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UAE,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 협약··· “지속 가능한 인프라로 지역 혁신 지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이 카스르 알 와탄에서 열린 행사에서 미국-UAE 간 협약을 발표하고, 아부다비에 미국 외 지역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는 5기가와트(GW) 규모의 청정 에너지로 구동되며, UAE의 G42와 AWS를 포함한 미국 대기업들이 참여한다. UAE는 이를 통해 2031년까지 글로벌 AI 선도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발표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있는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 초저지연 연산 성능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IDC의 에릭 새뮤얼 부국장은 “미국-UAE의 AI 캠퍼스는 지역 내 조직들이 저지연 AI 사례를 우선 적용하고 실시간 의사결정을 가속화할 기회를 제공한다. 핵-태양광-가스 복합 전력 구성은 항상 작동하는 지속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보장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양국이 맺은 ‘미국-UAE AI 가속화 파트너십’은 기술 협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미국이 우려하는 중국의 기술적 영향력 문제에도 대응한다는 이중 전략을 갖고 있다. UAE는 이미 2017년부터 AI 장관직을 신설하고, 2019년부터 자체 AI 대학을 운영하는 등 AI 분야에서 기술 기반을 다져왔다.

걸프 AI 허브의 전략적 경쟁력

10제곱마일 규모의 아부다비 AI 캠퍼스는 금융, 에너지, 헬스케어를 포함한 산업 전반에서 걸프 협력 위원회(GCC) 중심의 혁신 허브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캠퍼스에서는 지역 맞춤형 LLM 및 도메인 특화 AI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며, 전용 과학 단지가 연구개발(R&D)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하이브리드 에너지 구성은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우위를 제공할 수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UAE는 연간 50만 개 규모의 엔비디아 칩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수출 통제 이후 얻은 전략적 승리로 평가된다. 해당 칩은 에미리트NBD의 AI 기반 금융 서비스,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NEOM) 스마트시티 계획, 그리고 글로벌 남반구 저개발 지역의 의료진단 시스템에 활용될 예정이다.

새뮤얼은 “캠퍼스의 지리적 근접성과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는 규제 산업에서의 AI 활용에 특히 유리하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G42가 인프라 구축을 주도하면서 UAE의 규제 요건 충족을 보장한다. 성숙한 하이브리드 및 멀티클라우드 아키텍처가 조직이 자국 내에서 민감한 워크로드와 지적 재산을 보호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경쟁과 지정학적 상황

미국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 및 국가 안보의 연계는 중국 기술의 영향력 견제를 보완할 수 있다. 오픈AI의 샘 알트먼도 UAE의 시장 개방 전략에 대해 지지 의사를 표명한 바 있지만, UAE의 AI 전략은 치열한 경쟁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2030년까지 1조 달러 GDP 창출을 목표로 하는 4,000억 달러 규모의 AI 펀드를 조성했다.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정부도 자국의 기술 자립, 데이터 주권 확보, 로컬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 AI 분야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UAE가 내세우는 장점은 저렴한 청정에너지, 명확한 규제 환경, 주권 우선 전략이다. 이는 글로벌 사우스 전역의 신흥 시장에 특히 매력적인 요소일 수 있다. 하지만 구조적인 리스크도 남아있다. G42의 과거 화웨이와의 협력, 알리바바 클라우드 등 중국계 하이퍼스케일러의 존재, 칩 밀수 우려 등이 미국과의 공조를 중시하는 기업들에겐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

새뮤얼은 “UAE는 혁신 중심 접근 방식과 과감한 AI 사용례를 자국에 먼저 도입하는 전략을 통해 싱가포르, 중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성공 여부는 인프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벤치마크가 될 수 있는 실제 배포에 달려있다”라고 분석했다.

벤더 종속과 통합 리스크도 여전히 주요 과제다. 새뮤얼은 “오픈 아키텍처 및 API 중심 전략으로 일부 완화하고는 있지만, 인재 격차는 여전히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큐릭(Qlik)의 보고서에 따르면 UAE 기업의 31%는 AI 역량 부족, 27%는 데이터 전문성 부족, 25%는 분석 도구 미흡을 과제로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이런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들은 컨설팅 파트너 및 IT 서비스 벤더와 협업하고 있다. 새뮤얼은 “기업들은 기술 격차와 운영 복잡성을 모두 해결하기 위해 AI옵스(AIOps)를 도입하고 변화 관리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UAE는 2027년까지 100만 명의 AI 전문가를 양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새뮤얼은 ‘미국-UAE AI 가속화 파트너십’ 하에서 데이터 주권, 지적 재산권 소유권, 국경 간 거버넌스를 고려하는 글로벌 기업들에 대해 “UAE에 진출한 기업들은 중앙 집중식 거버넌스를 유지하면서 핵심 IT 프레임워크를 현지에서 복제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모듈형 클라우드 네이티브 솔루션의 지원을 받는 하이브리드 접근 방식을 통해 규제 대응력과 민첩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회는 분명하지만, 기술 리더들이 야심과 실행력, 인프라와 신뢰를 함께 갖춰야만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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