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MS 투자 협약에 따라 AI 칩 UAE 수출 승인

지난 4월 마이크로소프트(MS)는 G42에 15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하고, 애저 인프라와 서비스를 활용해 UAE의 AI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투자 협약의 일환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사장 브래드 스미스가 G42 이사회에 합류한 바 있다.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일부 미국 의원은 이번 승인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첨단 기술 수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AI 칩과 모델 가중치에 대한 노하우를 이전한다는 계획은 면밀한 검토 대상이 됐다. 특히 G42가 과거에 감시 및 군사 프로젝트와 연관된 중국 기업과 관계를 맺었다는 점이 지적되면서, UAE를 글로벌 AI 리더로 만들겠다는 이 협약의 목표에 다양한 의견이 이어졌다.

에베레스트그룹의 수석 분석가 카르티케이 카우샬은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상당하지만, 이 이니셔티브는 미국이 중국의 입지를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미국은 첨단 AI 기술에의 접근을 허가해 이 지역에서 동맹을 강화하고 기술 표준을 장려하며, 중국의 디지털 실크로드 계획에 대응한다”라고 분석했다.

면밀한 조사 결과

지난 7월 하원 외교위원회 마이클 맥콜 위원장과 중국특별위원회 존 물레나르 위원장 등 미국 의원 그룹은 바이든 행정부에 MS-G42 협약 조사를 촉구했다. 의원들은 수출 제한 AI 칩이나 첨단 모델 가중치와 같은 미국 기술의 이전 가능성을 우려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의원들은 민감한 기술이 악의적으로 쓰이지 않도록 더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G42가 군사 관련 기업을 포함한 중국 기업과 광범위한 사업 관계를 맺고 있으며, 과거 스파이 활동 조사를 받은 UAE 사이버보안 기업 다크매터(DarkMatter)와도 관계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의원들은 당시 “이 협약은 미국의 전략적 및 국가 안보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이 최근 베이징을 방문하는 등 UAE와 중국의 AI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건부 승인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한 차례 연기 끝에 지난 9월 수출 허가를 승인했다. 다만 더 엄격한 조건이 추가됐다. 새 규정은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기업이 개별 수출 허가를 받을 필요 없이 일반 허가를 받아 해외 소재 데이터센터에서 엔비디아가 생산한 AI 칩 등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MS-G42 협약은 중국을 포함한 미국의 무기 금수 대상국인 ‘그룹 D:5’의 개인이 칩이나 시설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한다. 그룹 D:5에는 중국, 러시아, 베네수엘라,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이 포함돼 있다.

추가 안전 조치로 MS는 중국 정부나 중국에 본사를 둔 조직과 관련된 인력이 AI 모델 훈련에 칩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재무부의 제재 목록에 있는 개인의 참여도 금지된다.

엔비디아 같은 주요 AI 칩 제조업체의 제품은 첨단 AI 모델 개발 등 MS-G42 이니셔티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G42는 이미 미국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아랍어-영어 이중 언어 모델인 자이스(Jais)를 훈련하고 있으며, AI 칩 제조업체인 셀레브라스(Cerebras)와 협력하고 있다.

혁신과 보안의 균형

미국 정부의 이번 승인 결정은 글로벌 혁신을 촉진하는 동시에 국가 안보를 보호해야 하는 미묘한 균형을 고려한 결과다.

G42는 시스템에서 화웨이 하드웨어를 제거하고 특정 중국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철회하는 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렇게 철회된 투자가 G42 모기업이 관리하는 펀드에 흡수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G42의 모기업은 UAE의 국가안보보좌관인 타눈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셰이크가 소유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클라우드를 통해 미국의 수출 제한을 우회해 첨단 AI 칩과 AI 모델에 접근하려는 사례도 있었다.

카우샬은 “MS-G42 파트너십의 주요 리스크는 중국으로의 잠재적 기술 이전,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윤리적 문제, 그리고 국가 안보 영향이다. 이런 과제는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라이선스 제한, 강력한 규제 준수 체계, 정기적인 감사와 모니터링, 통제된 연구 개발 환경을 통해 완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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