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활동으로 인한 배출, 즉 인위적 배출은 전 세계적으로 날씨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기상 이변은 원자재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극심한 기상 이변은 인프라를 교란시키고 전력 수요 급증을 초래할 수 있다.”
블룸버그NEF(BloombergNEF)가 블로그에 공개한 ‘기후 변화가 미국 에너지 시장을 재편하는 5가지 방법’을 통해 에너지 시장의 변화를 조망했다. 이러한 조짐과 변화는 비단 미국만이 겪는 문제가 아닌 만큼, 기상 패턴의 변화로 재편되고 있는 에너지 산업이 전 세계에 미칠 영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블룸버그NEF의 기상 분석가인 윌라 토빈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평균 기온 상승으로 미국의 가스와 전력 산업의 패턴 변화, 수력 발전량 감소, 산불 증가로 인한 주택과 인프라 위협 증가,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석유 및 가스 인프라가 타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기후 변화로 인해 미국 에너지 시장에서 진행되는 다섯 가지 변화에 대해 그가 설명한 내용이다.
첫째,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가스 소비량이 줄고 있다. 미국 전체의 겨울 기온은 1990~1999년과 비교할 때 지난 10년간 2% 상승했다. 이로 인해 주거 및 상업용 난방 수요가 감소했으며, 천연가스 저장량은 증가하고 가격은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겨울 평균 기온이 화씨 1도(섭씨 0.556도) 상승하면 연간 가스 소비량이 6% 감소할 수 있다. 따라서 겨울이 점점 따뜻해지면 천연가스의 재고는 늘어나게 된다. 이로 인해 가스를 공급하는 회사는 저장량의 기준을 재정의하고, 가스 생산업체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수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둘째, 미국 여름 기온이 상승하면서 전력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 하루 평균 기온이 쾌적한 수준인 화씨 65도를 초과한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Cooling Degree Days)는 1990~1999년 평균 대비 17% 증가했으며, 2024년 여름은 사상 최고로 더운 여름으로 기록됐다.
뜨거운 날씨는 에어컨 가동으로 인한 전력 수요가 급증하게 하고, 이는 곧 정전 위험을 높이고 전력망에 부담을 주게 된다. 이로 인해 부족한 전력을 보충하려면 재생 에너지를 우선으로 하는 발전에 추가로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화력 발전소를 가동해야 한다. 이는 청정 및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하려는 노력을 후퇴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진다.
셋째, 북서부 지역은 점점 더 건조해지고 수력 발전이 위축되고 있다. 미국 북서부의 2014~2023년 10년 동안의 여름 강수량은 1990~1999년과 비교할 때 26% 감소했다. 강수량의 감소는 농작물의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수력 발전을 주요 에너지 원으로 사용하는 이 지역의 에너지 공급에도 막대한 지장을 가져 온다.
수력 발전댐이 발전을 위한 충분한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비가 부족할 때는 눈이 녹은 물에 의존한다. 하지만 눈으로 확보했던 겨울 강수량도 점점 줄어들어, 2000년 이후 매년 평균 0.6%씩 감소하는 추세다. 이런 추세라면 이 지역의 수력 발전량은 감소하고, 이로 인해 전력 생산 업체들의 비즈니스 모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넷째, 산불 확산이 주택과 인프라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에서 산불로 인해 일 년에 소실되는 면적이 1990~1999년 평균 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날씨 조건이 발생하는 날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남서부 지역은 지난 50년 동안 연간 산불 위험 일수가 한 달이나 더 늘어났다.
산불이 발생했을 때의 온도도 1984년 이후 매년 화씨 3.7도(섭씨 2.6도)씩 상승하고 있다. 산불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기간이 늘어나고 산불 발생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커지고 범위는 넓어지면서 사람과 인프라에 치명적인 위험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산불에 취약한 지역에 전력선을 구축할 때 이제는 이러한 위험 요소까지 고려해야 한다.
다섯째, 허리케인이 석유와 가스 인프라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북대서양에서 발생하는 허리케인은 1980년 이후 1조 3,000억 달러의 피해를 입힌 미국에서 가장 극심한 기상 현상이다. 허리케인이 발생하면 멕시코만의 해상 석유 시추 및 가스 생산에도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다. 이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의 생산량 감소는 허리케인 발생과 일치한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허리케인의 강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렇게 허리케인의 위력이 강력해지면 그만큼 직간접적인 피해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석유와 가스 생산량 감소로 인한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을 방어하는 것이 더욱 힘들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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