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에서 자동차, 금융, F&B와 미디어, 교육 및 레저, 핀테크, 화학 분야를 아우르는 KG그룹의 IT를 책임지는 KG ICT(대표 이상준, https://www.kgict.co.kr) 이야기다.
사실 어지간한 그룹의 IT 자회사라면 매출 규모를 키우기란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다. 그룹 내 내부 거래만 이용해서도 중소기업 수준의 매출은 이내 달성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KG ICT의 매출에서 대외 사업 비중은 55%에 달한다는 점에서 단연 두드러진다. 국내 유수의 금융 회사와 유통사를 대상으로 한 SI 사업은 물론, 인프라 운영, 솔루션 공급, 정보보호 컨설팅, 로봇자동화, SDaaS(Software Development as a Service)에 이르는 폭넓은 비즈니스 영역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KG ICT라는 이름은 이미 몇몇 AI 이니셔티브의 협력사 목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철강과 자동차라는 막강한 제조 분야 그룹사의 운영을 책임지면서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와 AI 역량 덕분일 터다. 그렇다면 지난 5년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KG ICT는 이제 어떠한 미래를 구상하고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품은 인물이 바로 지난해 12월 KC ICT에 합류한 박완상 부사장 겸 COO다. 중구 순화동에 위치한 KG 타워에서 박완상 부사장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모든 걸 쏟아붓고 싶은 회사를 만났다”
박완상 부사장은 오라클, 델EMC, NTT코리아, 화웨이 등의 글로벌 기술 기업을 주로 거친 30년 경력의 비즈니스 및 영업 전문가다. 경력 초창기부터 영업 및 유통, 사업 분야의 업무를 주로 담당했으며, 임원직을 맡은 최근 15년 동안에는 외국계 기업에서 국내 사업 운영을 총괄하며, 영업 본부 및 키 어카운트 관리에 이르는 폭넓은 역할을 수행했다.
“커리어를 돌이켜보며 자부하는 한 가지는 영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점입니다. 도전을 즐기는 성격이기도 하고 노력하고 성취하는 과정에서 행복해하는 성향이기도 합니다. 어렵다고 포기해본 기억도 없습니다. 조금씩 커리어 마무리 시점이 다가오는 가운데 누구나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만들고 싶은 게 있지 않습니까? KG ICT의 바로 그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그는 KG ICT의 이상준 대표와 정철환 CTO에 대한 신뢰가 특히 작용했다며 설명을 이어 나갔다.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대우가 더 좋은 것도 아니었고, 글로벌 벤더의 영업 총괄에서 그룹 IT 자회사의 부사장 겸 COO로의 변신에 우려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보아온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고, 자신의 역량으로 키워나갈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KG ICT로의 이직을 결정할 수 있었다고 박완상 부사장은 전했다.
“저의 역량과 스타일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회사가 있으니 행복한 마음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KG ICT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체계적인 영업과 마케팅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불과 3,4개월 지났지만 벌써 성취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속도감 있게 움직일 여건이 마련돼 있습니다.”
박완상 부사장은 실제로 민첩성과 유연성이라는 KG ICT의 특징이 큰 매력이라고 이야기를 보탰다. 현재 KG ICT의 비즈니스 아이템은 놀라울 만큼 다양하다. 철강과 자동차라는 제조 영역의 그룹사와 더불어 유통, 미디어, 금융, 식음료 등에 이르는 다각적인 영역의 그룹사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특성이다.
“차세대 ERP, PLM 구축과 같은 전통적 기술 프로젝트에서부터 전기차 충전, 정보보호 컨설팅, 로봇자동화에 이르는 폭넓은 영역을 완성도 높게 소화하고 있습니다. 2020년 설립된 KG ICT는 그룹 IT 자회사로는 후발주자입니다. 수십 년 연혁의 IT 자회사들이 즐비한 현실을 감안하면 한참 늦은 출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른 성장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먼저 15~20년 경력의 업계 베테랑들로 구성된 인력 구조가 있다고 봅니다.”
이에 더해 KG ICT의 민첩성과 유연성의 다른 배경은 파트너십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IT 인프라에서 인공지능, 전기차, SI, 자동화, 교육 영역에 이르는 방대한 파트너십을 확보한 덕에 빠르게 시도하고 빠르게 대응하는 체질과 문화가 KG ICT 내에 자리잡았다는 진단이다. KG ICT의 파트너십은 또 기술력을 갖췄지만 자금과 인지도가 부족한 소규모 신생 기업과 협력해 시장을 함께 개척하는 측면도 지닌다고 박완상 부사장은 덧붙였다.
“즉 KG ICT는 이제 운영 조직이나 개발 조직이라기보다는 비즈니스 이네이블러 조직에 가깝습니다. 인력 채용 또한 이를 염두에 두고 진행되고 있습니다. AI가 비즈니스 전반을 송두리째 뒤흔들 시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적어도 3년 내에 역전의 기회, 추월의 기회가 올 것이라고 봅니다. KG ICT의 이러한 민첩성과 유연성은 그러한 기회를 잡아야 할 때 특히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KG ICT 연도별 매출 추이
KG ICT
“제조 AI 서비스 특화 전략”
박완상 부사장이 그리는 미래의 중심에는 이렇듯 ‘AI’가 있다. AI 시대가 도래하는 가운데 제조 기업에서도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제조업의 특성을 살린 AI 솔루션 및 관련 인프라를 제공하는 리더로 자리 잡는다는 전략이다.
“KG스틸, KG모빌리티와 같은 그룹 내의 제조 기업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가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 중심의 제조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AI 인프라와 보안 측면에서도 역량을 고도화할 방침입니다. 특히 온프레미스 AI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데이터가 핵심 자원으로 부상하면서 데이터 유출 및 외부 의존성에 따른 위험성을 해소할 수 있는 온프레미스 AI 환경으로의 전환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KG ICT의 민첩성과 유연성, 제조업 기반을 감안한 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KG ICT에 합류한 후 가장 집중하는 영역이 바로 이것이라고 박완상 부사장은 말했다. 국내외 기술력을 갖춘 AI 전문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한편, 그룹 내 AI 프로젝트를 통합해 내부 역량 확보와 솔루션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장에서 파트너 기업들과 이야기해보면 우리의 장치 산업 데이터와 조립 산업 데이터, 유통 산업 데이터에 반색하곤 합니다. 이러한 종류의 데이터를 모두 보유했으면서도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은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KG ICT가 유일하다고도 이야기합니다. 짧은 연혁에도 불구하고 KG ICT는 아주 많은 것을 가진 조직입니다.”
박완상 부사장은 이러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그룹의 IT 자회사라는 정체성을 넘어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한다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와 머신 비전 등의 전통적 AI 기술과 함께 생성형 AI를 제조 영역에 접목할 기회를 통해서다.
“19곳에 이르는 그룹사와 30여 곳의 고객사를 지원하는 일이 기존 비즈니스의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제조 영역에 특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룹 자회사와 고객사에게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안내하는 회사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KG ICT에의 합류에 대한 주변인들의 반응은 어땠는지를 박완상 부사장에게 물었다. 몇 번의 주저함 끝에 그는 ‘KG ICT가 사람 제대로 뽑았네’라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고 실토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KG ICT가 자신에게도 행운이라고 덧붙였다.
“연 80% 가까이 성장하는 회사가 저를 왜 영입했겠습니까? 성장세를 이어갈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라는 주문일 겁니다. 다행히 제가 기여할 영역이 명확히 보입니다. 대한민국 IT 업계에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합니다. 계획대로 3년 후, 5년 후의 미래를 이루고 나면 정말이지 더욱 행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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