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별 성과가 중요하다’··· 사내 AI 교육이 지향할 목표 4가지

AI 전문가를 외부에서 채용하는 비용은 막대한 수준일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인식한 일부 CIO들은 자체 교육 방안을 마련해 IT 부서뿐만 아니라 전사 차원에서 AI 역량을 높일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 AI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려는 조직은 초기 선도 기업 중 다수가 시도한 4가지 목표를 참고할 만하다.

업무 생산성 향상

건설 서비스 기업 아르코(Arco)는 처음으로 AI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Microsoft Copilot)으로 회의록을 작성하고 실행 항목을 만들어 플래너(Microsoft Planner)에 자동 입력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교육 대상은 임원과 임원 비서로 제한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전문가가 교육을 진행했다. 아르코 데이터·AI 디렉터 로빈 파트라는 “도구 사용법과 프라이버시 설정 방법을 정확히 이해해 회의록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라고 밝혔다.

초기 교육의 성과는 ▲교육 직후 참석자들의 회의 참석 대비 코파일럿 사용 횟수 비율 ▲회의 후 코파일럿이 워크플로에 통합된 횟수 ▲참석자 만족도 조사 등 3가지 지표로 측정됐다. 초기 교육에 이어 2024년 10월 시범 운영이 이뤄졌으며, 11월에는 도구 배포를 전사로 확대했다. 이제 4,000명의 전 직원 대상 필수 교육으로 자리 잡았다. 파트라는 이 교육을 ‘101 과정’으로 부르며, 기초 AI 이해를 중심으로 5시간 온라인 과정으로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업무 개선

업무 생산성 향상 과정이 성공한 이후, 아르코는 두 번째 단계인 ‘102 과정’을 마련했다. 이 과정은 AI를 사업 문제에 적용하는 법을 다루며, 작업 견적 및 설계부터 프로젝트 관리 및 실행에 이르는 전체 건설 프로세스 교육을 5일 간 진행하고 있다. 파트라는 AI가 건설 서비스의 핵심 프로세스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자율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고 있으나 현재 임직원의 3분의 2 이상이 수강했다”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102 과정 수료자는 필수적으로 혁신 포털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등록해야 한다. 이후 혁신 및 엔지니어링 팀이 아이디어를 토론해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고, 경우에 따라 아이디어를 제출한 직원에게 연락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고 있다. 파트라는 “실제로 한 법무팀 직원이 LLM(대규모 언어 모델)을 학습한 뒤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법무팀은 신규 사건 발생 시 500~600페이지 문서를 검토해야 하는데, 해당 직원은 신규 사건이 과거에 처리한 사건과 유사할 수 있기에 이전 사례를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유사 사례를 찾아 초기 대응을 제공하는 데 유용한 법률 AI를 구현했다”라고 말했다.

아르코는 AI에 관심 있는 직원들이 로우코드 및 노코드(LCNC) 도구를 활용해 건설 서비스 특화 프롬프트를 만들 수 있도록 3번째 교육 과정도 마련했다. 파트라는 “이 과정은 직접 AI에 손대고 싶은 직원들을 위한 과정이다. AI 도구에서 로우코드 및 노코드 작업을 하는 데 관심 있는 직원에게 매우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라고 설명했다.

파트라는 3번째 교육이 분기별로 진행돼 현재까지 약 80명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 외부 강사를 고용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할 수 없는 실습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본사에서 진행된다”라고 말했다.

조직 전반의 AI 역량 확산

엔지니어링 기업들은 신기술 도입에 빠르게 나서고 있다. 프린팅 솔루션 기업 렉스마크(Lexmark)는 4년 전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와 협력해 AI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렉스마크 CITO인 비샬 굽타는 이를 통해 학비 부담 없이 학위 과정을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고 언급했다.

굽타에 따르면 당시 AI 전담 데이터 과학자는 5명뿐이었지만, 지금은 4개의 주요 과정을 이수한 인재가 100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 교육은 특정 그룹에 국한되지 않고 전문가를 지향하지 않는 일반 직원들에게까지 확장됐다. 따라서 HR, 재무, 제조 및 기타 비즈니스 부문의 직원도 자발적으로 참여해 파이썬(Python)을 배우고 AI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다.

지원자들은 1년 동안 주 4일, 매회 3시간의 수업을 들으며, 사내 멘토를 지원해 프로그램을 보완하고 비즈니스 목표에 맞는 프로젝트를 부여받는다. 굽타는 이 과정의 중도 포기자가 없으며, 프로그램 수료 후 퇴사한 직원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이 자신에게 투자하고 배운 내용을 적용할 기회를 갖게 되어 만족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6기 수료생이 렉스마크 AI 교육을 마쳤으며, 회사는 이를 통해 단순히 인재 풀을 확장할 뿐 아니라 다양한 AI 활용 사례를 발견하고 있다. 굽타는 “제조, 고객 서비스, 영업 등 여러 부서 출신 직원들이 교육을 마친 뒤 AI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정확히 알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AI 기반 문화 구축

피닉스대학교 전략 부총장 마크 부커는 기술을 배우는 최선의 방법이 실습 중심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피닉스대학교는 실천 커뮤니티(Community of Practice) 또는 멘토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모델 활용 경험이 있는 기술 전문가가 실무 경험은 부족하지만 배우고자 하는 동료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식으로 조직 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부커에 따르면 실천 커뮤니티는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나누는 개방형 포럼이다. 그룹에는 머신러닝, LLM 역량 강화 같은 목표가 있다. 부커는 대학과 파트너 조직의 리더들이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인재로 팀을 구성할 것을 권장했다. 그는 “예를 들어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LLM 봇을 도입하려 한다면, 실천 커뮤니티에 공개 모집을 해 비슷한 경험을 가졌거나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찾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부커는 이런 커뮤니티가 변화 관리를 위한 출발선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커뮤니티를 통해 역량을 쌓고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다. 일단 커뮤니티를 구축하면 놀랍게도 일부 인재가 두각을 나타내고 리더로 성장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용자 그룹 운영을 위해 최소한 지도자 역할을 맡을 사람을 지정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래야 일부 구성원이 자연스럽게 멘토로 발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부커는 실제로 비즈니스 부서 직원이 기술 전문가가 되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렉스마크 역시 AI 애플리케이션 교육을 넘어, AI에 대한 직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얼리어답터가 되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했다. 더 강력한 AI 기반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렉스마크는 지난해 AI 파운데이션(AI Foundations)이라는 신규 과정을 도입했다. 굽타는 “처음에는 7,000명 직원 중 1,000명 정도가 신청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두 달 만에 5,000명이 수강했다”라고 밝혔다.

굽타뿐만 아니라, 진취적인 CIO와 IT 리더들은 AI에 대한 직원들의 열정이 단순한 도구 도입 이상의 기회를 줄 것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혁신 문화를 조성하고 직원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있다. 적절한 성과 목표에 집중할 경우 IT 리더는 AI의 가능성을 실현하고 미래에 준비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