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부분의 PC 제조사가 내장형 AI 기능을 탑재한 기기를 발표하거나 이미 생산하고 있다. 왜일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오픈AI의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 등 생성형 AI는 다양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레스터는 내년을 ‘AI PC의 해’로 전망했다.
포레스터는 AI PC를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에 걸쳐 AI 워크로드 경험을 개선하도록 특별히 설계된 PC, 즉 AI 프로세서와 알고리즘이 내장된 컴퓨터로 정의했다. NPU는 특정 기능을 분산 처리해 AI 알고리즘을 초고속으로 실행할 수 있게 한다.
포레스터는 “직원은 수년간 사용자용 운영체제(OS)에서 배경 흐림이나 노이즈 제거 같은 AI 기능을 사용해 왔지만, 대부분은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와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내에서 이뤄졌다. AI PC는 클라우드 전용 AI 모델을 변화시켜 운영체제를 실행하는 로컬 기기에서 처리한다”라고 설명했다.
AMD, 델, HP, 인텔, 애플, 엔비디아, 레노버 등 많은 기업이 향후 1년 동안 출시할 AI PC 혁신을 홍보하고 있다. 지금은 윈도우 사용자에게 중요한 시점이다. 윈도우 10이 오는 2025년 10월에 지원 종료되기 때문이다. 이제 사용자는 윈도우 11로의 업그레이드와 새 하드웨어 구입을 고려해야 한다.
가트너의 전 세계 AI PC 출하량 전망에 따르면 2025년에는 총 1억 1,4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대비 165.5% 증가한 수치다. 주요 전망 내용은 다음과 같다.
- 2024년 전체 PC 출하량의 17%에 불과했던 AI PC가 2025년에는 4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 AI 노트북에 대한 수요가 AI 데스크톱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2025년에는 AI 노트북이 전체 노트북의 51%를 차지할 전망이다.
- 2023년 점유율 5% 미만이었던 AI 노트북이 2026년에는 대기업의 유일한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가트너 수석 애널리스트 란짓 아트왈은 “어떤 PC에 AI 기능이 포함될지에 대한 추측에서 이제는 대부분의 PC에 AI NPU가 통합될 것이라는 예상으로 논의가 옮겨가고 있다. 결과적으로 NPU가 PC 벤더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PC 시장이 AI PC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특히 소비자 AI 노트북 시장에서 ARM 기반 AI 기기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아트왈은 x86 프로세서의 지배력이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할 전망이라면서도, “2025년에는 윈도우 x86 기반 AI 노트북이 비즈니스 부문을 주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웹에서 동일한 AI 도구에 접근할 수 있는데, 컴퓨터 자체에 AI 알고리즘을 내장하고 이를 전용 프로세서로 구동하려는 움직임이 왜 나타날까? 레노버의 상용 제품 관리 책임자인 톰 버틀러는 AI가 PC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더 똑똑하게 작동하고 반응성과 보안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AI 지원 PC는 각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더 개인화된 적응형 경험을 제공하도록 발전하고 있다. 생성형 AI 등장은 중요한 전환점이었지만, 클라우드 처리에의 의존은 데이터 프라이버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라고 말했다.
버틀러에 따르면 PC의 각 구성 요소가 AI 작업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고유한 역할을 하지만, NPU는 최소한의 전력 소비로 AI 연산을 가속화하는 핵심 요소다. 일반적으로 AI PC는 외부 웹사이트나 서비스에 접속할 필요 없이 일상적인 작업을 보다 효율적이고 직관적으로 처리하거나 지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은 지난달 NPU 코어와 애플 인텔리전스가 탑재된 새로운 M4 아이맥을 발표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이메일이나 기타 콘텐츠 작성을 도와주는 AI 기반 어시스턴트이며, 보다 복잡한 작업을 챗GPT에 맡길 수도 있다. 애플은 또한 M4 맥북 프로와 맥 미니를 공개하며 AI 관련 작업 처리 능력을 강조했다.
버틀러는 AI PC가 일정 관리와 이메일 정리 같은 일상 작업을 처리하고 실시간 번역 및 전사(transcription) 기능으로 협업을 강화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Intel Corp.
기기 종류에 따라 AI 기술은 클라우드 및 엣지 컴퓨팅과 연동돼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더 빠르고 정확한 의사 결정을 지원한다. 또한 AI가 탑재된 PC는 위협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새로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진화해 기기의 보안을 한층 강화한다.
버틀러는 레노버의 기술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스마트커넥트는 여러 레노버 기기 간의 연결성을 높여 사용자가 기기를 자유롭게 전환하며 사용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씽크쉴드는 전체 시스템의 보안을 담당해 실시간으로 사용자를 보호한다.
하지만 AI가 탑재된 PC는 고급 작업을 처리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더 많은 RAM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애플은 최소 RAM 용량을 8GB에서 16GB로 상향 조정했다.
레노버는 이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모두를 위한 더 스마트한 AI’ 전략을 통해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작업 난이도에 따라 맞춤형 시스템 사양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간단한 AI 작업만 필요한 일반 사용자의 경우 강력한 NPU와 16GB RAM을 사용해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 반면 복잡한 애플리케이션이나 대규모 언어 모델, 딥러닝 같은 고급 작업을 다루는 사용자에게는 32GB 이상의 RAM이 필요하다.
