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새로운 석유’로 불리는 시대, 많은 CIO가 여전히 ‘비즈니스’가 아닌 ‘드럼통’을 만드는 데 머물러 있다. 데이터 플랫폼과 거버넌스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기업은 데이터에서 지속적인 가치를 도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MIT 슬론경영대학원 산하 정보시스템연구센터(MIT CISR)의 수석 연구원이자 ‘데이터는 모두의 비즈니스다(Data Is Everybody’s Business)’라는 책의 공동 저자인 바브 윅섬(Barb Wixom)은 문제의 핵심이 도구나 인재 부족이 아니라 사고방식에 있다고 설명한다. 데이터는 자산이 아니라 ‘제품’으로 바라봐야 하며, 이는 정보 기반 기업이 오래전부터 실천해온 방식이라는 것이다.
윅섬은 이번 연구 보고서의 출발점이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밝혔다. 당시 그녀는 버지니아대 정보기술경영 석사 과정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고, 수업을 듣던 데이터 기반 기업의 리더들이 ‘실제로 모방할 수 있는 실전 사례’를 찾고자 했다. 하지만 기존 산업에서는 이를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당시 윅섬은 “비즈니스 전반이 데이터에 기반한 조직을 연구하라고 조언했다.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보면 미래를 엿볼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이 조언은 수십 년간 이어진 연구의 출발점이 됐으며, 정보 기반 기업이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는지, 다른 기업이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파헤치는 계기가 됐다.
데이터를 제품처럼 관리해야 하는 이유
컴스코어(comScore)나 렉시스넥시스(LexisNexis) 같은 정보 기반 기업에게 데이터는 단순한 입력값이 아니라 그 자체가 제품이다. 이들은 재사용 가능한 데이터 자산을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솔루션을 개발해 수익화하는 방식으로 성공을 거둔다. 윅섬은 “이러한 기업에서는 데이터 자산과 솔루션 각각에 항상 전담 소유자가 존재했다”라며 “이들은 전략적으로 핵심 자원으로 간주돼 관리된다”라고 밝혔다.
이 원칙은 모든 산업에서 적용 가능하다. 데이터에도 제품처럼 생애주기를 설정하고, 소유자를 지정하며, 재무 목표를 설정하고, 수요와 사용에 따라 지속적으로 진화시키는 방식으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 가지 데이터 제품, 두 개의 관리 프레임워크
윅섬은 데이터 제품을 두 가지로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 데이터 자산(data assets): 내부 사용자 전반에서 재사용될 수 있도록 정제된 데이터셋이다. 자산 소유자는 조직 내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원자재’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 데이터 솔루션(data solutions): 대시보드, API, 애플리케이션 등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가치 전달 수단이다. 보통 손익(P&L) 책임 경험이 있는 사람이 소유하며, 수익, 비용 절감, 고객 가치에 집중한다.
두 제품 모두 제품 관리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즉 소유권, 생애주기 관리, 사용자 중심 설계가 중요하다. 그러나 성과 측정 지표는 다르다. “자산 소유자는 재사용과 내부 시장 형성을 중요하게 보고, 솔루션 소유자는 비용, 마진, 실제 수익을 본다”고 윅섬은 설명했다.
데이터를 제품처럼 관리한다는 것은 고객, 비용, 지속적인 개선을 중심에 두는 경영을 의미한다. 고객 만족이 가장 중요하다. 자산 소유자는 솔루션 팀과 긴밀히 협력하며 데이터셋을 실제 요구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 두 팀의 관계는 상호 의존적이다. 데이터 자산은 이를 활용하는 솔루션이 있을 때만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솔루션 소유자는 사용자와의 긴밀한 협업, 실험, 가치 흐름 분석을 통해 성공을 결정짓는다.
가격 책정 방식도 중요하다. 데이터 자산은 일반적으로 내부 비용 배분이나 청구를 통해 간접적으로 가격을 설정하며, 솔루션은 외부 고객용일 경우 직접 가격을 매기고, 내부용일 경우 간접적으로 책정한다.
마지막으로, 수익성도 간과할 수 없다. 윅섬은 “데이터를 제품처럼 관리하려면, 수익성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자산 소유자는 사용 현황을 추적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계측하고, 솔루션 소유자는 비용을 통제하면서 시장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솔루션을 개선한다. 이를 위해 자산에 대한 변경을 요청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기존 데이터 관리 모델의 한계
대부분의 데이터 거버넌스 모델은 가치를 창출하기보다는 규제 준수와 접근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윅섬은 “누군가가 단발성 분석을 위해 데이터를 추출하고, 이후에는 더 이상 활용하지 않는 시스템이 많다”라며 “이건 데이터 제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진정한 데이터 제품을 구축하려면 표준화, 계측화, 반복 개선이 필요하다고 윅섬은 표현한다. 그녀는 “하나의 진짜 데이터 자산을 구축하는 데 1~4년이 걸릴 수 있다”라며 “하지만 일단 구축되면 확장성과 조직의 역량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방식은 거버넌스 수준도 한층 높인다. 고품질의 ‘유동성 있는’ 데이터 자산은 여러 방식으로 재사용될 수 있으므로, 버전 관리, 카탈로그화, 신뢰성 확보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 리더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모든 기업이 정보 기반 기업일 수는 없지만, 그들로부터 배울 수는 있다. 윅섬은 데이터 리더에게 조직 내에서 광범위하게 활용 가능하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데이터를 식별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권장한다. 그녀는 “기업은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을 수 있지만, 진정한 데이터 자산은 극히 일부일 수 있다”라며 “자산은 정제되고, 큐레이션되어 있으며, 추가적인 가공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여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고객 데이터는 특히 마진 개선이나 고객 경험 향상을 추구하는 기업에게는 대표적인 출발점이다. 윅섬은 “분석, 개인화, 모바일 기능 등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추진할 수 있는 데이터를 생각해보라”라며 “그런 데이터가 제품화 후보”라고 밝혔다.
제품화는 점진적인 과정이다. “단 6개의 필드만으로도 시작할 수 있다”라며 “핵심은 소유자를 지정하고, 거기서부터 확장해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것이 바로 제품 중심 사고(Product Thinking)라는 설명이다.
데이터 관리, 관리에서 전략으로
윅섬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데이터를 제품처럼 관리하는 것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필요한 경쟁 전략이다. 기업이 AI, 자동화, 디지털 효율성을 추구할수록 재사용 가능한 데이터 제품은 대규모 혁신의 연료가 된다.
윅섬은 “연구를 통해 이미 입증했다. 데이터를 외부에 판매하지 않아도 수익화할 수 있다. 고객 경험을 개선하거나, 비용을 절감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가능하게 한다면 그것이 곧 가치다”라고 전했다.
디지털 및 기술 리더에게 주는 시사점은 단순하다. 데이터를 정적인 자원으로 취급하는 관성을 멈추고, 전략적 제품으로 관리해야 한다. 다음 디지털 전환의 시작은 새로운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사고방식일 수 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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