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어제 일처럼 기억난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5G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회의실에 들어갔을 때였다. 회의장의 임원들은 5G의 잠재력에 대해 흥분하고 있었다. 심호흡을 하고 당시 가지고 있던 우려를 피력했다. “솔직하게 말해, 5G를 둘러싼 약속은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아직 과대광고에 부응하지 못하는 기술에 우리는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현재의 동향을 고려할 때 실망할 수 있습니다.”
회의실은 조용해졌고 회의 참석자들의 얼굴에는 불신의 기운이 맴돌았다. 한 임원이 정중하게 말했다. “데이비드, 잘못 생각하셨어요. 5G는 클라우드의 미래입니다!” 다른 임원들도 내 회의론에 반박하며 맞장구를 쳤다. 필자는 회의장에서 동료와 고객의 주장에 반기를 드는 유일한 반대자였다.
장기적으로 보면 내가 틀렸던 걸까? 아니다. 그렇다면 당시의 주장이 내 경력에 도움이 되었을까? 역시 아니었다. 많은 성과 평가에서 들었던 말을 떠올려 본다. “흐름을 따라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마법의 총알’을 의심한다
30년 넘게 기술 업계에 종사하면서 필자는 한 가지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왔다: 마법의 총알은 존재하지 않으며, 그런 식으로 홍보되는 모든 것은 일반적으로 형편없는 투자로 이어진다.
하지만 기술 치어리더들이 갖가지 방식으로 필자를 공격하곤 했고, 일부는 수십억 달러의 마케팅 비용으로 중무장한 이들이었다. 그리고 이제 생성형 AI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아이디어는 건전하고 합리적인 투자가 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을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특정 기술이나 제품에 투자하는 결정을 내리고, 이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을 적으로 바라보곤 한다. 납득할 수 없기에 자주 부딪히는 사고방식이다. 어떤 기술이든 면밀히 살피고 어떤 부분이 ROI를 가져오는지 판단해야 한다.
5G 홍보 초기에 마케팅 팀은 초고속, 지연 시간 단축, 대규모 연결 기능으로 산업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완전 자율 주행 차량이 스마트 시티 인프라와 원활하게 통신하고, 초연결 생태계를 통해 사물인터넷 디바이스가 똑똑하게 작동하는 매력적인 비전이었다. 많은 조직은 5G가 실시간 데이터 처리를 향상시키고 증강현실 및 머신러닝을 비롯한 고급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여 운영 수준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상상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야생에서 5G는 무시무시한 맹수라기보다는 소심한 초식동물에 가깝다는 것이 입증됐다.
아직도 기다려야 하는 5G의 혜택
빠른 투자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으로 많은 기업이 5G 이니셔티브에 리소스를 과도하게 투입해왔다. 이러한 과잉 투자는 단순히 잘못된 재무적 결정을 넘어 엄청난 방해 요소가 됐다. 5G가 어느 정도 가치를 제공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비즈니스에 훨씬 더 많은 이익을 가져올 수 있었던 다른 노력을 희생한 대가였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강화하고, 기존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의 요구 사항을 여전히 충족하는 4G 기술 활용에 집중해야 할 때 5G 구현에 시간과 인력, 재원을 잡아먹었다.
현재 5G는 클라우드 컴퓨팅 사용자를 실망시키는 몇 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 기존 인프라에 대한 광범위한 업그레이드는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들며 기술적으로 복잡한 과정임이 입증됐다. 많은 지역에서 여전히 4G LTE만 사용할 수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5G 연결의 즉각적인 가용성과 이점이 제한적이다.
• 5G의 빠른 속도에 대한 마케팅이 거창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4G LTE에 비해 약간의 개선만 있다는 보고가 상당수다. 마케팅과 같은 속도가 현실화되어야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애플리케이션에서 기대하는 이점을 얻을 수 있다.
• 초저지연 연결이 여전히 요원하다. 엣지 컴퓨팅과 같이 초저지연성이 필요한 인프라가 아직 개발 단계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성능은 미미하게 개선될 뿐이다.
• 5G는 특히 시골과 교외 지역에서 포괄적인 커버리지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러한 격차는 클라우드 컴퓨팅 활용 기업, 특히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의 기업에 제한적인 혜택을 의미한다.
• 인프라 업그레이드에 큰 비용이 든다. 많은 기업이 인프라 및 기업용 디바이스에서 5G로 전환하는 데 따르는 재정적 부담으로 인해 5G 전환을 망설이고 있다. 특히 4G 기능으로도 충분한 활용처라면 더욱 그렇다.
• 자율주행차나 스마트 시티와 같은 혁신적인 활용안이 아직 널리 채택되지 않았다.
• 많은 기업이 기존 기술로도 원하는 클라우드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5G의 잠재력에 과잉 투자했다.
• 5G가 가정과 기업의 와이파이를 대체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인프라 비용, 일관되지 않은 가용성, 디바이스 호환성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와이파이가 여전히 일상적인 사용에 적합하다. 물론 사용 사례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5G를 막대한 비용을 들여 억지로 설치해야 하는 상황은 드물다.
물론 새 스마트폰을 내려다보면 화면 오른쪽 상단에 “5G”라는 표시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G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이유가 뭘까?
필자는 5G가 단순한 대역폭 이상으로 홍보되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속도 업그레이드만 있었다면 그렇게 요란하게 홍보되지 않았을 것이다. 5G가 클라우드 사용자를 포함한 기술 사용자의 판도를 진정으로 바꿀 것이라고 마케팅한 벤더들이 적지 않았다.
애석하게도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하지 못했음을, 헛되어 방망이를 휘둘렀음을 인정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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