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모든 일은 한 번에 하나의 작업을 통해 쌓인다. 이상적으로는 각 작업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명확히 설정된 최종 상태를 향해 나아가는 일련의 단계와 일관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불확실한 시기에는 많은 IT 작업이 미래의 목표 지점과 단단히 연결되지 않는다.
웨스트젯(WestJet), 맥케슨(McKesson), 키스팬(KeySpan) 등에서 CIO를 역임한 셰릴 스미스는 저서 ‘IT 혁신의 전날(The Day Before IT Transformation)’에서 생산에 투입된 모든 시스템과 코드가 7년 후에도 지속되고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IBM의 전 CEO 루 거스트너는 1993년 “미래는 ‘실행이 전부’”라는 발언으로 미래 예측의 실책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됐다. 맥킨지 출신 컨설턴트였던 그의 말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 대비하려던 CIO들의 노력을 좌절시켰다.
더욱이 이는 IT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두더지 잡기’식의 소모적인 업무 루틴에 빠지는 계기가 됐다. 현재 많은 IT 부서가 행동만 있고 서사는 없는 내러티브에 갇혀있다. 업계에는 최종 목표에 대한 설득력 있는 비전이 부족한 상태다.
명확히 하자면 ‘실행’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무엇을 실행하느냐, 즉 당면한 IT 과제가 무엇인지에 있다. 조각가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무덤에 글자를 새기다 간격 실수(F R A NCISC VS)를 일으킨 것처럼, 우리는 종종 세부사항에 집중하다 전체 맥락을 놓치곤 한다
중요한 것은 미래를 염두에 둔 첫걸음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다시 말해 지금 실행하는 일이 최종 목표와 일치해야 진정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
비전이 필요
‘비전’이라는 말은 이제 리더가 당면 과제에 미래적 관점을 반영하지 못하는 실패를 지칭하는 은유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에는 주요 벤더 CEO들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비전과 영감을 제공했다. 그러나 오늘날 대형 기술 컨퍼런스에서 쏟아지는 ‘미래 이야기’에는 현실성이 결여돼 있다. IT 실무자들이 직면한 실제 문제와 우선순위가 반영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술이 더 빠르고 깊은 연결을 가능하게 만든 지금, 솔루션 벤더의 최고경영진은 오히려 고객의 현실과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벤더 CEO와 그들의 보고라인은 모두, 전 세계 CIO들이 겪는 현실과 무관한 자신들만의 거품 속에 갇혀 있다.
이제 주요 벤더들은 고객 각자가 직면한 원인, 맥락, 조건에 대한 이해를 담은 입장문을 직접 작성해볼 필요가 있다. 고객들이 벤더에게 자사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물어보는 것도 흥미로운 실험이 될 것이다.
주요 솔루션 벤더에게 마케팅 예산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물어본 적이 있는가? 수백만 달러가 현직 CIO들에게는 별 의미 없는 활동에 쓰이고 있다. 지금보다 슬로건은 줄이고 대화는 늘린다면 훨씬 더 나아질 수 있다.
‘다음’을 재정의하기
지금 AI 시대를 대표하는 목소리는 누구일까? 엔비디아 CEO 젠슨 황, 오픈AI CEO 샘 알트먼, 앤드리센 호로위츠 공동설립자 마크 앤드리센, 혹은 테슬라, 스페이스X, xAI의 일론 머스크일까? 믿을 수 있는 미래, 살고 싶은 미래를 제시한 사람은 누구인가?
주요 IT 벤더의 CEO는 특정 고객사에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알고 있을까?
미래지향적 의제는 ‘다음에 무엇이 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데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제 ‘다음’에 대한 서사는 현실과 동떨어진 먼 미래의 유토피아를 좇는 이야기로 퇴색됐다.
아담 베커는 저서 ‘더 많은 모든 것을 영원히(More Everything Forever)’에서 기술 중심 비전의 과잉을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기술 구원 이데올로기’를 버리고, 100년 후가 아닌 내일을 더 낫게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학자로서 필자는 미래를 고민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 교훈을 공유하고자 한다. 100%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다. 항상 미래에 베팅하는 기술 벤더가 늘 옳은 것은 아니다. 2011년 5월, MS는 인터넷 전화의 선구자였던 스카이프를 85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후 14년이 지난 지금, MS는 스카이프 서비스를 공식 종료했다. 한때 “스카이프하자”라는 표현이 있을 만큼 보편화됐던 서비스였다.
미래는 100% 예측할 수 없지만, 방향성 있는 투자는 지금부터 할 수 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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