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확산하는 가운데, 알파벳(Alphabet) CEO 선다 피차이가 올해 AI 인프라와 데이터센터에 7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최근 많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기술 리더들은 클라우드 대기업들의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5(Google Cloud Next 25)에서 피차이는 이 투자가 기업 고객의 증가하는 AI 워크로드를 직접 지원하는 동시에 핵심 구글 서비스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차이는 “AI가 제공하는 기회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라고 언급하며, 기업 고객이 필요로 하는 인프라와 기능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수십억 사용자를 위한 검색, 지메일, 포토와 같은 구글 서비스를 지원하면서 거의 제로에 가까운 지연 시간으로 인프라를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관세 정책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AI 인프라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본 지출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클라우드 업체의 전략 변화
구글의 공격적인 인프라 확장은 주요 경쟁사의 전략 변화와 확연히 대조된다. 2025년 AI 인프라에 8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미국과 유럽의 일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취소 사태로 인해 업계 전문가들은 AI 워크로드용으로 설계된 컴퓨팅 용량의 공급 과잉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에버레스트 그룹(Everest Group)의 실무 디렉터인 아비뱍티 센가르는 “클라우드 대기업들이 전략 분기점에 서고 있다. 구글은 글로벌 AI 중심 규모에 더욱 집중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지역 최적화와 선택적 제한을 시사하고 있다. 기업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로 인해 계산법이 달라질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AI 기업인 오픈AI(OpenAI)의 경우 클라우드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컴퓨팅 능력을 높이기 위해 자체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우선순위의 변화
클라우드 대기업들의 인프라 접근 방식 변화는 CIO와 아키텍트가 AI 배포를 계획할 때 새로운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 조직은 이제 즉각적인 가용성뿐만 아니라 자사 AI 로드맵에 따른 장기적인 인프라 계획도 평가해야 한다.
그레이하운드 리서치(Greyhound Research)의 CEO이자 수석 분석가인 산칫 고기아는 “AI를 위한 클라우드 전략은 더 이상 서비스 업체를 선택하는 것만이 아니라 워크로드 주권, GPU 가용성, 지연 시간 경제성, AI 모델 호스팅 권한까지 고려해야 하는 과제가 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레이하운드의 연구에 따르면 대기업의 61%가 클라우드 업체를 평가할 때 ‘AI 특화 선정 기준’을 우선시하고 있으며, 이는 2023년 24%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기준에는 모델 상호운용성, 미세 조정 비용, 공개 가중치 모델 지원 등이 포함된다.
멀티클라우드 전략의 확산
AI 인프라에 대한 클라우드 기업들의 접근 방식이 달라짐에 따라 기업 IT 리더들이 리스크 완화 조치로 멀티클라우드 전략을 채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에버레스트 그룹의 수석 분석가인 존티 파디아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확장 계획을 조정하고 오픈AI가 자체 구축 옵션을 모색함에 따라, 기업들은 클라우드 조달을 재고하고 AI 워크로드를 위한 멀티클라우드 및 하이브리드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런 변화는 기업이 클라우드 아키텍처를 계획하는 방식을 재구성하고 있다. 더 많은 조직이 가용성, 성능, 비용 고려사항에 따라 서비스 업체 간에 워크로드를 이동할 수 있는 유연성을 추구하고 있다.
센가르는 “클라우드와 AI 인프라 구매자들은 비용과 기능뿐만 아니라 각 클라우드 업체 인프라 로드맵의 장기적 안정성과 방향성을 점점 더 중요하게 평가할 것이다. 멀티클라우드 세계에서 경쟁력은 더 이상 기술에만 있지 않고, 서비스 업체의 확장 철학과의 조화에 있다”라고 말했다.
산업별 고려사항
여러 산업 분야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고유한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금융 서비스 기업은 첨단 AI 기능의 경쟁 우위와 강화된 규제 감독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한 금융 서비스 기술 리더는 그레이하운드 리서치에 “구축되고 있는 것과 현재 사용하는 것 사이에는 격차가 있다”라고 말하며, 클라우드 대기업들의 야심 찬 계획과 기업의 준비 상태 간의 불일치를 언급했다.
구글의 이번 투자는 모바일 영역에 중점을 둔 기업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테카크(Techarc)의 설립자이자 수석 분석가인 파이살 카우사는 “제미나이가 점점 더 스마트폰의 기본 AI 플랫폼이 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구글은 더 큰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모바일 중심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조직의 경우, 구글을 통해 기업용 AI 분야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목표와 실용성의 균형
주요 클라우드 업체의 AI 인프라 접근 방식이 엇갈림에 따라, 기업 기술 리더들은 리스크 허용 범위와 AI 배포 전략을 재평가해야 할 수 있다.
포레스터(Forrester)의 부사장 겸 수석 분석가인 찰리 다이는 구글의 막대한 투자가 “시장 수요, 에너지 지속 가능성, 지정학적 역학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에 따라 전략적 이점과 과잉 용량의 잠재적 리스크를 모두 가져올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기업이 현재 가격 모델의 지속 가능성과 클라우드 기반 AI 워크로드의 장기적 경제성이라는 중요한 질문을 제기할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센가르는 “AI 인프라에 대한 구글의 750억 달러 베팅은 AI 경제에서 규모 자체가 장기적인 차별화 요소일 수 있다는 전략적인 믿음을 반영한다. 하지만 리스크도 있다. AI 워크로드가 정체되거나 더 특화된 온프레미스 환경으로 전환될 경우, 과잉 용량은 방어벽이 아니라 걸림돌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업 AI의 새로운 현실
구글이 야심 찬 인프라 계획을 추진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특정 투자를 재조정하는 가운데, 기업 기술 리더들은 클라우드 업체가 더 이상 서로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새로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고기아는 “하이퍼스케일러 진화의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는 전략이 더 이상 글로벌 확장을 중심으로 조화되지 않는 단계다. 구글의 인프라 로드맵은 규모 우선 논리를 따르는 것으로 보이는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규제를 고려하고 기업에 종속되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차이는 이제 기업 IT 리더의 인프라 결정이 조직의 AI 역량과 경쟁 우위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비즈니스 전략이 됐음을 의미한다. 피차이 역시 “목표는 항상 최신 AI 발전을 기술 스택의 전체 계층에 가져오는 것이다.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기술 발전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집중하는 부분”이라며 인프라 투자와 관련한 구글의 전략적 비전을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AI 환경에서 성공적으로 경쟁하는 조직은 유연성을 유지하면서도 구체적인 비즈니스 요구사항과 장기적인 AI 전략에 맞춘 선별적 투자를 진행하는 곳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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