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후반에 시작된 블록체인 열풍이 간데없다 관심은 이제 AI에 쏠렸다. 암호화폐의 불확실성, NFT의 난립 등이 블록체인의 하향세에 부채질했다는 평가다.
2024년 7월에 발표된 가트너의 블록체인 하이프사이클은 대부분의 블록체인 관련 기술이 과대 기대의 정점을 지나 환멸의 골짜기로 향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환멸을 향하는 다른 기술로는 NFT, 웹3, 분산형 거래소, IoT용 블록체인 등이 있다. 가트너의 애플리케이션 및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리더 그룹의 부사장인 애드리안 레오는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너무 많이 줄어들었기에 향후 블록체인 하이프사이클 차트를 발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바티칸이 NFT를 사용해 자료를 온라인화하는 등의 몇몇 성공적인 블록체인 활용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일부에 그친다. 사실 블록체인의 가치 대부분은 앞으로 5년 정도는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레오는 전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약속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어느날 갑자기 벌어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지갑을 포함한 일부 관련 기술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AI와 양자 컴퓨팅과 같은 다른 신흥 기술과 결합되지 않는 한 향후 널리 채택되기 어렵다는 평가다. 레오는 ‘이 기술이 앞으로도 발전하겠지만, 혼자서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은 조직이 여러 AI 에이전트를 연결하여 다단계 비즈니스 또는 IT 프로세스를 만들 때 신뢰와 보안 수준을 제공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상호운용성 및 확장성 문제
레오에 따르면 터무니없는 가격의 NFT나 여타 암호화폐 관련 논란 외에도, 블록체인의 주요 문제로는 원장 간 및 다른 기술과의 상호운용성, 확장성 등이 있다. 또 최고 경영진과 이사회의 관심이 급격히 줄고 있다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 대신 AI에 대한 지출이 늘면서 블록체인 등 다른 IT 프로젝트에 투입할 예산을 잠식하고 있다.
레오는 “블록체인이 많은 가능성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 시점에서 보면 전술적 측면이 강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블록체인 실험 다수가 그리 절실한 것들이 아니다.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에 가까우며, 기존의 프로세스나 도구를 대체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보험회사 네이션와이드(Nationwide)의 짐 파울러 CTO도 최근 블록체인의 쇠락을 언급했다. 이 보험회사는 초기 블록체인 기술을 실험한 바 있다. 파울러는 블록체인에 대해 반짝이는 신기술에 정신을 빼앗기지 않아야 할 예시라고 평했다.
그는 최근 CIO닷컴의 댄 로버츠와 나눈 대화에서 “블록체인은 환상적이고 반짝이는 기술이지만 그다지 쓸모가 없다. 그러니 크게 투자하지 않을 것을 권한다. 우리 또한 이를 일단 보류하고 ‘지금으로서는 여기까지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치다’라고 말하곤 한다”라고 말했다.
파울러는 이어 “전망과 기회를 인정한다. 하지만 왜 진전되지 않는지도 이해한다. 일단 보류해 두고, 매년 다시 검토하여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한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대규모 혜택 부족
블록체인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은 파울러만이 아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사 모바덱스의 공동 설립자인 살로메 미카제는 블록체인이 실질적인 혜택을 대규모로 제공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평했다. 물론 안전한 데이터 공유나 특정 공급망 시나리오와 같은 일부 틈새 영역에서 가능성을 가진다.
미카제는 “블록체인이 흥미로운 아이디어라는 점을 부정하는 이는 드물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다. 요컨대, 블록체인은 현재 선반 위에 놓여 있는 상태이다.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있지만, 실제 세계에서 그 가치를 입증할 때까지는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라고 말했다.
IT 컨설턴트이자 부분 CTO인 트레버 프라이는 디지털 아트 NFT 분야의 호들갑이 블록체인의 평판을 떨어뜨렸다고 덧붙이며, 많은 조직이 블록체인 활용처를 발굴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때 블록체인이 반드시 필요한 혁신처럼 묘사됐지만, 현실의 문제를 해결한 경우가 드물었다. 반면 AI와 LLM은 산업 전반에 걸쳐 실제 응용이 가능하고 진입 장벽이 낮아 누구나 쉽게 시도해 볼 수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물론 공급망 추적과 데이터 무결성, 즉 안전하고 분산된 기록이 중요한 상황에서는 유용할 수 있다. 문제는 관련된 비즈니스 가치다. 프라이는 ‘복잡성과 비용을 정당화하고, 이를 개발하고 사용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들을 고용해야만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기업으로서는 명확한 ROI를 창출하는 AI, 자동화, 도구에 더 투자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보이지 않게 활용되는 중
블록체인으로부터 혜택을 거두는 기업들도 있다. 부동산 소액 투자 플랫폼인 모굴 클럽(Mogul Club)은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여 부동산 소유권을 추적한다고 회사의 이탄 프린스 CTO는 말했다. 그는 적절한 시나리오이기만 하다면 블로체인은 “비교할 수 없는 투명성, 보안, 효율성”을 제공해 현실 세계의 자산을 디지털화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몇몇 사기꾼들이 블록체인의 명성을 실추시켰다고 그는 덧붙였다.
프린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블록체인을 러그 풀, 허니팟, 쓸모없는 밈코인, 기타 사기 등과 연관 짓게 된 배경이다. 나 또한 난린하는 밈코인, 실제 자산과 관련이 없는 NFT는 쓸모 없다고 본다. 그러나 블록체인이 어느덧 부동산 거래 추적과 같은 합법적인 용도로도 많이 사용된다”라며, 이러한 활용상이 부동산 구매자와 판매자와 같은 최종 사용자에게는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프린스는 “만약 소유권을 다른 사람에게 이전한다면, 우리는 언제든지 그 소유권의 소유자 및 소유 가치에 대한 이력을 추적할 수 있다. 집 어딘가에 있는 종이 조각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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