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시대의 개인과 사회
현대 사회를 정의하는 핵심 개념 중 하나는 불확실성이다. 불확실성은 사회적, 경제적, 제도적 변화에 의해 심화된다. 지금이 그렇다. 지그문트 바우만은 이를 ‘액체현대’(Liquid Modernity)로 설명한다. 액체성은 기존의 질서가 무너지고 해체됨을 상징한다. 전통적이고 고정되었던 고체사회(Solid)의 가족구조와 사회구조가 해체되고 사회규범과 가치가 고정되지 않는 유동적이며 변화하는 특성을 지닌다.
변화는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기 어려워지고 불안정성을 높인다. 디지털기술 발전과 글로벌화된 사회는 더 유동적이고 파편화 된다. 기존의 질서가 무너지고 가벼워지며, 사회는 기존의 구조와 달리 네트워크로 인식되고 그 결과 시스템에서 개인화로 파편화 된다. 파편화된 사회구조와 인간관계는 유동적이고 일시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 액체사회는 유동하며 개인화와 양극화로 나아가며 모든 불확실성을 증대한다. [그림1]은 불확실성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최형광
글로벌화, 불확실성의 시대
갤브레이스(J.K. Galbraith)는 기술혁신과 글로벌화, 경제적 복잡성과 정보 비대칭 등이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한편, 경제적 불균형과 사회적 갈등을 만든다고 보았다. 즉, 경제시스템이 글로벌화 되어 국가간의 경계의 의미를 희석시키며 더 복잡해지고 상호 연결이 높아지면서 불확실성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디지털 기술혁신으로 인한 자동화와 인공지능의 도입은 많은 일자리를 대체하며, 이에 따른 경제적 불안정성을 야기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상호 의존성 증대는 한 국가의 경제적 충격과 불안이 다른 국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면 펜데믹 이후의 글로벌 공급망과 국제무역 전쟁, 환율 변동 등은 글로벌 불확실성의 사례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변화에서 오는 데이터를 확보하여 변화하는 경제 환경을 이해하고 이를 반영하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정보의 비대칭을 줄이기 위해서 데이터 확보가 중요해진다. 그렇다고 데이터 양이 많다고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정보의 양이 방대할 경우 데이터 처리를 위한 구조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는 과도한 정보로 인한 혼란을 초래하여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위기(Risk)와 불확실성(Uncertainty)
오늘날 불확실성의 시대는 개인과 조직, 사회 모두에게 나타난 도전적 과제다. 불확실성은 사회적, 경제적, 조직적 차원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나이트(Frank Knight)는 불확실성을 위험(Risk)과 불확실성(Uncertainty)으로 나눈다. 확률적 개념을 도입하여 리스크(확률이 알려진 상황)와 불확실성(확률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으로 구분한다. 멘즈(Menz)는 더 나아가 위험(Risk)과 불확실성(Uncertainty)을 4영역으로 구분하며 각 영역의 특징을 [그림2]로 표현한다.
내년에 미중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확률로 알 수 있다면 위험(Risk)이고 확률 예측이 안되면 불확실성(Uncertainty)이다. 예측이 가능한 경우는 위험이고 위험이 관리되면 예방할 수 있다.
- 위험(Risk): 예측 가능한 미래 사건과 그 확률이 있음.
- 불확실성(Uncertainty) 1: 사건의 결과는 예상 가능하나, 발생 확률을 알 수 없음.
- 불확실성(Uncertainty) 2: 현재는 알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 가능성이 있음.
- 불확실성(Uncertainty) 3: 사건 자체가 예측 불가능함.
Jan-Oliver Menz : Uncertainty, social norms and consumption theory: Post and New Keynesian approaches
[그림2]의 4가지 타입으로 위험과 불확실성의 유형을 구분하고 세분화하면 의사결정을 위한 탐구와 틀을 구현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예측이 어려운 경우와 타입 4의 경우에 대부분 경험을 기반한 직관적인 판단 또는 사회적 규범을 따르는 판단을 하게 된다.
(불)확실성과 AI 정보기술
정보기술의 가상화는 역동성(Dynamic)을 높인다. 컴퓨터 시스템과 스토리지, 네트워크와 정보기술 서비스가 가상화 된다. 가상화는 유동성을 높이고 비즈니스의 변화를 빠르게 대처한다. 가상화 기술은 모바일과 접목되며 정보의 생산과 소비 방식에 혁신적 변화를 주게 된다. 이러한 디지털기술의 혁신적 발전은 전통적 산업구조와 사회규범에 도전으로 비춰진다.
정보기술과 AI 기술은 개인과 조직의 적응력과 자율성을 확대한다. 디지털 혁신기술과 새롭게 등장하는 플랫폼의 발전은 유동성과 역동성을 더욱 강화한다. 디지털과 플랫폼은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며 글로벌화를 구현하고, 새로운 전략은 탈세계화를 이끌며 새로운 비즈니스의 출현과 도전은 레거시 조직의 업의 특성과 개인의 직무에 위기와 불확실성을 주게 된다.
IDG Owned
디지털 모바일은 정보의 접근성을 높이고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게 됨으로 사회와 경제의 유동성을 증가시킨다. 정보는 빠르게 확산되고 다시 분석과 예측을 통해 새로운 정보가 생성된다. 정보기술 모델과 데이터 해석의 한계는 생성된 정보와 예측의 불확실성이 내포되는 양면성을 지닌다.
우리는 정보기술로 확실성을 추구한다. AI 정보기술의 변화를 빠르게 따라잡지 못하는 사회는 혼란스러울 수 있고 개인은 심리적 불안을 느낄 수 있다. 사회와 인간은 경제적 상황과 제도에 지배되기 때문이다. 방안은 불확실성을 모니터링 하며, 신기술을 도입하고 연구 개발(R&D)에 투자하며 대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변화에 대한 준비성, 유연성과 적응력이다.
- 최형광 교수([email protected])는 숭실대학교 일반대학원 AI·SW융합학과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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