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는 이 칩이 기존 방식보다 오류 수정 비용을 최대 90% 절감할 수 있으며, 실용적인 양자 컴퓨팅 구현을 앞당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AWS의 양자 하드웨어 담당 디렉터인 오스카 페인터는 27일 아마존 블로그를 통해 “오셀롯은 실용적인 양자 컴퓨터 개발 일정을 최대 5년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오셀롯은 ‘고양이 큐비트(cat qubits)’라는 방식을 활용한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 실험에서 이름을 따 온 고양이 큐비트는 본질적으로 비트 플립 오류에 강한 특성을 가지며, 이론적으로는 다른 방식보다 내결함성이 뛰어나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페인터는 파운드리 산하 언론사 네트워크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오셀롯의 다음 목표는 오류 수정된 논리적 큐비트의 오류율을 현재보다 몇 배 더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오셀롯은 일반 사용자에게 제공될 단계에는 이르지 않았다. 페인터는 “오셀롯 아키텍처가 발전해 더 많은 물리적 큐비트를 포함하고, 논리적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여러 개의 오류 수정된 논리적 큐비트를 확보하게 되면, 초기 단계의 하드웨어이지만 고객에게 일부 접근을 제공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출시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적절한 시기를 계속 평가하고 있지만 지금은 너무 이르다”라고 설명했다.
오셀롯 칩은 향후 AWS의 양자 컴퓨팅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 브라켓(Braket)에서 제공될 예정이다.
페인터는 “EC2에서 AWS의 그래비톤(Graviton) 칩이 엔비디아 칩과 함께 제공되는 것처럼, 오셀롯도 다른 양자 하드웨어 옵션과 함께 제공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했다.
오셀롯이 가장 먼저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산업으로는 신소재 개발, 새로운 화학 공정 연구, 분자 생물학 분야가 꼽힌다.
양자 컴퓨팅 기업 퀀텀서킷(Quantum Circuits)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 과학자인 롭 숄코프는 “AWS는 상당히 인상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라며 “향후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기대된다”라고 평가했다. 숄코프는 초전도 양자 컴퓨팅 분야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다.
이번 AWS의 발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양자 컴퓨팅 칩 ‘마요라나 1’을 공개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나왔다. 빅테크 기업 간 양자 컴퓨팅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아직 초기 단계지만, 자사의 기술이 경쟁사보다 확장성이 뛰어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두 기업은 선두 업체를 따라잡아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컨설팅 기업 무어 인사이트&스트래티지의 양자 컴퓨팅 애널리스트 폴 스미스-굿슨은 “양자 기술 측면에서 AWS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칩은 IBM, 퀀티넘(Quantinuum), 아이온큐(IonQ), 아톰 컴퓨팅(Atom Computing) 등 다른 기업보다 훨씬 뒤처져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셀롯은 여전히 실험적 단계에 있으며, 실제 상용화까지는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쟁사는 지난 5년 동안 양자 컴퓨팅 기술을 빠르게 발전시켜 왔다.
스미스-굿슨은 “우리는 이제 유용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라고 말하면서도, ‘유용한’이라는 표현에 따옴표를 달았다. 이어 “완전한 내결함성을 갖춘 양자 컴퓨팅은 아직도 수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셀롯이 다른 양자 기업보다 더 효율적인 대량 오류 수정 기술을 개발한다면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아마존의 연구가 유망하긴 하지만, 양자 컴퓨팅 개발 기간이 단축됐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더 많은 근거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AWS의 페인터는 오셀롯 칩이 실용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약 100개의 논리적 큐비트와 0.000001% 수준의 논리적 큐비트 오류율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인터는 “그 정도 수준이 되어야 가장 초기 형태의 실용적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라며 “대부분의 응용 분야에서는 그보다 몇 배 더 낮은 오류율이 요구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과제는 양자 컴퓨터에 적합하고 최적화된 양자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페인터는 언급했다.
클라우드 기업, 양자 컴퓨팅 선도할까?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양자정보물질연구소 소장이자 이론물리학 교수인 존 프레스킬은 아마존의 오셀롯 발표를 ‘상당히 큰’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프레스킬은 현재 구글이 양자 기술 확장에 있어 가장 앞서 있으며, 지난 1년 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에 구글과 AWS 중 어떤 접근 방식이 장기적으로 더 유리할지 단언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의 발전 속도는 자신의 예상보다 빠르다고 덧붙였다.
컨설팅 기업 콘스텔레이션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홀거 뮐러는 “이제 클라우드 기업이 직접 양자 칩을 만들고 있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뮐러는 “지금이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클라우드 기업은 GPU 시장에서 겪었던 종속성을 탈피해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는 자체 기술력 확보를 통해 외부 의존도를 최소화하고 싶어 한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AWS, IBM은 모두 초전도 방식의 큐비트에 집중하고 있으며, 각 기업이 서로 다른 소재를 활용해 경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위상적 큐비트 기반 ‘마요라나 1’ 칩 역시 초전도 방식의 변형이다.
뮐러는 “각 기업이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소재를 사용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초전도 방식이 가장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AWS의 핵심 기술
오셀롯의 가장 큰 특징은 초전도 물질인 탄탈럼(Tantalum)을 활용해 양자 상태를 저장하는 발진기의 성능을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오셀롯은 한 개의 칩 안에 서로 다른 종류의 큐비트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총 14개의 요소로 구성된 이 칩에는 5개의 고양이 큐비트(cat qubits), 4개의 오류 감지 큐비트, 5개의 안정화 버퍼 회로가 포함되어 있다.
프랑스 디지털과학기술연구소(INRIA)의 연구 총괄 마지야르 미라히미는 “이 칩은 신뢰할 수 있는 양자 프로세서의 하드웨어 복잡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미라히미는 “라고양이 큐비트를 선택한 것은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서 오류를 방지할 수 있는 보호 장치”라며 “전통적인 큐비트 방식보다 개발 기간을 단축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경쟁사는 단순히 큐비트 수를 늘려 중복성을 통해 오류를 줄이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양자 컴퓨팅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퀀텀서킷의 CEO 레이 스메츠는 “기업은 필연적으로 오류 수정이 가능한 보다 효율적인 초전도 양자 컴퓨팅 기술의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메츠는 “오류 수정의 한계를 가장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기업이 실용적인 상업용 양자 컴퓨터를 제공하는 데 있어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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