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OpenAI)가 지금까지 개발한 모델 중 가장 고도화된 AI 모델인 ‘o3-pro’를 공개했다. 이 모델은 기존 o1-pro를 대체하며, 오픈AI는 주요 벤치마크에서 경쟁 모델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현재 o3-pro는 챗GPT 프로 및 팀 사용자, 그리고 개발자 API를 통해 제공되며, 기업 및 교육 부문은 다음 주부터 접근 가능하다.
오픈AI는 릴리스 노트에서 o3-pro 모델이 수학, 과학, 코딩 분야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며 AI 성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모델 출시와 함께 오픈AI는 기존 o3 모델에 대한 가격을 최대 80%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입력/출력 토큰당 100만 개 기준 가격이 10/40달러에서 2/8달러로 대폭 조정된다. CEO 샘 올트먼은 X(구 트위터)에 가격 조정 소식을 알리며, “사용자들이 o3-pro의 성능에 비춰봤을 때 가격에 만족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공격적인 가격 정책은 시장의 기존 동향을 정면으로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는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2.5 프로가 입력당 1.25~2.50달러, 출력당 10~15달러로 유사한 성능에 비해 더 유리한 가격 조건을 제시해 왔다.
이번 전략의 의미는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서는 것으로 분석됐다. QKS 그룹의 어소시에이트 디렉터 아만디프 싱은 “이번 발표는 시장을 정의하는 움직임”이라며 “단순한 상품화가 아니라 생태계 락인(lock-in)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오픈AI는 진입 장벽을 낮춰 기업들이 자사 기술 스택에 표준화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이는 초기 AWS 전략과 유사하다”라고 평가했다.
IDC의 리서치 디렉터 마니시 란잔은 이번 움직임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SMB)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비용 부담을 대폭 줄이면서도 성능과 민첩성을 유지해 기업들이 실험적인 생성형 AI 프로토타입을 전사적 수준으로 확장할 수 있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많은 기업이 여전히 지연 시간과 신뢰성이 중요한 고위험 워크로드에는 o1-pro를 사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에 매력적이지만 도입은 쉽지 않다”
초기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o3-pro는 2024년 AIME 수학 벤치마크에서 구글의 제미나이 2.5 프로, GPQA 다이아몬드 과학 테스트에서 앤트로픽의 클로드 4 오퍼스(Claude 4 Opus)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리뷰어들은 이 모델이 과학, 교육, 프로그래밍, 비즈니스, 글쓰기 분야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오픈AI는 특히 웹 검색, 파일 분석, 시각 입력 기반 추론 등의 고급 기능을 통해 물리학이나 코딩처럼 복잡한 작업에서도 안정적인 결과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오픈AI의 공격적 가격 인하에도 중기업들은 도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싱은 “가격 인하는 문을 열었을 뿐, 복도까지 만든 건 아니다. 모델 접근성이 좋아졌다고 해서 곧바로 확장 가능한 배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병목은 조정 체계, 규제 준수, 거버넌스에 있다”라고 말했다.
싱은 또한 중앙화된 AI 정책 없이 도입이 이뤄질 경우, 프롬프트 인젝션이나 데이터 노출 같은 거버넌스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o3-pro가 기존 o3와 같은 안전성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규제 산업에서는 SOC 2 수준의 워크플로우를 갖춘 환경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싱은 ‘프로토타입의 무분별한 확산(prototype sprawl)’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데이터 준비 부족, AI 인재 부족, 평가 도구 부재 등으로 생성형 AI 프로젝트가 실제 운영 환경에 도달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플랫폼형 생성형 AI(GenAI-as-a-Platform)’와 같은 추상화 관리 계층 없이는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많은 조직이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란잔은 o3-pro가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한다고 평가하면서도, 일시적 대화, 이미지 생성, 캔바스(Canvas) 지원 등 일부 기능적 제약을 기업이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오케스트레이션, 감사 가능성, 모델 중립적 플랫폼
지난 2월 이후 o3의 기업 사용자 수는 300만 명, 기업 부문 수요는 5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오픈AI의 가격 정책과 성능은 분명히 매력적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기업의 구매 우선순위는 단순한 성능을 넘어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 ‘감사 가능성(auditability)’, ‘모델 중립적 플랫폼(model-agnostic platform)’으로 이동하고 있다. 싱은 “기업은 단순히 모델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적응성과 규제 준수 역량에 투자하고 있다. 이제 총소유비용(TCO)은 토큰 가격뿐 아니라 모델을 둘러싼 인프라 전반에 달려있다”라고 말했다.
란잔은 오픈AI가 더 많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CIO들에게는 오픈소스 옵션을 포함한 여러 모델을 혼합해 사용할 것을 조언했다. 더 큰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싱 역시 이에 동의하며, 강력한 거버넌스 없이 도입이 이뤄질 경우 기업은 보안 노출과 생태계 종속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오픈AI는 ‘오픈 웨이트(open weights)’ 모델을 여름 늦게 출시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올트먼은 X를 통해 “연구팀이 놀라운 성과를 냈다.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장은 성능, 가격, 개발자 도구를 핵심 경쟁력 삼아 시장 우위를 이어갈 전략이다.
싱은 “o3-pro 출시와 가격 인하는 중대한 전환점”이라며 “앞으로는 경쟁 우위가 모델 품질이 아니라 거버넌스, 오케스트레이션, 도메인 전문성에 달려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들이 비용, 속도, 통합성을 고민하는 가운데, 오픈AI의 이번 발표는 AI의 미래를 정의하는 경쟁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로 평가되고 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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