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하이데라바드에 본사를 둔 냉각 솔루션 기업 레프로이드 테크놀로지스(Refroid Technologies)가 DCLC 방식에 특화된 냉각수 분배 장치를 공개했다. 회사 측은 해당 제품이 인도에서 자체 개발된 첫 CDU라고 밝혔다.
레프로이드 CEO 사티아 바바라주는 “현재 인도 데이터센터에 설치되는 모든 CDU는 전량 수입품”이라며 “이번 출시로 기존 시장 구조에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라고 말했다.
레프로이드는 신규 출시된 센트라플로(SentraFlo) 시리즈가 200kW부터 2MW까지 확장 가능한 CDU 용량을 갖추고 있으며, 고밀도 AI 및 고성능 컴퓨팅(HPC) 워크로드에서 기존 공랭식의 한계를 극복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바바라주는 “2020년 이후부터 인텔, AMD, 엔비디아 등의 프로세서 로드맵에서 이미 공랭식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발열 수준이 예고됐다. 500W 이상 발열하는 칩부터는 공기로는 냉각이 어렵다. 6세대 제온(Xeon), AMD의 에픽(Epyc), 엔비디아 블랙웰(Blackwell)은 이미 이 기준을 넘어섰다”라고 언급했다.
이번 발표는 AI 수요 급증에 따라 인도 데이터센터 산업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나왔다. 바바라주는 분석 기업 제퍼리스(Jefferies) 보고서를 인용해 “인도의 데이터센터 용량이 현재 1.3GW에서 2031년 17GW로 급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CDU란?
CDU는 데이터센터 내 액체 냉각 인프라의 제어 시스템 역할을 한다. 서버로 전달되는 냉각수의 온도, 화학성분, 흐름을 조절하며, 전압을 조절하는 변압기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다.
CDU는 일반적으로 열교환기와 펌프를 이용해 장비에 전달되는 냉각수의 온도와 흐름을 조절하고, 설비 냉각 시스템과 기술 냉각 루프를 분리해 운영한다. 이는 현대 AI 프로세서와 고밀도 컴퓨팅의 열을 공랭식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는 업계의 문제 인식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다.
인도에 주는 전략적 의미
업계 분석가들은 이번 개발이 인도 데이터센터 생태계의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그레이하운드 리서치 최고분석가 겸 CEO인 산치트 비르 고기아는 “인도는 전 세계 데이터의 20%를 생성하지만 데이터센터 용량은 3%에 불과하다. 이 불균형은 단순한 공간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인도산 CDU의 등장은 인도가 단순한 데이터센터 호스트를 넘어 기술 공동 창출자로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부사장 닐 샤는 “현재까지 슈나이더(Schneider), 버티브(Vertiv), 아세텍(Asetek), 리퀴드스택(Liquidstack), 주타코어(Zutacore)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 데이터센터용 CDU를 주도해 왔다. 인도 기후, 인프라, 비용에 맞춘 CDU 기술있으면 현지 수요에 적합한 선택지를 확대해 줄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데이터센터 냉각 발전을 주도하는 AI
CBRE 인도(CBRE India)의 2024년 데이터센터 시장 업데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인도의 데이터센터 용량은 약 1,255MW에 도달했으며 연말까지 1,600MW로 확대될 전망이다. 다수 시장 조사기관은 인도 데이터센터 시장이 지난해 약 57억 달러에서 2030년 12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바라주는 AI 워크로드가 2030년까지 전체 워크로드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분야가 크게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AI 워크로드는 액체 냉각이 필요하다. 엔비디아의 최신 GPU 서버 GB200은 기본값으로 액체 냉각 설계를 채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AI 워크로드는 전통적인 컴퓨팅보다 훨씬 더 많은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액체 냉각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AFCOM 조사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시설의 46%만이 적절한 냉각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평균 랙 밀도는 2023년 8.5kW에서 2024년 12kW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액체 냉각은 공기보다 3,000배 이상 열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음에도 현재 이 시스템을 사용하는 시설은 17%에 불과했으며, 40%는 도입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 우위 및 구축 지원
레프로이드는 현지 제조 전략을 통해 수입 제품 대비 여러 장점을 확보했다. 바바라주는 “센트라플로 시리즈와 보조 유체 네트워크(fluid network)는 매우 노동집약적인 제품이며, 인도는 북미나 유럽 벤더보다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레프로이드는 표준 모델만을 제공하지 않고 고객 맞춤형 CDU를 제작하는 전략을 택했다. 바바라주는 “고객이 450kW CDU를 원한다면, 800kW 제품을 파는 대신 정확히 450kW로 제작해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장 구축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운영자를 대상으로 워크숍을 열고, 전용 시험 장비도 개발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수랭식 시설 시운전을 위해 135kW 랙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부하 장비도 출시했다.
인도 기술 생태계에의 시사점
고기아는 데이터센터 냉각이 설계 이후 고려 대상이 아니라 AI 기반 아키텍처에서 동등한 설계 파트너로 격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체 개발한 CDU 시스템은 운영자가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자본 지출의 변동성을 줄이며, 에너지 집약도에 따른 ESG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라고 분석했다.
샤에 따르면 인도 데이터센터 기업들은 이를 통해 현지화되고 거시적인 탄력성을 갖춘 공급망과 설비 투자 및 운영 비용 측면에서 비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두 전문가는 또한 레프로이드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샤는 “다음 단계는 ‘인도를 위한 인도 내 생산’에서 ‘세계를 위한 인도 내 생산’으로 확장하는 것”이라며, 기존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레프로이드가 새로운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레프로이드는 인도 전자정보기술부(MeitY), 인디아AI 등 정부 이니셔티브와 협력하며 액체 냉각 기술 보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바바라주는 환경적 이점을 언급하며 “액체 냉각은 탄소 배출량을 40% 이상 줄이고,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도 최대 40%까지 절감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레프로이드는 그간 코로케이션 사업자를 주요 타깃으로 삼아 센트라플로 시리즈를 핵심 데이터센터 운영자와 공동 개발해왔으며, 주요 클라우드 기업과의 협력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센트라플로 시리즈는 오는 6월 말부터 출하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인도 전역에서는 총 475MW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건설 중이다. AI 워크로드 확산으로 전례 없는 냉각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자체 냉각 솔루션의 출시 시점은 전략적인 선택인 것으로 분석됐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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