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보스턴에 ‘엔비디아 가속 양자 연구센터’(NVAQC ; Nvidia Accelerated Quantum Research Center)를 설립한다. 회사는 양자 하드웨어와 AI 슈퍼컴퓨터를 통합하는 것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개발의 핵심이라며, 이번 계획이 지금까지 양자 컴퓨팅에 대한 가장 중요한 기업 투자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또 이를 통해 실제 세계에서 양자 응용을 실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성명서에서 “양자 컴퓨팅이 AI 슈퍼컴퓨터를 강화하여 신약 개발에서 재료 개발에 이르기까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일부를 해결할 것이다. CUDA-양자 하이브리드 컴퓨팅을 발전시키기 위해 더 넓은 양자 연구 커뮤니티와 협력하는 NVAQC는 대규모의 유용한 가속 양자 슈퍼컴퓨터를 만들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양자 컴퓨팅에 대한 엔비디아의 기존 전망과 사뭇 다르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불과 몇 달 전인 1월에 황 CEO는 유용한 양자 컴퓨터가 20년 후에나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0일 GTC2025(이 회사의 연례 소프트웨어 개발자 컨퍼런스)에서의 발표에서 그는 양자 컴퓨팅 회사 임원들을 포함한 청중들에게 농담을 하면서 그 일정을 수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회사 CEO가 모든 손님들을 초대해서 자신이 틀렸던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처럼 빠른 전략적 전환은 기술 환경이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지는 지를 반영한다. 업계 리더들조차도 일정을 앞당기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접근 방식을 조정하고 있는 셈이다.
강력한 하드웨어와 전략적 파트너십 활용
NVAQC에는 양자 컴퓨팅 응용 프로그램에 사용된 가장 강력한 하드웨어로 알려진 엔비디아 GB200 NVL72 랙 스케일 시스템이 배치된다. 이 시스템은 복잡한 양자 시뮬레이션을 가능하게 하고 양자 오류 수정에 필수적인 저지연 양자 하드웨어 제어 알고리즘을 지원하게 된다.
새로운 연구 센터는 큐비트 노이즈 감소와 실험용 양자 프로세서의 실용적 장치로의 전환 등 양자 컴퓨팅의 가장 중요한 과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회사는 “양자 처리 장치(QPU)와 최첨단 GPU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실용적 양자 컴퓨팅 응용 프로그램의 출시 일정을 앞당길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성명서에서 밝혔다. 또 이 센터는 엔비디아의 쿠다-Q(CUDA-Q) 양자 개발 플랫폼을 활용하여 하이브리드 양자 알고리즘과 응용 프로그램의 생성을 촉진하고, GPU와 QPU 하드웨어의 복잡한 통합을 해결할 것이라고 성명서는 덧붙였다.
퀀티넘(Quantinuum), 퀀텀 머신(Quantum Machines), 큐에라 컴퓨팅(QuEra Computing) 등 여러 저명한 양자 컴퓨팅 회사들이 이 센터와 협력할 예정이다. 이 센터는 또한 하버드 과학 및 공학 퀀텀 이니셔티브(HQI)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공학 퀀텀 시스템(EQuS) 그룹과 학술 파트너십을 맺을 계획이다.
산업에 미치는 영향
한편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의 접근 방식이 다른 거대 기술 기업들이 양자 컴퓨팅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서 전략적으로 벗어난 성격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레이하운드 리서치의 수석 분석가이자 CEO인 산칫 비르 고지아는 “이번 엔비디아의 접근 방식은 큐비트 개발보다는 통합에 초점을 맞추는 점에서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경쟁사와 차별화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기업들이 양자 하드웨어와 오류 수정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엔비디아는 하이브리드 양자-고전 컴퓨팅 아키텍처에 집중하고 있다. 쿠다 프레임워크는 벤더에 관계없이 양자 시뮬레이터, GPU, QPU에서 작동하는 통합 프로그래밍 모델을 제공하여 AI 및 가속 컴퓨팅 분야에서 기존 강점을 활용하는 통합 우선 접근 방식을 만든다”라고 설명했다.
포레스터의 부사장 겸 수석 분석가인 찰리 다이도 비슷한 의견을 공유했다. “엔비디아는 퀀텀 시뮬레이션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향상시키기 위해 GPU 가속화를 활용하고 있으며, 알고리즘, 시스템 디자인, 오류 수정을 최적화하기 위한 확장 가능한 도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는 달리 퀀텀 하드웨어를 우선시한다. GPU를 통합함으로써 엔비디아는 산업 응용 프로그램과 퀀텀 클래식 워크플로를 가속화하여 제한된 퀀텀 하드웨어 성숙도 속에서 다른 전용 퀀텀 컴퓨팅 파트너를 위한 더 빠른 R&D를 가능하게 한다”라고 그는 말했다.
고지아는 이러한 전략이 산업 전반에 걸쳐 실용적인 퀀텀 응용 프로그램의 타임라인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진입은 전체 생태계의 혁신 타임라인을 압축할 수 있다. 이론적인 약속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기존의 시스템과 명확하게 통합되는 경로를 보여주고 실제 워크로드를 지원해야 한다. 엔비디아는 하이브리드 양자-고전 환경의 ’플랫폼 오케스트레이터’가 되어 전체 산업의 기준을 높일 수 있다. ‘양자 우월성’에서 ‘양자 실용성’으로의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양자 컴퓨팅이 단기적인 AI 및 HPC 로드맵과 관련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다”라고 말했다.
다이는 “엔비디아의 가속화된 양자 컴퓨팅 노력은 생태계 통합을 촉진하고 스타트업 및 하드웨어 공급업체와의 협력을 촉진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경쟁이 심화되어 틈새 시장 플레이어가 전문화하거나 엔비디아의 인프라와 연계하여 AI-양자 시너지 효과를 활용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NVAQC가 운영을 시작하는 시기는 올해 말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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