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CIO는 전통적인 IT 조직의 한계를 훨씬 뛰어넘는 영역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이전에는 이사회가 전략, 가치, 사업 성장에 대한 주도권을 다른 경영진에게 기대했지만, 지금은 CIO가 다른 비즈니스 리더가 맡았던 영역까지 책임지고 나서야 한다.
실제로 가트너의 2024 CIO 설문조사에 따르면, CIO의 80%가 자신의 역할을 확장했고 18%는 비IT 부서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 제약 기업 베링거인겔하임의 글로벌 CIO인 마르쿠스 슘멜페더는 현대의 디지털 리더가 더 넓은 영역을 담당해야 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세상은 CIO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업무를 잘 수행하려면 광범위한 기술 포트폴리오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크루팅 기업 내시 스퀘어드(Nash Squared)의 CEO인 베브 화이트는 현대의 CIO가 더 많은 일을 요구받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 디지털 리더는 전통적으로 운영 효율성과 IT 안정성에 중점을 뒀다. 하지만, 이제 이런 영역은 기본값이 됐으며, CIO는 동료 경영진과 협력해 기술 기반의 성장 기회를 찾아야 한다.
화이트는 “제품, 서비스, 기술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점점 더 많은 CIO가 프론트엔드에서 변화를 주도하고 고객 경험을 개선하며 매출과 성장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내시 스퀘어드의 디지털 리더십 보고서를 인용해 CIO의 2/3는 CEO가 비용을 절감하기보다는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기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클라우드 기반의 IT 운영 플랫폼 업체 페이저듀티(PagerDuty)의 CIO인 에릭 존슨은 다양한 영역에서 영향력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동료 경영진과 협력하는 새로운 유형의 디지털 리더로 바뀌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존슨은 “CIO는 전화와 네트워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에서 벗어나 생성형 AI, 자동화, 사전 예방적 사이버보안 프로젝트에서 데이터를 활용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혜택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라며, “비즈니스 조율에 대한 이런 선제적인 자세는 현대의 CIO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부담감을 이겨내라
그러나 특정 유형의 디지털 리더에 대한 수요를 파악하는 것과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숙련된 임원을 찾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렇다면 CIO는 이런 기대감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튼튼한 어깨를 가지고 있는가? CIO에게 더 많은 책임을 맡기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닐까?
슘멜페더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슘멜페더는 운영 프로세스 전반에 걸친 CIO의 높아진 관점을 언급하며 “IT는 모든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비즈니스 부서 중 하나이다. 회사에서 IT 인텔리전스를 활용하면 많은 이점을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비즈니스 변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CIO의 고유한 위치를 강조한다. 기술은 백엔드 인프라부터 프론트엔드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최고의 기업은 CIO의 가치를 인정한다. 슘멜페더는 “이런 기업은 IT 담당자를 파티에 초대한다”라며, “IT가 서비스 제공, ERP, CRM 유형의 조직이라고 전통적으로 생각하는 회사와 IT가 이사회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진전을 이루는 회사 간의 차이를 알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Y의 글로벌 최고 혁신 책임자인 조 데파는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비IT 직원도 클라우드와 생성형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난해한 과제에 대한 솔루션을 구현할 수 있다. CIO는 이런 기술의 범용화를 수용하고 새로운 리더십 영역으로 나아가야 한다.
데파는 “이제 기술은 쉬운 부분이 됐고, 어려운 부분은 이 새롭고 놀라운 기술을 빠르게 활용해 기업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라며, “기술을 사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현재 모든 CIO의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
데파는 ‘마지막 단계(Last Mile)’을 언급하며 선구적인 디지털 리더를 기술 채택을 주도하는 변화의 주체라고 평가했다. 내부 운영이든 외부 서비스이든, CIO는 기술을 이해하고 그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데파는 “앞으로 CIO 성공의 차별화 요소는 최종 사용자이든 직원이든 기업 전체에서 얼마나 많은 채택을 유도하느냐가 될 것”이라며, “CIO가 주도하는 채택률은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며, 여기서 CIO의 효용성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어도비 CIO인 신시아 스토다드도 이런 의견에 공감한다. 지난 2년 동안 스토다드는 IT와 비즈니스 간의 긴밀한 유대를 구축하기 위해 회사 내부의 IT 부서를 재구성했다. 어도비 기술 서비스(Adobe Technology Services, ATS)로 알려진 부서는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및 도큐먼트 클라우드 제품 부서, 기업 공유 서비스, 직원 경험 등의 비즈니스 부서와 연계되어 있다.
