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는 정부 지원 나노테크 단지가 있는 뉴욕주 북부 지역에 약 8억 2,500만 달러(한화 약 1조 1,000억 원)를 투자해 국가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나노테크 단지는 비영리 반도체 연구 기관인 NY크리에이츠(NY CREATES)가 운영하고 있다.
새로운 R&D 센터에서는 정부 지원의 극자외선(EUV) 가속기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최첨단 리소그래피 연구 및 도입을 이끌겠다는 목적이다. EUV 리소그래피는 복잡한 패턴을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에 전사하는 인쇄 기술이다. 대부분의 전자기기가 이 회로에서 전력을 공급받는다. 더 작고 빠르며 효율적인 집적회로와 반도체 제조에 필수라고 평가된다.
최근 반도체 산업은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적어도 매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EUV 리소그래피는 7나노미터(nm) 이하의 트랜지스터를 대량 생산하는 핵심 기술로 부상했다. 비교하자면 사람의 머리카락 두께는 약 8만nm에서 10만nm이며 DNA 분자는 약 2.5nm이다.
미국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는 EUV 리소그래피 연구 개발이 3가지 주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기술 리더십 확장 ▲시제품 제작 기간과 비용 절감 ▲반도체 인재 생태계 구축 및 유지다.
상무부 장관 지나 레이먼도는 성명을 통해 새로운 R&D 센터가 “미국이 혁신과 반도체 연구 개발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 위치를 유지하게 하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언급했다.
EY(Ernst & Young LLP)의 컨설팅 팀 EY-파르테논 대표인 아니쉬 코시는 이 센터가 기술과 인재 모두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코시는 “AI부터 첨단 컴퓨팅에 이르는 영역에서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는 필수다. 이 센터의 핵심은 반도체 생산 초석인 첨단 EUV 제조 기술에 있다. EUV 기술은 지금까지 주로 해외에 의존했다. 따라서 이 기술을 미국 내에 보유하고 협력 연구 환경과 결합하면 미국 기업이 차세대 칩 설계에서 우위를 유지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반도체 전문가는 EUV 기술이 TSMC, 인텔(Intel), 삼성(Samsung), SK하이닉스(SK Hynix), 마이크론(Micron) 등 소수의 기업에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는 엔비디아(NVIDIA)와 AMD와 같은 팹리스 칩 제조사, 브로드컴(Broadcom)과 같은 네트워킹 제공업체, 퀄컴(Qualcomm)과 미디어텍(Mediatek)과 같은 무선 통신 업체, AWS, 애저(Azure),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oogle Cloud Platform)과 같은 클라우드 제공업체 등 더 많은 기업이 간접적으로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전문가는 메타(Meta)와 오라클(Oracle)과 같은 인터넷 서비스 및 장비 제공업체, 시스코(Cisco)와 주니퍼(Juniper)와 같은 기업용 하드웨어 제조사들도 새로운 R&D 센터의 잠재적 혁신으로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가속기를 보유한 국가에서 예상되는 전체 생태계가 있다. 미국에는 이 생태계가 거의 없기 때문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만하다. 더 많은 미국인이 EUV 과제에 참여하게 되면 국방부의 회복 탄력성 측면에도 도움이 된다. 해외 의존도를 줄인다는 국가 안보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새 R&D 센터는 미국이 반도체 제조 분야를 이끌기 위해 제정한 칩스법(CHIPS Act) 지원을 받는다. 목표는 전국의 연구자를 하나로 묶어 반도체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있다. 센터의 운영은 상무부와 반도체 기술 진흥을 위한 국립센터(Natcast)가 맡을 예정이다. Natcast는 칩스법에 따라 설립돼 국가반도체기술센터(NSTC)를 운영하도록 지정됐다.
새 R&D 센터는 올버니 나노테크 단지에 최근 설립된 NSTC 센터에 ‘최첨단 연구와 도구’를 제공할 예정이다.
NY CREATES
센터가 들어설 나노테크 단지의 시설 구축은 민관 협력으로 이뤄졌다. IBM, 마이크론,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pplied Materials), 도쿄일렉트론(Tokyo Electron) 등 반도체 산업의 대기업들이 지원했다. 상무부에서는 약 110억 달러를 NSTC와 올버니 나노테크 단지 등 여러 연구 센터 설립에 투입했다. 이는 ‘칩스 포 아메리카(CHIPS for America)’ 프로그램에 배정된 예산 527억 달러 중 일부다. 칩스 포 아메리카는 미국 의회가 2022년 8월 ‘칩스 및 과학 법(CHIPS and Science Act)’ 통과시키면서 반도체 연구, 개발 및 제조를 강화하기 위해 시작한 지원 프로그램이다.
칩스법 추진과 함께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미국 내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인텔, 삼성, 마이크론, TSMC,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 대형 반도체 제조사들이 이미 미국 내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다. 퀄컴은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와 협력해 뉴욕주 몰타 소재 공장의 생산량을 2배로 늘리기 위해 42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다만 현재까지 칩스법 예산은 할당만 됐을 뿐 분배되지는 않았다. 공장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인재 부족으로 제조 공장 건설에 차질도 빚어지고 있다.
뉴욕 크리에이츠가 운영 중인 나노테크 단지는 15만 평방피트의 클린룸 공간(추가로 5만 평방피트 공간 건설 중)을 갖췄다. 근무 중인 직원은 과학자, 엔지니어 및 기타 직원 약 2,750명에 달한다. 전 세계 200개 이상의 산업, 학술 및 국제 개발 시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레이먼도 장관은 칩스법이 “스마트폰부터 첨단 인공지능까지 모두 구동할 수 있는 탄력적인 생태계를 구축해 미국의 국가 안보를 보호하고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처럼 반도체 공급망 문제로 스마트폰부터 자동차에 이르는 전자 제품 생산이 큰 영향을 받는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다.
나노테크 단지 시설을 운영하는 NY크리에이츠는 산업 및 경력 발전을 위한 국립연구소(NIICA)와도 협력하고 있다. NIICA는 반도체와 첨단 제조 산업에서 국가의 인재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 일환으로 반도체 및 첨단 제조 기술자 견습 프로그램(SAM-TAP)을 만들었다.
견습 프로그램은 NY크리에이츠가 운영하며, 견습생들은 현장 실습과 동시에 지역 대학에서 수업을 들으며 경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
EY의 코시는 “센터의 설립으로 혁신적인 EUV 연구와 협력적 생태계 육성을 기대할 만하다. 반도체 혁신을 주도할 뿐만 아니라 공급망 회복탄력성과 인재 개발의 주요 과제를 해결하면서 미국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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