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프레스 특화 호스팅 제공업체인 WP 엔진(WP Engine)과 워드프레스 기술을 개발하는 기관인 오토매틱은 수년간 서로를 비난해왔다. 그리고 지난 수요일, WP 엔진은 오토매틱이 WP 엔진의 돈을 갈취하려 했다며 연방 법원에 오토매틱과 설립자인 맷 뮬렌웨그를 고소했다. (참고로 워드프레스를 개발한 오토매틱은 영리 사업만 관리하고 있으며, 비영리 사업을 위해 워드프레스 재단을 별도로 만들었다. 워드프레스 재단은 오픈소스 기술을 비롯해 무료 서비스인 워드프레스닷오알지(WordPress.org)를 담당한다.)
소장에서 WP 엔진은 “지난 2주간 워드프레스는 WP 엔진에게 불필요한 상표 라이선스 비용으로 오토매틱에 수천만 달러를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WP 엔진이 이를 거부할 경우 워드프레스 커뮤니티에서 퇴출시키겠다고 위협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경고 없이 진행된 피고의 계획으로 인해 WP 엔진은 48시간 이내에 돈을 지불하는 데 동의하거나 금지되고 공개적으로 명예가 훼손되는 결과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피고의 요구를 거부하자 WP 엔진을 협박하는 메시지와 사진을 보냈다”라고 전했다. WP 엔진은 이 협박에 굴복하지 않자, 워드프레스 측이 ‘핵폭탄’이라고 스스로 칭한 공격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응해 오토매틱은 ‘WP 엔진은 워드프레스닷오알지에서 금지됩니다’라는 거친 표현이 담긴 자체 대응문을 공식 사이트에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에서 워드프레스는 “WP 엔진은 워드프레스의 GPL 코드를 수정한 형태로 고객에게 제공하면 된다”라며 “WP 엔진이 사용자를 위한 로그인 시스템, 서버 업데이트, 플러그인 디렉터리, 테마 디렉터리 등 모든 서비스와 보안 연구를 자체적인 기술력으로 운영하라”라고 주장했다. 또한 오토매틱은 “WP 엔진 서버는 더 이상 워드프레스 서버에 무료로 접근할 수 없을 것이며, WP 엔진은 직접 보안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WP 엔진은 소송에서 오토매틱의 설립자인 뮬렌웨그에 대한 공격에 집중했다. 뮬렌웨그가 미국 국세청(IRS)과 캘리포니아 주에 워드프레스 통제권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하고 워드프레스가 비영리 단체의 통제하에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WP 엔진은 워드프레스 소스코드와 상표가 원래 오토매틱의 소유였으나, 2010년에 비영리 재단인 워드프레스 재단으로 이관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뮬렌웨그와 오토매틱은 해당 소식이 발표된 바로 그날 워드프레스 상표에 대한 독점적이고 로열티 없는 사용권을 오토매틱으로 다시 넘겼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상표의 법적 소유는 재단에 있지만, 실질적인 사용 권한과 통제는 여전히 오토매틱이 갖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에 미치는 영향
워드프레스가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은 복잡하다. 대형 기업의 핵심 시스템에서는 워드프레스 코드가 많이 사용되지 않지만, 클라우드 환경, 공급망 회사, SaaS 플랫폼 등에 널리 퍼져 있다. 만약 두 회사와 고객들이 충돌하기 시작하면, 기업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WP 엔진은 성명을 통해 “뮬렌웨그와 오토매틱의 일명 ‘초토화 전략’이 WP 엔진뿐 아니라 전체 워드프레스 생태계에 해를 끼쳤다”며 “생태계 내 신뢰를 기반으로 한 약속과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오토매틱은 블로그를 통해 “WP 엔진이 오토매틱, 뮬렌웨그, 워드프레스닷오알지를 상대로 근거 없는 소송을 제기했다”라며 소송이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오토매틱은 전 미국 법무차관 닐 카티얄과 그의 법무팀을 변호인으로 선임했으며, 법정에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
카티얄은 “어젯밤 WP 엔진의 소장을 읽으며 밤을 새웠지만, 그 어디에서도 타당성을 찾을 수 없었다”라며 “WP 엔진이 제기한 주장은 모두 근거가 없으며, 우리는 법원에서 이 소송의 실체가 철저히 밝혀지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 모두 타격 피할 수 없을 것”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말 싸움 전쟁’을 비난하며, 감정적 대립이 워드프레스와 WP 엔진 양측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어 인사이트 앤 스트래티지(Moore Insights & Strategy)의 부사장 겸 수석 애널리스트인 멜로디 브루는 두 회사의 발언을 ‘말싸움’이라고 표현하며 “장기적으로 볼 때, 사람들이 두 회사를 지지하는 것을 꺼리게 될 수 있다”라며 “심지어 일부 사람들은 오픈소스 자체를 멀리하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브루는 업계의 다수 CIO가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일부 CIO에게 심각한 우려를 안겨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루는 “이런 갈등은 업계에 부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결국 잠재적 인재를 포함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이 분야에서 멀어지게 할 것”이라며 “이런 회사는 엔지니어 없이는 존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픈소스 생태계를 연구하는 IDC의 리서치 매니저 미셸 로젠은 이번 소송이 매우 빠르게 사적인 문제로 확대되었다고 분석했다.
로젠은 “이 소송은 오픈소스 상표 문제보다는 상호 관계에 관한 것”이라며 “뮬렌웨그의 블로그 게시물에는 명백한 사실을 넘어서는 수준의 비방이 포함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로젠은 이 분쟁으로 인해 기업 CIO들의 눈에 두 회사가 모두 ‘방사능’ 같이 멀리해야 할 기업으로 취급 받을 수 있다고 말하며, 이 싸움이 양측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브루의 의견에 동의했다. 로젠은 “확실한 건 두 회사 모두 사업상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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