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네트워크 정보센터(APNIC)에 따르면 APAC 지역 네트워크의 50%가 이제 IPv6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PAC 지역 중 특히 인도(네트워크의 78%가 IPv6 지원)와 중국(45%)은 도합 14억 명으로 전 세계 IPv6 사용자의 64%를 차지했다. 반면 북미 지역은 네트워크의 52%가 IPv6를 지원하고 있지만, 전 세계 사용자 수 기준으로는 9.4%에 불과하다.
이 현황은 다른 지역에서 IPv6 도입이 오래 걸리는 반면 APAC 지역에서는 클라우드, IoT, AI 중심 성장에 더 빠르게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
APAC 지역의 빠른 IPv6 도입은 필요성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APAC은 전 세계에 43억 개의 주소만 제공하던 IPv4 프로토콜이 가장 먼저 고갈된 지역이기 때문이다. IPv6는 128비트 구조로 훨씬 더 큰 주소 공간을 제공하며, 내장된 보안(IPSec), 실시간 앱을 위한 QoS, 그리고 NAT(Network Address Translation) 없이도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 인도와 중국에서는 국가 정책과 민관 협력이 보급을 가속화했다.
APNIC의 CEO인 지아 롱 로우는 블로그를 통해 이들 국가가 강력한 정책 지원과 대규모 인터넷 사용자 기반 덕분에 앞서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필요성, 규모, 정책적 일치가 이 지역을 IPv6 도입의 세계적 선두주자로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바라트 IPv6 포럼 의장이자 남아시아 대학교 실무 교수인 사티아 굽타는 “아직 어려움을 겪는 국가들도 성공한 국가의 자원과 모범 사례를 활용할 수 있어 IPv6 도입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 세계적으로 IPv6로의 전환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네트워크의 34%가 IPv6를 지원한다. 하지만 모든 IPv6 지원 네트워크가 기본적으로 IPv6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지원 가능하다는 것은 시스템이 IPv6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지, 우선적으로 사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향성은 선명하다. 베트남(네트워크의 60%가 IPv6 지원), 일본(58%), 태국(50%) 같은 국가의 도입 비율은 IPv6가 실제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에게 있어 IPv6로의 전환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네트워크 재구성, 고객 장비 교체, IPv4 비용 상승 대비가 필요한 작업이다. 하지만 이점도 명확하다. IPv6 전환을 통해 점점 희소해지고 비싸지는 IPv4 주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며, 자동 주소 설정과 NAT 제거 같은 기능으로 네트워크 관리를 단순화하고 운영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인도, 중국,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APAC 지역의 여러 정부가 정책을 통해 이런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IPv6 도입 확대에 따라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도 주목받고 있다. APAC처럼 지리적으로 넓은 지역에서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는 CDN은 개선된 라우팅과 주소 가용성의 혜택을 누리며, IPv4 전용 서버의 웹사이트에도 IPv6 네트워크를 통한 접근을 제공할 수 있다.
IPv6를 뒷받침하는 생태계
라우터와 스위치부터 스마트폰, IoT 센서까지 IPv6 지원 기기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하드웨어 제조사들은 변화의 중심에 서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 경험을 해치지 않으면서 이전 버전과의 호환성을 유지하고 구형 IPv4 전용 장비를 단계적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여기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네트워크가 진화함에 따라 애플리케이션도 이에 적응해야 한다. 즉 기존 코드 재작성, 주소 체계에 독립적인 API 도입, 하드코딩된 IPv4 의존성 제거 등의 작업이 요구되고 있다. IPv6는 더 깔끔한 P2P 통신과 단순한 구조를 제공하지만, 두 프로토콜이 공존하는 환경에서 원활한 작동을 보장하는 책임은 개발자에게 있다.
기술 인재 부족 문제
분명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IPv6 도입에는 여전히 장애물이 있다. 두 프로토콜을 동시에 지원하는 시스템이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에 복잡성과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많은 기관은 NAT와 CDN으로 보완된 IPv4가 ‘어느 정도’ 작동하는 상황에서 긴급한 전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여기에 보안 우려, 구식 도구, IPv6에 능숙한 전문가 부족까지 더해지면 전환 속도는 더욱 느려질 수 있다.
굽타는 이런 기술 격차가 기업들의 주요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환에서 기업들이 직면한 유일한 어려움은 구현할 기술 역량 부족이다. 기업은 IT와 네트워크 인재의 기술 교육을 통해 필요한 역량을 키워야 한다. 정부와 산업 협회, 포럼을 통해 이를 위한 다양한 경로와 지원이 제공되고 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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