버틀러는 “AI 개발 분야에서 일하는 사용자가 지연 시간을 줄이고 AI 모델 미세 조정 기능을 보장하려면 강력한 GPU 및 CPU와 함께 더 많은 RAM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HP의 상용 시스템 및 디스플레이 솔루션 사장인 구아엔테 산마틴은 초당 40테라 연산(TOPS) 이상의 NPU를 탑재한 PC에 거의 매일 새로운 사용 사례가 등장하면서 일상적인 워크플로우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산마틴은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과 챗GPT 같은 LLM이 문서를 신속히 요약하고, 이메일을 작성하며, 회의를 예약할 뿐만 아니라 회의 요약에서 실행 항목을 생성해 업무 시간을 절약하고 생산성을 높인다고 언급했다.
그는 “창의적인 작업, 편집, 디자인, 콘텐츠 제작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제 AI를 사용하면 프롬프트만으로 이미지, 비디오, 음악을 생성할 수 있어 누구나 작곡가나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 제품 마케터는 몇 주 동안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를 기다릴 필요 없이 몇 시간 만에 캠페인 카피와 완전히 구현된 에셋을 만들 수 있다. 비디오 및 디자인 전문가도 클릭 한 번으로 배경 제거나 생성 확장과 같은 복잡한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라이브 캡션과 음성 텍스트 변환, 음성 명령을 통해 실시간 회의에서 언어 번역을 수행하는 AI 강화 기기가 등장하고 있어 글로벌 팀 간의 장벽을 허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가상 사피엔스 같은 AI 도구는 회의 중에 실시간 코칭을 제공해 사용자가 보다 전문적이고 명확하게 의사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에 따르면 클라우드 서비스 대신 기기에서 AI를 실행했을 때 주요 이점은 보안 강화다. 산마틴은 “AI가 PC 자체에 대한 제어를 자동화한다. AI에게 보안 설정을 확인하고, 통화를 위한 카메라와 마이크를 구성하며, 사용자 선호도에 따라 인터페이스를 조정하거나 사용 패턴에 따라 자동으로 적응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보안과 위협 보호를 개선하기 위해 AI는 데이터와 행동을 모니터링하여 비정상적인 패턴을 감지하고 실시간으로 위협을 차단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산마틴은 언어 및 시각 모델을 기기에서 직접 실행하는 로컬 추론 지원 AI PC에 몇 가지 장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개인, 독점 또는 금융 데이터가 클라우드 기반 AI에 업로드되지 않고 로컬에 남기 때문에 민감한 정보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다. 산마틴은 “PC의 AI는 외부 서버에 노출하지 않고도 생성 작업을 위해 모든 개인 파일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AI가 작업을 더 어렵게 만들 가능성은?
인텔 설문 조사 및 연구에 따르면, 현재 AI PC 사용자는 이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영국, 프랑스 소비자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약 53%가 AI 지원 PC는 ‘창의적인 전문가나 기술 전문가에게만 유용’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44%는 AI PC를 ‘단순한 홍보용 기술이나 미래형 기술’로 봤다.
설문 조사 결과, 사용자는 일반적으로 매주 컴퓨터 관련 업무에 주당 총 899분, 거의 15시간을 소비했다. 인텔 연구에 따르면 AI PC 사용자는 기존 PC 사용자보다 작업에 더 오랜 시간을 소비한다. 원하는 답변이나 응답을 얻기 위해 AI 도구와 잘 소통하는 방법을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쓰기 때문이다.
인텔은 “AI 지원 제품을 제공하는 조직은 ‘일상적인 AI’의 잠재력을 진정으로 보여주기 위해 더 많은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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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안전 및 연구 기업인 앤트로픽(Anthropic)의 2023년 연구에 따르면, AI 도구의 활용법을 제대로 이해하면 반복적인 작업 처리, 워크플로우 간소화, 또는 연구 지원 등에서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AI의 실질적인 효과는 사용 경험에서 잘 드러난다. AI PC를 직접 사용해보지 않은 응답자 중에서는 32%만이 다음 업그레이드 시 AI PC 구매를 고려한다고 답한 반면, 실제 사용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에서는 이 비율이 64%로 증가했다.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초기 연구 데이터에 의하면 AI PC 사용자들이 일상 작업에서 주당 약 240분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은 많은 AI PC 소유자가 단순히 AI의 이점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도구 사용법을 모른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앤트로픽은 “AI PC가 많은 사람에게 제공되고 있지만, 응답자 86%가 AI PC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거나 사용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이미 AI PC를 소유한 응답자는 기존 PC를 사용하는 사람보다 디지털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AI PC의 약속과 현실 사이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소비자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자문 서비스 서카나(Circana)의 전무이사 마이크 크로스비는 AI PC가 기업 간 거래(B2B) 목적에서 유망한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로스비는 미국 연방정부가 정의한 20개 사업 부문 중 전문직 및 과학, 금융, 의료 등 단 3개 부문이 전체 AI PC 판매량의 거의 50%를 차지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기업은 이 신기술을 신중하게 평가하면서 혁신의 이점과 기존 환경에의 리스크를 저울질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2025년 10월로 예정된 윈도우 10 지원 종료가 다가오면서 AI PC로의 전환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현재 전체 사용자의 약 60~70%가 여전히 구버전을 이용하는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확장 보안 업데이트(ESU)가 일시적인 유예 기간을 제공하지만, 서카나는 지원 종료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시스템 현대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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