의 디지털 트윈을 만들고, AI가 차량을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목적지까지 안내할 수 있다고 믿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상품의 이동이나 서비스 제공도 같은 방식으로 이해하고 최적화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AI와 IoT/디지털 트윈 이니셔티브를 통해 지금까지 배운 점은 쉬운 목표가 최고의 ROI를 제공하지 않으며, 새로운 기술을 개별적으로 활용할 기회를 찾기보다 여러 기술을 함께 계획적으로 활용해 일상적인 복잡성을 해결할 때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점은 최근 기업들이 실제로 이런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도구를 내놓기 시작했으며 기업 현장에서도 점차 이 도구들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AI에 대한 과장된 기대나, 막연한 자율 운영 주장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 현실은 생각보다 더 가까이 와 있고,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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