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드 노벨에 의해 만들어진 노벨상은 1901년부터 물리, 화학, 생리 및 의학, 문학, 평화, 경제학 분야로 나누어 있다. 컴퓨터와 관련된 수상으로는 1956년 미국의 윌리엄 쇼클리가 ‘트랜지스터효과 발견과 반도체 연구’로 존 바딘, 월터 브래튼과 물리학상을 받은 바 있다. 미국이 반도체 종주국임을 주장하는 근거 중 하나다. 쇼클리가 창업한 회사에서 일을 했던 고든 무어와 로버트 노이스는 인텔을 창립했고, 그 후 반도체 산업은 인공지능(AI)으로 발전하여 지금에 이른다.
AI,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 수상
2024년은 인공지능 연구가 세상에서 주목받은 해로 기억될 것이다. 노벨위원회는 물리학상으로 존 홉필드(John Hopfield)와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의 신경망 및 딥러닝 연구를 선정했다. 화학상 수상자는 데이비드 베이커(David Baker, 워싱턴주립대)와 알파고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던 구글 딥마인드의 허사비스(Demis Hassabis), 존M 점퍼(John M. Jumper)였다. 화학상 수상진는 새로운 단백질을 설계할 수 있는 AI 기반 단백질 구조 예측모델 AlphaFold2로 항생제 내성을 이해하고, 플라스틱 분해 효소를 구현하는 등 50년 동안의 난제를 해결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 업적은 모두 뉴런 신경망 기반의 연구다. AI가 과학적 발견과 인간 이해에서 중요한 역할과 기여를 하고 있으며 과학적 진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알다시피 인공지능(AI)의 범용적 활용과 자율성은 과학 및 연구, 실용적 구현 등에서 인공생명과 같은 진화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중요한 전환점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인공지능이 새롭게 확장 및 진화되는 시대적 촉발점을 만들고 있다.
AI, 왜 생물학상이 아닐까?
인공지능의 발견 또는 진화에서 뉴런 기반의 생물학적 분석과 아이디어가 크게 기여했다. 인간 뇌의 기억 저장 메카니즘을 모방하여 패턴 인식과 정보 복구를 구현하는 홉필드 네트워크, 뉴런의 신경망을 모방한 힌튼의 역전파 알고리즘과 볼츠만 머신은 생물학 기반으로 구현됐다.
그러나 AI는 생물학 분야가 아닌 물리와 화학으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비록 아이디어는 생물학에서 출발하였지만 단순히 생물학적 현상을 연구한 것이 아니라 AI에 필요한 수학적, 물리학적 접근으로 기계학습이 구현됐다. 힌튼의 역전파 알고리즘은 신경망으로 복잡한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패턴을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을 수학적 기반으로 제시한다. 볼츠만 머신 또한 확률적 신경망으로 활성화될 확률을 기반으로 학습하고 기억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서 수학과 통계를 사용하며 물리학적 원리와 수학적 모델링으로 구현한다. 인공지능 구현의 핵심이 수학, 통계학과 물리학적 이론이 깊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물리학상으로 수상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최형광
노벨의 다이너마이트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1867년, 알프레드 노벨은 니트로글리세린을 안정화하는 방법을 개발하여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폭약을 만든다. 노벨의 친동생 에밀의 사망으로 안전한 폭발물 연구에 더 매진했던 개인사도 있다. 위험하게 취급되던 니트로글리세린을 효율적 방식으로 구현한 다이너마이트는 발명 직후부터 광업, 건설, 철도 건설 등에 빠르게 사용됐다. 당시 새로운 산업혁명과 연결되어 불과 5년에서 10년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확산됐다. [그림1]은 다이너마이트의 상용화 추이를 보여준다. 노벨은 다이너마이트가 사람을 살상하는 무기로 사용되어 평생 괴로워했고 이는 노벨상이 탄생한 계기가 되었다.
AI, 범용성과 위험성
다이너마이트는 광업, 건설, 철도와 지하철, 도시 등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며, 산업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군사적 목적으로도 사용되면서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낳았다. 인공지능(AI)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자율 주행, 이미지 인식, 자연어 처리, 주식 및 상거래, 계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 및 응용되고 있지만 최근의 AI는 자율 살상용 무기 시스템, 드론 및 사이버 전쟁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다이너마이트가 처음에는 산업적 목적으로 안전하게 개발되었지만 결국 전쟁 무기로도 사용된 것처럼, AI도 유사한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인 제프리 힌튼도 인공지능의 발전이 동시에 위험성을 높인다고 경고하고 있다.
AI, 종의 기원과 진화의 시작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은 생명체가 자연 선택을 통해 환경에 적응하고, 더 나은 특성을 가진 개체가 생존하여 진화한다는 이론을 제시한다. 생존에 유리한 변이가 살아 남고 생존 경쟁과 자연선택의 과정으로 전해지고 진화한다고 설명한다. 즉 ‘과잉 생산(더 많은 자손 번식), 개체 변이, 생존 경쟁, 적자 생존, 자연 선택으로 생물의 진화’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한편 AI의 자율성은 새로운 지능적 존재로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그림2]는 AI 발전사를 볼 수 있다.
최형광
설계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인공지능(AI)는 스스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학습하여 인간의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지금의 생성형 AI는 언어 모델 및 이미지 생성, 음성 합성, 이번의 노벨화학상과 같은 단백질 분석 등 여러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GPT 모델과 DALL·E, 미드저니, 소라와 같은 생성형 AI는 창작, 콘텐츠 생성, 고객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에 응용되며 계속 발전 중이다. 이런 모델은 자연어 처리뿐만 아니라 멀티모달 AI로 확장되고 있으며, 이미지와 텍스트를 동시에 생성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진화 중이다.
AI의 발전은 기술적 진화가 생물학적 진화와 유사하게 새로운 형태의 지능적 존재, 즉 AI 종의 기원의 시작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물론 유전자 변이나 생존 본능을 통해 진화하는 생명체와 다르기에 생물학적 종과는 다르게 발전되며 경제적, 윤리적, 사회적 제한이 수반될 것이다. 그러나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의 룰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촉발하는 AI 종의 기원과 진화의 시작에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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