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허브가 이번 주부터 고성능 AI 코딩 모델 사용자에 대한 월간 사용량에 일부 제한을 가하면서, AI 서비스가 무료 또는 무제한 모델에서 유료 구독 기반으로 전환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깃허브는 18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유료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 사용자에게 월간 프리미엄 요청량 할당제가 적용된다”라며 초과 요청에 대해서는 건당 0.04달러씩 요금이 부과된다고 전했다. 지난 4월 토마스 돔케 깃허브 최고경영자(CEO)가 발표한 과금 체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셈이다.
이번 조치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3.5 및 3.7 소넷, 구글의 제미나이 2.0 플래시, 오픈AI의 o3-mini 등 고급 AI 모델 사용자에게 영향을 미친다. 월간 할당량을 초과하면 다음 과금 주기까지 기다리거나 요청당 과금(pay-per-request)으로 이용 방식을 바꿔야 고급 기능을 계속 이용할 수 있다.
요금제별 프리미엄 요청 사용량 제한
이번 정책으로 고급 AI 기능은 요금제에 따라 차등 제공된다. 코파일럿 프로(Copilot Pro) 사용자에게는 월 300건, 비즈니스 및 엔터프라이즈 요금제 사용자에게는 각각 300건과 1,000건의 프리미엄 요청이 제공된다. 또, 깃허브는 월 39달러(약 5만 3,000원)에 1,500건의 프리미엄 요청을 제공하는 프로플러스(Pro+) 요금제를 새롭게 선보이며, 이 요금제 이용자는 “GPT-4.5 등 최고 성능의 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프리미엄 요청량은 각 모델별 연산량을 반영한 가중치 기반 계산 방식으로 책정된다. 예를 들어 GPT-4.5는 50배 가중치가 적용돼 한 번의 상호작용이 50건의 프리미엄 요청으로 계산되며, 제미니 2.0 플래시는 0.25배에 불과하다. 기본 제공 모델인 GPT-4o는 요청량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지만, 수요가 많은 경우 요청 속도 제한(rate limiting)이 적용된다.
요청량 초과 시에는 사용자 본인이 과금 설정에서 ‘지출 한도’를 별도로 설정해야 한다. 기본값은 0달러로 설정돼 있어 명시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한 초과 요청은 거부된다.
4월 발표로 예고된 수순
돔케 CEO는 지난 4월 해당 정책을 처음 발표하며, 이 같은 제한은 지속 가능한 AI 서비스 인프라를 위한 필수 조치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당시 깃허브는 “깃허브 유니버스(GitHub Universe) 이후 챗, 다중 파일 편집, 에이전트 모드 등 다양한 신규 모델을 도입했다”라며 “이제 이들 모델의 정식 출시와 함께 새로운 프리미엄 요청 체계를 도입한다”라고 밝혔다.
깃허브는 지난 5월, 프리미엄 요청 한도 적용을 한 차례 연기하며 “코파일럿의 프리미엄 요청 한도 적용을 미루기로 했다. 사용자들이 얼마나 많은 프리미엄 요청을 사용하고 있는지 쉽게 확인하고, 비용과 한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개발자 반발, 업계 전반의 흐름과 일치
엔터프라이즈 고객에게 이번 조치는 AI 도구가 실험적 기술에서 예산 수립과 전략적 조달이 필요한 핵심 비즈니스 서비스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현재 깃허브의 과금 시스템은 조직이 통합개발환경(IDE) 내 코파일럿 상태 아이콘이나 사용 보고서 다운로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프리미엄 요청 사용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한도를 초과한 요청은 관리자가 추가 과금을 명시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한 자동으로 거부된다.
이러한 제한 조치는 깃허브 사용자들의 불만을 불러일으켰다. 온라인 포럼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에는 지난 일주일간 관련 댓글이 잇따랐으며, 대부분 사용자들은 한도 설정이 지나치게 낮고 사실상 고가 요금제 업그레이드를 유도하기 위한 구조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 사용자는 “하루 300건이면 괜찮지만, 한 달 300건은 말도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비판은 AI 업계 전반에서 반복되고 있는 전형적인 흐름을 반영한다. 초기 스타트업 단계에서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플랫폼이 시장 입지를 다지면 유료화에 나서는 패턴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이미지 생성 플랫폼 미드저니(Midjourney)다. 이 회사는 2022년 7월 출시 당시 신규 사용자에게 25장의 무료 이미지를 제공했지만, 2023년 6월부터는 무료 체험을 완전히 폐지하고 월 10달러 유료 구독만 운영하고 있다. 동영상 생성 플랫폼 런웨이AI(Runway AI)도 무료 요금제는 ‘125 크레딧 일회 제공’에 그치고, 월 15달러 이상 유료 요금제부터 매달 갱신되는 크레딧을 제공하며 미사용분 이월은 불가하다.
챗봇 기반 생성형 AI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앤트로픽의 클로드는 무료 사용자에게 하루 40~50건의 메시지 전송만 허용하며, 오픈AI의 챗GPT 무료 요금제는 GPT-3.5 모델만 사용할 수 있고, 이용량이 많은 시간대에는 접근이 제한된다.
수익 압박이 유료화 가속
이러한 유료화 흐름은 AI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증명해야 하는 압박과 맞물려 있다. IT 언론사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사티아 나델라는 지난해 8월 “코파일럿이 2024년 깃허브 매출 성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현재는 MS가 깃허브를 인수했을 당시 전체 사업보다도 더 큰 규모로 성장했다”라고 설명했다.
고급 언어 모델의 학습과 운영에는 막대한 컴퓨팅 자원이 소요되며, 주요 AI 기업들은 수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진행 중이다. 최근 벤처 자금 유치가 까다로워지고, 투자자들이 수익성을 요구하면서 AI 기업들은 더 이상 지속 불가능한 성장 전략 대신 구독 기반 수익 모델에 집중하고 있다.
깃허브 역시 이 같은 방향성을 따르고 있다. 회사는 “프리미엄 요청은 모든 유료 요금제에서 기본 모델로 제공되는 에이전트 모드, 문맥 기반 채팅, 코드 완성 기능의 무제한 요청과는 별도로 제공되는 추가 기능”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변경이 핵심 기능 제한이 아닌 부가가치 서비스로 해석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흐름은 기업 CIO와 기술 리더들에게도 AI 도구 활용 전략과 예산 배분을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이 도래했음을 시사한다. 향후 AI 서비스가 벤처 자금 중심의 운영에서 벗어나 자체 수익 모델 중심의 구조로 전환되면서, 유사한 변화가 다른 AI 플랫폼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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