스토다드는 각 사업부에 CIO 직속 인력을 배치해 전략 및 계획을 관리하도록 한다. ATS팀은 지금 기업의 기대에 부응하고 변화를 제공하는 IT 조직을 구축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스토다드는 “가치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며, “우리는 AI 이니셔티브와 분석 인사이트를 위해 조직 내에서 정보에 생명을 불어넣는 등 데이터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고객 경험에 중점을 두고 내부적으로나 고객에게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복잡성 이해하기
이제 과거의 IT 책임자와는 매우 다른 새로운 유형의 비즈니스 중심 CIO의 모습을 그릴 수 있다. 이런 이미지는 대체로 맞지만, 가트너의 디지털 비즈니스 프랙티스 리더십 부문 VP 애널리스트인 가브리엘라 보겔은 기술 리더십은 매우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보겔은 현대 CIO의 유형을 3가지로 분류한다. 비즈니스 관련 논의가 아닌 IT 문제에 집중하는 기술 기능 리더, 디지털 요소가 포함된 전사적 이니셔티브를 주도하는 비즈니스 디지털화 리더, 운영이나 전략 등 다른 부서를 이끌며 역할을 확장하는 비즈니스 기능 및 성장 리더가 그것이다.
보겔은 모든 IT 임원이 성장 리더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며, “모두가 기술의 가치에 더 집중하면서 세 번째 유형의 CIO를 향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고, 그 분야의 리더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CIO가 그런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CIO는 IT 문제에 집중하는 기술 기능 리더가 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치와 비즈니스 성장에 집중하는 역할을 맡고 싶지 않다고 용기 있게 말할 수 있는 CIO는 거의 없을 것이다. 보겔은 “임원이 자신의 위치를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금기시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CIO의 유형이 미묘하게 나눠지는 것처럼, IT 기능에 대한 기업의 기대는 3가지 중요한 전형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디지털 파트너로서의 IT, 비즈니스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IT, 비즈니스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IT이다. 가트너는 CIO의 야망과 기업의 기대치가 일치하지 않으면 불만족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보겔은 효용성 있는 CIO는 동료 경영진, 특히 CFO 및 COO와 강력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공동의 책임을 갖고 있으며, 디지털 뱅가드(Digital Vanguard)로 알려진 CIO 및 CXO 집단은 디지털 이니셔티브 성과 목표의 71%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 협력한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와 CIO 역할에 대한 기대치가 서로 다른 복잡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불만족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디지털 리더가 자신의 요구사항을 기업의 광범위한 요구사항에 맞추는 것이다. 이런 현실이 중요한 결과를 가져온다.
보겔은 “우리가 CIO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CIO가 스스로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라며, “CIO는 가치와 성장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혼자서는 할 수 없으며, 그렇게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강조했다.
CIO에게 주어진 새로운 책임
정리하자면, CIO의 역할이 완전히 바뀌지는 않았지만 가장 성공적인 디지털 리더들의 초점은 운영에서 가치와 성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맨체스터, 런던 스탠스테드, 이스트 미들랜드 공항을 운영하는 영국 공항 그룹 MAG의 CIO인 닉 우즈는 성공적인 CIO가 비즈니스의 나머지 부분과 긴밀히 협력해 요구사항을 파악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좋은 소식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인식이 효용성 있는 CIO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우즈는 “우리는 오랫동안 네트워크, 방화벽, 컴퓨팅 플랫폼, 서버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등 이질적인 것을 하나로 모으는 세상에서 살아왔다. 한 발 물러서서 복잡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핵심 기술은 너무 기술적이지 않으면서도 이사회에 그 잠재력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슘멜페더는 디지털의 새로운 세계에서는 심층적인 통합 없이는 달성할 수 없는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비즈니스 동료들과 한 달에 한 번 또는 분기에 한 번 만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만나야 한다. 같은 자리에 앉아서 더 빠르게 전달하고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해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흥미롭게도 슘멜페더의 전임 CIO는 CFO로 승진했다. 한때는 이런 식의 역할 전환은 이단이나 파문으로 여겨졌지만, 베링거의 접근 방식은 프로세스와 재무를 다루는 현대 CIO의 능력이 새로운 기대와 기회를 가져다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슘멜페더는 새로운 책임을 맡는 것을 편안하게 느낀다. 슘멜페더는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게 되어 기쁘다”라며, “IT는 티켓과 서비스 데스크 관리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역할이 항상 내 목표였다. 모든 IT 조직은 의미 있고 비용 효율적이며 사용자 효율적인 방식으로 이런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세상에서는 가치 제공이라는 추가적인 요소를 요구한다”라고 말했다.
EY의 데파가 제시하는 핵심 메시지는 CIO가 모든 해답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마음가짐을 갖는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대의 무게를 짊어진 디지털 리더는 비즈니스 이해관계자와 최종 사용자, 기술 파트너, 민첩한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플레이어의 재능을 끌어들이는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한다. 데파는 “자존심이 낮고 겸손하며, 배우고 경청하고, 조정하고, 권한을 부여할 수 있는 CIO는 비즈니스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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