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는 2025 회계연도(2024년 6월 30일 종료)에 약 800억 달러를 투자해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MS의 브래드 스미스 사장 겸 법률고문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 데이터센터가 주로 AI 모델 학습과 AI 및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운영에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미스는 계획된 투자의 절반 이상을 미국 내 신규 시설에 배정할 것이라며 “이번 결정은 미국에 대한 우리의 약속과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반영한다”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의 두 번째 대통령 임기를 앞두고, MS 경영진의 발표 방향은 이전보다 더 강한 자국중심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 스미스는 미국의 AI 기술을 동맹국과 우방국에 수출해야 한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스미스는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는 지금이 미국의 기술력과 경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표현했다.
스미스는 AI를 현대 사회의 전기라고 비유하며 “앞으로 4년은 향후 25년 동안 미국 경제 성공의 기초를 마련할 수 있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의 첫 번째 임기 동안 수립된 AI 정책의 기본 원칙들을 언급하며, 이를 토대로 미국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2019년 2월 11일, 트럼프는 ‘AI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 유지’라는 이름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 1항은 “미국의 경제와 국가 안보를 유지하고 미국의 가치, 정책, 우선순위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AI의 글로벌 발전을 이끄는 데 있어 AI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고 명시했다.
MS는 트럼프가 이 행정명령을 상기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미스는 트럼프의 이전 행정명령이 “AI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의 투자와 연방 데이터 및 컴퓨팅 자원에 대한 접근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것이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스미스는 현재 트럼프와 의회에 “미국의 AI 리더십 강화를 위해 이러한 노력을 확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아울러 MS는 미국의 AI 수출 활성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2019년 행정명령에서 당시 프 대통령은 “미국 AI 산업을 위한 시장을 개방하는 동시에, AI 분야에서 우리의 기술적 우위를 보호하고 전략적 경쟁자와 적대국의 인수로부터 핵심 AI 기술을 보호하는 국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AI vs. 중국 AI
스미스는 블로그에서 중국 AI와 경쟁해야 하는 시나리오를 설명했다. 그는 국제적 영향력이 핵심 요소라고 강조하며, “중국은 개발도상국에 부족한 반도체를 보조금 형태로 제공하고, 현지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전략은 한 국가가 자국의 AI 플랫폼을 표준화하면, 미래에도 계속 이 플랫폼에 의존하게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미스는 “미국 AI를 더 나은 대안으로 홍보하기 위한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미국의 동맹국과 우방의 참여와 지원이 요구된다”라고 밝혔다. 스미스는 3년간 14개국에 350억 달러(약 46조 7천억 원) 이상을 투자해 신뢰할 수 있는 AI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스미스에 따르면, MS의 글로벌 인프라는 현재 40개국에 이르고 있으며, 여기에는 중국이 일대일로 투자에 주로 집중해온 글로벌 남반구 지역도 포함된다.
이를 토대로 스미스는 “미국의 가장 중요한 공공 정책 우선순위는 미국 민간 부문이 발전 동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라며 더 강력한 정치적 지원을 요청했다. 스미스는 “지나치게 규제를 강화하면 미국의 민간 부문이 둔화될 위험이 있다”라며 “실용적인 수출 통제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궁극적으로 “미국의 AI 기술이 동맹국과 우방국에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IT 의존성과 주권 사이에서 갈등하는 유럽
한편, 유럽이 스미스가 제시한 AI 전략에 동참할지는 불확실하다. MS는 지난해 유럽 인프라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으며, 독일에는 32억 유로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은 AI의 활용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AI법을 통과시켰다. 현재 AI 로비스트들은 기업의 이익을 위해 규제의 완화를 목표로 치열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향후 4년간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 정책이 트럼프 정부 하에서 어떻게 전개될지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트럼프의 첫 임기 때와 같은 보호무역주의는 유럽 국가가 특히 디지털 부문에서 자국의 주권을 더욱 중시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다만, 과거 수십 년간의 실패 사례를 감안할 때 이러한 시도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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